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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프코어? 오피스코어? 요즘 넥타이 패션 파헤치기
2025-09-08T09:05:29+09:00
넥타이 패션

부장님 패션 아니라니까요.

가장 최근에 넥타이를 착용했던 게 언제인지 떠올려 보자. 정장 차림이 필수인 직종이 아니라면, 경조사 때 입은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오랜 시간 넥타이의 지위는 그랬다. 프랑스 귀족이 멋으로 착용하던 황금기를 지나 포멀함의 상징이 되었고, 한순간에 권위의 산물로 낙인찍히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패션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자취를 감췄던 넥타이 패션 트렌드가 다시 돌아왔다.

지금껏 넥타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례를 갖추고 화룡점정을 찍는 역할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때까지와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오피스룩과 캐주얼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중이랄까. 개성과는 거리가 먼 전형성의 대표 주자에서, 오색찬란하게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넥타이 패션 최신판을 소개한다.

넥타이 패션 부활의 신호탄, 코프코어

고프코어 아닙니다

2023년 F/W 시즌부터 런웨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올해 초 열린 뉴욕 패션 위크를 장악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코프코어(Corp-core). 기업을 의미하는 코퍼레이션(Corporation)이 앞에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재킷이나 슈트 같은 오피스웨어를 기반에 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격식을 갖춘 복장을 뜻하는 건 아니다. 스트릿과 하이패션을 일정 부분 가미해 사무실 복장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쪽에 가깝다.

에이셉 라키 리한나 넥타이 패션
에이셉 라키의 장난스러운 넥타이 코디는 코프코어 열풍에 불을 질렀다.

코프코어의 부상은 팬데믹 상황이 낳은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재택근무를 하며 편안한 복장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사무실로 복귀하고 나서도 이전보다 자유로운 옷차림을 선호하고 있다. 그 유명한 뉴욕 월가의 은행원조차 정장에 넥타이를 맨 사람보다 편한 바지에 후줄근한 스니커즈를 신은 이들이 더 많다고들 하니. 오히려 기존의 전형적인 포멀함이 신선한 존재가 되면서 하나둘씩 코프코어를 찾게 된 것이다.

코프코어를 구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딱 떨어지게 입는 게 일반적인 슈트를 오버사이즈로 코디한다든지, 로퍼나 드레스 슈즈처럼 클래식한 아이템을 캐주얼한 복장과 결합한다든지. 공통점은 있지만 해석에 따라 무한히 펼쳐질 수 있는, 오피스를 영감 삼아 새로운 무드를 만드는 행위에 가까운 셈이다. 즉 코프코어는 어떻게 연출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아웃핏을 완성할 수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보터, 션 슈엔 넥타이 패션
순서대로 조르지오 아르마니, 보터, 션 슈엔

많고 많은 아이템 중에서도 넥타이가 코프코어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넥타이가 그 자체로 가진 강력한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제아무리 캐주얼한 셔츠도 타이가 더해지는 순간 점잖아지지 않는가. 웬만한 코디에 넥타이만 추가해도 코프코어가 되는 일종의 치트키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껏 비스무리한 느낌으로만 넥타이를 착용해 왔기에, 무궁무진한 변주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사실도 메리트로 작용한 지점이다.

어렵지 않아요, 넥타이 코디법

생각보다 과하지 않습니다

넥타이 매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면, 런웨이에서 힌트를 얻어 보자. ‘손님 이건 모델이고요’라며 겁먹을 필요 없다. 모델이라고 목이 2개 달린 것도 아니니까. 자고로 넥타이는 옷핏의 영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아이템 아니겠는가.

디올 2026 SS 패션쇼 넥타이 패션
디올 2026 SS 패션쇼

지난 6월 조나단 앤더슨의 첫 디올(Dior) 컬렉션을 소개하는 자리에는 수많은 넥타이가 모델의 착장에 함께했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두 가지. 먼저 넥타이의 뒤집어 착용하는 방식이다. 앞뒤만 바꿨을 뿐인데 훨씬 스트릿한 이미지를 자아내고, 라벨이 앞으로 오면서 로고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다음은 여러 차례 매듭을 지어 독특한 형태의 딤플을 만든 방법. 이는 마치 입체적인 하나의 패턴처럼 보이며 새로움을 선사한다.

생로랑 2026 SS 패션쇼, 비비안 웨스트우드 2026 SS 패션쇼 넥타이 패션
(좌) 생로랑 2026 SS 패션쇼 (우) 비비안 웨스트우드 2026 SS 패션쇼

넥타이를 옷 속으로 은밀하게 감추는 방법도 있다. 생로랑(Saint Laurent)은 넥타이 아랫부분을 셔츠 속에 집어넣어 짧은 타이를 한 듯 보이는 연출을 쇼 전반에 걸쳐 적용했다. 넥타이를 길게 치렁거리는 것보다 깔끔해 보이고 따라 하기에도 쉬워 시도해 볼 법하다.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는 바지 허리춤에 타이를 넣어 고정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클래식한 착장에 잘 묻어나면서도 묘하게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준야 와타나베 2026 SS 패션쇼, 페라가모 2024 FW 패션쇼 넥타이 패션
(좌) 준야 와타나베 2026 SS 패션쇼 (우) 페라가모 2024 FW 패션쇼

바지도 두세 개씩 입는 마당에, 넥타이를 딱 하나만 착용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는 여러 개의 넥타이를 풀어 헤친 채 레이어드해, 마치 화려한 액세서리를 두른 듯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아웃핏을 만들었다. 여러 개 대신 패턴이나 소재가 강한 넥타이 하나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페라가모(Ferragamo)는 면이나 실크가 아닌 가죽 소재의 넥타이를 선택했다. 위 사진처럼 온몸을 같은 색상의 레더 아이템으로 뒤덮을 필요 없이, 타이 하나만 소재를 바꿔도 색다르게 보일 수 있다.

