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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한 공연 원디렉션 멤버 해리 스타일스, 패션으로 성별을 허물다
2023-07-31T20:27:59+09:00

뉴진스 하니가 ‘찐팬’이라고 밝힌 그의 스타일로 말할 것 같으면.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가 18일 김포공항을 통해 조용히 입국했다.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있을 첫 내한 공연(HARRY STYLES LOVE ON TOUR 2023)을 위해서다. 2010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을 통해 탄생한 5인조 보이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 멤버 해리 스타일스.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할 만큼 세계인들의 폭넓은 사랑은 이 밴드의 상징적인 아이콘인 그는 솔로로 활동하며 지난달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과 ‘제43회 브릿 어워즈’에서는 후보에 올랐던 모든 부문의 상을 받아 총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바 있다. 이토록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그를 음악으로만 말하기엔 어딘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가 추구하는 패션 세계를 알고 있다면 말이다.

해리 스타일스의 스타일 감각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름 따라간다는 말이 서양에서도 통했는지 그의 이름에도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나. 패션을 다루는 그의 방식은 재밌고, 독특하다. 트렌드를 관통하는 그의 감각은 음악에서 패션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2015 빌보드 뮤직 어워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원디렉션으로 활동할 당시, 해리 스타일스와 밴드 멤버들인 제인 말릭, 니얼 호란, 루이 톰 린슨, 리암 페인은 비틀스급 인기를 구가했다. 그들은 1D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다섯 개의 앨범을 내놨고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7천만 장을 팔아치웠다. 사람들은 원디렉션이라는 밴드 자체에 미쳐있기도 했지만, 그 중 해리 스타일스만의 스타일과 에티튜드에 열광했다.

원디렉션은 2016년부터 무기한 휴식기에 들어갔고 그는 솔로 활동을 결정했다. 이 스물여덟 살의 젊은 아티스트는 ‘Sign of the Times’와 ‘Watermelon Sugar’ 등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히트곡을 발표, 두 장의 앨범을 내놨고 연기에도 발을 디뎠다. 2017년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덩케르크에서 주연을 꿰찼으며, 배우이자 그의 여자친구였던 올리비아 와일드가 연출한 <돈 워리 달링>에도 출연한 바 있다.

Photo Credit: Vogue

이토록 만인의 사랑을 받는 해리 스타일스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패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 이유, 궁금하지 않은가. 그를 돋보이게 하는 이유의 8할은 젠더 플루이드적인 스타일링 방식이다. 라일락 깃털 머플러를 하든, 완벽하게 맞춰진 슬림핏 남성복을 입든, 해리 스타일스는 성별의 벽을 허물며 유쾌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패션에 접근한다.

패션계에서 그가 세운 이정표 중 하나는 보그 매거진 커버를 단독으로 장식한 첫 번째 남자라는 사실이다. 룩은 어땠냐고?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해리 스타일스의 친구인 알렉산드로 미셸이 만든 레이스 드레스와 하얀 레이어드 스커트를 곁들인 검은색 더블 단추 턱시도 재킷을 입었다. 이 2020년 12월호는 이베이에서 여러 컬렉터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구해야만 하는 귀한 아이템 되었다.

‘2018년 가을/겨울 수트 컬렉션’

인간 구찌


해리 스타일스는 구찌 천재 디자이너와 막역한 사이인 덕, 2017년부터 꽤 많은 구찌 캠페인에 출연했다. 2021년 4월 론칭한 구찌 핸드백 광고로 프린팅 셔츠, 퍼 코트, 바나나 목걸이를 매치해 스프링 룩을 완성했다. 사람들은 그가 착용한 바나나 목걸이에 시선을 뺏겼고, 구찌 웹사이트에서는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또 다른 유명 캠페인은 2019년 구찌 테일러링 컬렉션이다. 그가 세 번째로 출연한 이 컬렉션은 남성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과감한 컬러로 생동감을 더했다. 꽃무늬 헤드 스카프가 로열 블루 색상 벨벳 정장에 포인트가 되어 눈길을 끈 착장이다.

‘2022년 구찌 하 하 하 컬렉션’

북부 잉글랜드의 피시 앤 칩스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촬영된 키치한 2018년 가을/겨울 수트 컬렉션, 남성성을 색다른 시각으로 변주한 2022년 구찌 하하하(GUCCI HA HA HA) 컬렉션도 낭만성, 독특한 프린트, 빈티지 디테일 등을 그만의 감성으로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스타들 속에서도 언제나 반짝

해리 스타일스는 언제나 그래미, AMA, 빌보드 등 유명 시상식에서 러브콜을 받는 스타다. 그가 레드카펫에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해리가 무엇을 입고 왔는지 관심을 기울인다. 딱 붙는 가죽 수트와 여러 깃털 머플러 등 다수의 시상식 의상은 구찌가 디자인한 제품.

