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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삼킨 프로야구, 그래도 144경기 체제는 고수하련다
2023-02-23T17:16:54+09:00

4월 중으로 개막일을 연기했고, 무관중 경기를 목도할 수도 있겠다. KBO는 애가 탈 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프로야구도 2020시즌을 앞두고 제동이 걸렸다.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의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됐고, 삼성 라이온즈의 연고지인 대구는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83년 시범경기 첫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전체 일정을 취소했다. 또한 3월 28일로 예정되었던 개막일을 4월 중으로 잠정 연기했다. 

앞서 겨울 스포츠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정규리그는 중단됐고, 2월 29일 개막 예정이었던 프로축구는 잠정 연기된 상태다. 프로야구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손꼽아 기다린 KBO리그, 그 행방은

KBO는 2월 27일 “올 시즌 시범 경기 모든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범경기는 3월 14일부터 시작해 50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1983년 이후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규리그 개막일은 3월 28일이었다. 하지만 3월 2일 오후 국내 확진자 수는 5천 명에 육박했다. 결국 KBO는 3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10개 구단 단장들을 모인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사태 추이를 살피겠다는 계획이었다. 무관중 경기 혹은 시즌 축소보다는 개막 연기에 무게를 뒀다. 정규리그 1주 연기 그리고 적어도 개막일 2주 전까지 공표한다는 뜻을 모았다. 그리고 10일 구단 사장단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4월로 일정을 미루며, 무관중 경기도 검토하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고민 많은 10개 구단, 실전 감각도 걱정

KBO리그 10개 구단은 시범경기가 취소되면 스프링캠프 연장 혹은 귀국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 KIA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자이언츠는 캠프 연장을 택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것. 미국 플로리다에 머무는 KIA는 8일 연장해 15, 16일에 귀국한다.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삼성과 LG는 각각 15, 18일까지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삼성의 홈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은 대구다. 선수들의 안전을 먼저 고려했다. 롯데도 호주 캠프를 연장했다.

캠프 연장이 최우선이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았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구슬땀을 흘린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SK 와이번스, kt 위즈는 귀국을 결정했다. 연장도 검토했지만 애리조나에서의 훈련 시설 대여 및 추가 숙박과 식사 등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KBO는 감염을 우려해 구단 간 연습경기 자제까지 요청했다.

대만 가오슝에 캠프를 차린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2군 역시 코로나19 변수에 골머리를 앓았다. 귀국 항공편 취소 혹은 축소 운영으로 급히 전세기를 확보해 10일 돌아온다. 두산 2군은 일주일 일정을 앞당겨 움직인다. 키움 1군과 타이난에서 훈련한 2군, 두산 2군 선수단이 함께 탑승한다.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KBO는 감염을 우려해 구단 간 연습경기 자제까지 요청했다. 선수단은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는 데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왜 144경기여야 하는가

KBO는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10개 구단은 팀당 144경기씩 치른다. 올해는 도쿄올림픽도 예정돼있어 7월 24일부터 8월 10일 휴식기를 갖는다. 일정이 빠듯하다. 최악의 경우 겨울 야구가 열릴 수도 있다. 11월 말까지는 포스트시즌을 마치는 데 뜻을 모았기에 더블헤더, 휴식일인 월요일 경기 진행 등으로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단축을 하게 되면 경제적 손해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144경기 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다. 중계권과 각 구단의 광고, 티켓 판매 등 마케팅 수익 등 계획이 틀어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 빗셀고베(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농구 전주 KCC는 묵고 있던 숙소인 호텔에도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리그가 중단됐다.

프로야구 역시 불안감을 해소할 수는 없다. NC도 협력업체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KBO리그 정규시즌의 정상 개막이 불발된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초반 침체한 분위기로 인해 리그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골든아워를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