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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12칠린드리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
2024-07-05T20:02:00+09:00

시대가 변해도 대체 불가 V12의 매력.

페라리 12칠린드리 출시 소식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름에서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V12 엔진을 얹었기 때문. 거대하고 아름다운 V12 엔진의 몸집과 무게, 파워를 견딜 수 있는 브랜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술력과 럭셔리의 상징이 된다. 사람들의 환호는 단순히 비싼 엔진을 얹어서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V12라는 이름의 무게와 더불어 페라리와 이 엔진의 관계성 때문이다.

페라리 시작과 함께한 V12

엔진이 곧 브랜드 정체성

1929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싱팀 스쿠데리아 페라리를 만든 페라리 창업자 엔초 페라리. 그는 카센터 집 아들이었고, 10살 때 본 자동차 경주에 매료됐고, 13살 때부터 운전대를 잡았고, 트럭 운전사로 일했으며 서킷을 달리는 가장 유망한 레이서가 되었다. 1946년, 이렇듯 레이싱 감각을 온몸에 두른 그가 설립한 페라리(Ferrari S.p.A.)에서 나온 첫 차가 바로 V12 엔진을 탑재한 125 S 모델이다.

출처_Ferrari Official

이 엔진은 조아키노 콜롬보의 작품. 1950년과 1951년 세계 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F1 알파 로메오의 1.5리터 직렬 8기통 엔진을 설계한 인물이다. 엔초 페라리는 그에게 엔진 제작을 맡겼지만 그가 원한 건 8기통이 아니었다. 신생 회사에는 도전일 수밖에 없는 V12 엔진을 요청했다.

많은 연료를 태워 높은 출력을 얻고자 함은 물론이고 최소한의 진동, 부드러운 동력 전달 등을 고려한 사업가적 수완이 엿보이는 페라리의 판단이었다. V12는 레이싱뿐만 아니라 GT 모델도 걸맞으니까. 그렇게 페라리에게 영광의 시대가 도래했고, V12와 함께 그 시간 속을 빠르게 질주했다.

출처_Ferrari Official

현재 슈퍼카의 전형처럼 여겨졌던 이 엔진도 기술 발달로 인해 효율적이지 못한 구동 방식으로 여겨진다. 출력, 토크를 높이고 연비를 향상 시키는 터보차저 같은 엔진 보조장치의 등장으로 굳이 V12 엔진을 고수할 필요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지점.

페라리는 그럼에도 끈질기게 12칠린드리를 출시했다. 브랜드 탄생 이래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V12 엔진은 이 브랜드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페라리 정체성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12칠린드리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들의 철학을 마음 깊이 공유하고 있어서일 터다.

페라리의 빛나는 시절을 함께한 12칠린드리 선배 모델들을 소개한다. V12를 탑재한 가장 순수한 페라리인 프런트 미드 뒷바퀴 굴림(FR 방식) 모델이다. 페라리가 써 내려간 매혹적인 계보 몰아보기를 시작하자.

페라리 V12 엔진 모델 7

01
페라리 그 시작

페라리 125 S(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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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처음 V12 엔진을 탑재하여 출시한 자동차가 바로 125 S(Sports)라는 대목에서 더 이상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브랜드 역사 그 시작에 놓인 모델이다. V12 콜롬보 엔진을 탑재했고, 배기량 1.5L, 6,800rpm에서 116마력을 낸다. 이 엔진은 1947년부터 1989년, 412 그랜드 투어링으로 생산이 끝날 때까지 42년 동안 페라리를 견인했다. 

125 S는 1947년 5월 11일, 피아첸자 서킷에서 레이스 데뷔 무대를 치렀다. 아쉽게도 결승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선두를 달리던 중 연료펌프에 문제가 생겨버린 것. 엔초 페라리는 이 레이싱을 ‘유망한 실패’라고 표현하며 페라리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그의 확신처럼 2주 뒤 로마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4개월 동안 13번 경주에 출전, 6번 우승을 차지하며 그 이름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Specification

  • 엔진 : 1.5L V12
  • 최대 출력 : 118hp
  • 최대 토크 : 161Nm
  • 최고 속도: 209km/h
02
이건희 회장도 소유했다

페라리 250 GTO(1962~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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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아니 스포츠카 역사상 매력적인 차량 중 하나로 손꼽히는 페라리 250 GTO. 1962년 1월 처음 그 모습이 공개됐다. GT 경주를 위해 제작된 차량인 만큼 강력한 성능으로 서킷 위를 호령한 역사를 지녔다. 세브링 12시간 내구 레이스, 1962년부터 1964년까지 3년 연속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 클래스 매뉴팩처러 우승, 르망 24시에서 GT 카테고리 우승 등 최고의 자리를 지켜낸 물건.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다. 후륜 구동 스포츠카의 근본과도 같은 롱 노즈 숏 데크 (Long nose short deck) 실루엣으로 이는 쉘비 코브라, 재규어 E-타입 등을 떠올리게 한다. 얄상해진 전면 그릴과 헤드라이트 유닛이 차체 이미지를 완성했고, 엔진 후드 앞쪽에 3개의 공기 흡입구를 적용한 모델도 있다. 딱 36대만 만들어져 더욱 가치가 높은데 작년 1962년형 250 GTO가 RM 소더비 경매에서 한화 약 672억 원에 낙찰되어 그 위상을 실감케 했다. 고 이건희 회장도 이 차를 품은 적 있으며, 큰 시세 차익을 맛봤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Specification

  • 엔진 : 3.0L V12
  • 최대 출력 : 300hp
  • 최대 토크 : 294Nm
  • 최고 속도 : 280km/h
03
승리의 아이콘

페라리 365 GTB4(1968~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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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토나’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GT카다. 1967년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가 1등부터 3등까지 순위를 독식했고, 이듬해 나온 이 차량에 데이토나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프런트 V12 엔진을 탑재한 페라리 교과서 같은 모델. 이전 275 GTB4 모델이 3.3리터였던 것에 비해 4.4L로 배기량을 키워 슈퍼카 다운 면모를 뽐냈다. 최고 출력 352마력, 시속 280km/h의 최고 속도로 람보르기니 미우라의 275km/h 속도를 넘어서며 가장 빠르게 공도를 달리는 차로 등극했다. 