2020 브릿 어워즈에서는 구찌 수트, 브로더리 앙글레즈 칼라 셔츠, 보라색 울 스웨터그의 시그니처인 진주 목걸이, 메리 제인 구두를 매치했다. 2021년 그래미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검은색 구찌 가죽 슈트에 보석으로 장식된 십자가 목걸이와 연두색 깃털 머플러를 입고 ‘Watermelon Sugar’를 불렀다. 세심하게 다듬은 수염, 꾸민 듯 안 꾸민 듯 흐트러진 웨이브 머리까지, 모든 건 완벽했다.

이런 것들은 데이비드 보위, 엘튼 존, 프레디 머큐리 같은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음악계 거장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바꿔 표현한 결과다. 오마주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단단하게 구축한 셈.

‘2020 브릿 어워즈’

그의 시상식 룩 중 최고로 꼽히는 건 ‘2021 브릿 어워즈’에서 입었던 레트로 구찌 슈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커다란 기하학적 사각형 패턴, 넓은 옷깃, 플레어 팬츠 등 70년대 스타일로 꾸몄다. 신발은 화이트로 포인트를 줬고 그 유명한 구찌 대나무 손잡이가 달린 갈색 가죽 핸드백을 함께 코디했다.

이런 요소들이 해리 스타일스 스타일의 묘미다. 그는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스타일을 과감하게 섞는다. 인터뷰에서도 패션은 성별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들을 버리는 것에서 그 재미가 시작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런던 자택에서 지낼 때는 편안하게 스타일링을 하는 편이다. 스키니진과 부츠, 티셔츠 등을 입고 꽤 쌀쌀한 런던 날씨 덕에 프린팅 셔츠나 고급 스웨터를 그 위에 걸치기도 한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그러니까 해리처럼

그를 따라 하기 위해서는 사실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일단 과감한 슈트를 선택하자. 돌체앤가바나 자카드 시칠리아 핏 재킷이 좋은 예가 된다. 돌체앤가바나 특유 섹시한 감성이 묻은 재킷은 모두 옳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만약 이러한 그린 색 수트를 입었을 때에는 셔츠가 아닌 노란 터틀넥 스웨터와 함께 입어도 좋다. 이것이 바로 해리의 스타일에 다가가는 지름길.


해리 스타일스는 스키니 진에 딱 맞는 슬림하고 건강한 체격을 가졌다. 만약 여러분의 청바지가 너무 헐렁하다면, 해리가 내는 자연스러운 영국 밀레니얼 힙스터 느낌을 연출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걸쳐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 독특한 슬림핏으로 몸을 감싼 페이지(PAIGE) 제품을 눈여겨 보자.


촬영 중이 아니더라도 바지와 블레이저로 멋을 내는 것이 그의 스타일스다. 해리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인 구찌를 코디에 끼워 넣으면 당신이 내고 싶은 해리 스타일은 더욱 완벽해진다. 구찌는 다양한 패턴과 질감의 블레이저를 선보이는데 타탄 코튼 싱글 브레스트 재킷 같은 눈에 확 드는 아이템이 제격일 듯. 청바지, 편안한 여름 룩, 반바지, 보트 슈즈와 함께 매치하기 좋다.


만약 뉴욕이나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 범상치 않은 하루를 보내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치마를 입어봐도 좋다. 해리 스타일스처럼 겁 없이. 이러한 킬트 치마는 어떤가. ‘Clan by Scottweb’은 스코틀랜드의 정수를 담은 캐주얼 킬트, 포멀 킬트, 세미포멀 킬트를 제작한다. 아마 치마라는 아이템 자체가 이때까지 느껴보지 못한 자유를 선사할 거다.


그리고 부츠를 매치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해리는 몸에는 딱 맞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전통적인 첼시 부츠를 자주 신는다. 크리스티앙 루부탱에서 캐주얼한 브라운 부츠를 찾아보길 권한다. 어디에든 잘 어울릴 테니까. 정장이나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에도 매치하려면 검은색 부츠도 한 쌍 준비해두는 것이 좋겠다.


해리의 스타일에서 중요한 마지막 액세서리는 그의 손에 끼워진 여러 개의 반지다. 해리의 손 위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반지는 익살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아이코닉한 스털링 실버와 18k 골드로 된 티파니의 1837 메이커스 트로피 링과 같은 볼드한 반지로 화려하게 꾸며보자. 준비 됐다면 나머지 손가락에 끼울 반지 9개만 더 사면 된다. 과하다고 생각할 때가 패션의 정수로 다가올 때도 있으니까.

그의 커리어가 어떻게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지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는 그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 보일 것이고,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원디렉션을 한 무대에서 만나는 일이 이뤄질지도 모를 일이다. 아울러 그가 선보일 패션은 성별을 뛰어넘어 많은 이들의 영감이 되어 주었듯 또 다른 이야기로 흥미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