넥타이 선택 가이드

디테일이 중요하니까

일반적으로 7~8cm 폭의 넥타이가 무난한 선택이다. 그 이상으로 넓으면 클래식에 가까워 정통 슈트나 격식을 차리는 복장에 어울린다. 반대로 6cm 이하의 슬림한 타이는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이다. 타이를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너무 넓거나 좁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자.

길이

타이를 맸을 때 넥타이 끝이 벨트 버클 중앙에 닿는 정도를 정석적인 기준으로 잡으면 된다. 너무 짧으면 어색하고 너무 길면 지저분하다. 다만 코프코어는 지나치게 포멀하지 않게 연출하는 게 핵심. 예를 들어 재킷 없이 셔츠에 타이, 볼캡을 쓴 캐주얼한 착장이라면 일반적인 수준보다 1~2cm 짧게 조절하는 게 전체적인 무드에 더 어울릴 수 있다.

소재

면이나 린넨이 안전한 길이다. 가볍고 거친 텍스처가 있어 넥타이임에도 너무 차려입은 듯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이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은 울이나 캐시미어, 가장 클래식한 선택은 실크가 될 것. 오히려 큰 치수의 셔츠나 가죽 아우터처럼 정장과는 거리가 먼 의상에 실크 타이를 더해, 경계를 무너뜨리는 재밌는 스타일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무늬

아직 넥타이가 하나도 없다면 솔리드, 즉 민무늬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그 이후부터는 프레피 룩 필수 아이템 스트라이프, 빈티지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좋은 체크, 귀엽고 통통 튀는 느낌의 도트 등 다양한 디자인을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어느 정도 다양한 라인업이 완성됐다면 페이즐리와 같은 프린트 패턴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서보는 것도 좋겠다.

클래식과 캐주얼 다 잘하는 넥타이 추천 6

01
와일드 브릭스 BP 스트라이프 코튼 타이
시작이 반

와일드 브릭스 BP 스트라이프 코튼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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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면 소재로 제작된 핸드메이드 타이. 깔끔한 스트라이프 패턴에 은은한 올리브 컬러가 특징이다. 타이의 뼈대가 되는 심지가 얇아 포멀보다는 캐주얼에 더 적합한 제품이다. 무엇보다 가격대가 저렴해 입문용으로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

02
브룩스 브라더스 우븐 코튼 마드라스 체크 타이
다재다능하다

브룩스 브라더스 우븐 코튼 마드라스 체크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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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멀티 컬러 체크 패턴의 타이. 면 소재 특유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깔끔한 복장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일상적인 스타일에 어우러지게 매치하기도 좋은 만능 타이 되겠다.

03
랄프 로렌 헤링본 울 타이
온기를 느껴요

랄프 로렌 헤링본 울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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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과 패턴으로 디테일을 살리고 싶다면 이 제품이다. 품질과 촉감이 탁월한 고급 울 소재는 사용성도 좋지만 보기에도 멋들어진다. 울 특유의 보슬보슬한 직조감이 헤링본 패턴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넥타이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따뜻하고 포근한 감각을 선사한다.

04
드리스 반 노튼 클래식 울 실크 타이
클래식 이즈 더 베스트

드리스 반 노튼 클래식 울 실크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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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과 실크의 적절한 배합으로 탄생한 클래식한 넥타이. 특별할 것 없는 기본적인 디자인이지만, 소재가 주는 독특한 질감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어떤 슈트에도 깔끔하게 묻어나고, 셔츠에 단독으로 얹어도 이질감 없이 어울린다.

05
세븐폴드 Art. 20401A
세계 최강의 타이

세븐폴드 Art. 2040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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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 켄지 카가. 그 명성답게 그의 브랜드 세븐폴드에서 생산하는 넥타이도 최고의 품질과 디자인을 자랑한다. 100% 실크와 8.5cm의 폭, 세븐폴드 특유의 풍성한 볼륨은 완벽한 클래식에 가깝다. 격식을 차리는 상황에 매기에 완벽한 타이지만, 믹스매치로 반전 매력을 꾀하기도 좋겠다.

06
디올 CD 아이콘 넥타이
디올은 디올

디올 CD 아이콘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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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디올이 가진 도회적인 관능미는 변하지 않는다. CD 로고를 도트처럼 새겼고, 실크 소재로 제작해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색상도 6가지나 갖춰져 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전체 길이가 145cm로 살짝 짧은 편이니 구매에 앞서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