디자이너는 레오나르도 피오라반티다. 곡선보다는 각진 웨지 형태로 직선을 아름답게 활용했고, 페라리 특유 격자 그릴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긴 후드, 컷오프 테일 및 가파르게 각진 노즈 등 이전 디자인과는 확실히 다른 결의 실루엣을 보여준다. 1972년부터 1974년까지 컴피티션 버전이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해 각 클래스 부문 우승을 차지한 역사를 등에 업은 브랜드 역사상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1,238대 생산되었다. 

Specification

  • 엔진 : 4.4L V12
  • 최대 출력 : 352hp
  • 최대 토크 : 431Nm
  • 최고 속도 : 280km/h
04
근본으로 회귀

페라리 550 마라넬로(199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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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456 GT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된 이 모델은 페라리 고향이자 브랜드 뮤지엄이 있는 마라넬로에서 이름을 따왔다. 작명에서 느껴지듯 미드십 엔진 차들이 줄을 이었던 시기 V12에 대한 집념을 담아낸 모델이 바로 365 GTB/4. 20여 년 만에 선보이는 FR 레이아웃 차량으로 478마력 제로백은 4.4초에 달해 퍼포먼스를 증명해 냈다. 아울러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 뛰어난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250 GTO, 275 GTB와 유사한 프런트 윙을 적용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샤크 노즈 디자인, 공기 흡입구, 짧은 후면 등 여러 요소가 456 GT보다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최근 이 엔진을 사용해 시계 보관함을 만든 사례가 이슈화됐었다. 실린더 개수처럼 12개의 시계를 담아내는 이토록 호사스러운 워치 와인더라니.

Specification

  • 엔진 : 5.5L V12
  • 최대 출력 : 485hp
  • 최대 토크 : 569Nm
  • 최고 속도 : 320km/h
05
공기 저항을 최소화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2006~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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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 모델은 질주를 위한 야심과 이를 뒷받침할 성능 구현에 대한 열망이 담겼다. 피오라노(Fiorano)는 차량 개발과 연구를 위해 사용된 서킷 이름으로 1972년 설립되어 페라리 발전을 고스란히 함께해 온 곳. 혁신적인 F1 기술은 물론 승차감까지 만족시키며 이목을 끈 모델이었다.

차체 전체에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이 특징으로 공기저항계수는 0.336. 페라리 F40을 능가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은 최고 330km/h, 제로백 3.7초 등의 어마어마한 수치가 보여준다. 실루엣은 50 GT, 275 GTB, 365 GTB4 등과 결을 같이 하며 이는 피닌파리나사의 디자인이다. 페라리 기술력이 잡약된 로드카의 등장이었다.

Specification

  • 엔진 : 6.0L V12
  • 최대 출력 : 612hp
  • 최대 토크 :  608Nm
  • 최고 속도 : 330km/h
06
맹수의 눈처럼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2012~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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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탑기어>가 올해의 슈퍼카로 선정했다. 피오라노 서킷에서 랩 타임 1분 23초를 찍으며 그 당시 가장 빠른 페라리라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은 플래그십 모델. 전작 599보다 50mm 더 짧고, 60mm 더 낮고, 20mm 더 좁게 설계되었다. 무게도 70kg이나 가벼워졌다. 더 많은 다운포스를 생성하는 이 모델은 이를 대변하듯 생김새도 날카롭고 민첩한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낮은 보닛, 예민한 헤드라이트, 짧은 오버행, 전면 윙에 설치된 에어로 브릿지, 클래식한 원형 리어램프 등이 디자인과 성능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페라리 FF의 엔진과 유사하지만 더 많은 출력, 더 높은 회전수, 훨씬 더 빠른 스로틀 반응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제어력도 높여 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물건이다.

Specification

  • 엔진 : 6.3L V12
  • 최대 출력 : 730hp
  • 최대 토크 : 690Nm
  • 최고 속도 : 340 km/h
07
이름처럼 슈퍼빨라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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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창립 70년을 맞은 해 선보인 812 슈퍼패스트. F12 베를리네타, F12 TDF 헤리티지를 잇는 모델로 제원을 보면 얼마나 괴물 같은 능력치를 가졌는지 바로 실감할 수 있다. 제로백은 2.9초, 800마력, 최고 속도는 340km/h로 그 이름처럼 빠르고, 강렬해 쉬이 지나칠 수 없는 모델임이 분명하다. 페라리 최초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을 적용한 차량.

디자인은 페라리 365 GTB4 모델이 연상된다. 후면으로 갈수록 차체를 높게 설계해 다이나믹하지만 과하지 않고 세련된 모습. 프론트 휠 아치의 풀LED 헤드램프가 단단한 느낌을 배가시키고 속도에 따라서 열고 닫히는 에어 플랩, 안정감을 선사하는 4형 테일램프를 수평으로 배치했다. 이 모델의 디자인, 퍼포먼스, 상징성 등은 브랜드의 지금을 보여주기에 제격이다.

Specification

  • 엔진 : 6.5L V12
  • 최대 출력 : 800hp
  • 최대 토크 : 718Nm
  • 최고 속도 : 340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