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선선해지고 저녁 노을도 운치 있는 바야흐로 캠핑의 계절. 이 좋은 날씨 묵혀두기는 아까운데 숙소고, 동선이고, 이것저것 복잡하다면 차박으로 가닥을 잡아보자. 간소 캠핑의 대명사 차박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얼른 챙겨 들고 언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꼭 필요한 용품들만 엄선해봤다. 이왕이면 이 가을에 딱 들어맞는 감성 차박으로.
다른 건 다 없어도 차박할 때 타프 하나만큼은 필수이다. 햇빛과 비를 막아주는 실용적인 기능도 있지만, 타프가 주는 나만의 공간을 구축했다는 느낌과 감성이 없다면 그냥 차에서 노숙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노우피크의 타키비 타프 옥타는 이너루프를 포함한 2중 구조 설계와 방탄조끼에 쓰이는 아라미드 소재 라이너가 들어가 뛰어난 내구성과 차광력, 방수 성능을 자랑한다.
내열성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장작 때다가 타프가 손상될 염려가 없으며, 차분하고 안락한 감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크기는 6~8인용으로 제작되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510 x 448 x 274cm 크기에 폴대 높이는 280cm, 무게는 8.9kg이다.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스노우피크답게 사악한 가격. 타프 가격만 720달러, 폴대는 별도 판매이다.
미니멀웍스 파프리카 텐트랑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놨다가 ‘짭프리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기도 했던 네이처하이크. 가성비 브랜드로 알려졌지만, 가격을 떠나 성능과 디자인만 놓고 보면 고가 브랜드 못지않은 수준이다. 네이처하이크의 아웃도어 폴딩 비치 체어 리클라이너는 양질의 소재와 다각도의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춘 전천후 캠핑 체어이다.
뛰어난 내구성과 방수력에 통기성까지 갖춘 600D 옥스포드 섬유를 사용하였고, 아이언 파이프와 알루미늄 파이프가 적용된 프레임은 인체공학적 설계를 통해 어떠한 자세에서도 좋은 착좌감과 140kg까지 견디는 내구력을 제공한다. 나무로 제작된 감성 충만한 핸드레일은 오랫동안 팔을 거쳐놔도 편안한 질감으로 제작되었다. 펼쳤을 때 크기는 96 x 67 x 42cm, 접었을 때 크기는 88 x 23 x 14cm, 무게는 4.2kg으로 수납과 이동도 편리하다.
차박이든, 오토캠핑이든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캠핑용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테이블일 것. 하지만 종류도 워낙 많고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되기 일쑤인 데다 마냥 캠핑 로망에 부풀어 있는 캠린이들에게는 어려운 숙제와도 같다. 그래서 추천한다. 어썸브릿지 캠핑 우드롤 테이블. 원목 고유의 무늬를 살려 체임버에서 특수 마감 처리한 이 빈티지한 색감이 요즘 유행하는 감성 캠핑에 제격이다. 무엇보다 음식물을 흘려도 일단 커버가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고, 튼튼하고 안정적이며, 간단하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어 휴대 면에서도 탁월하다. 크기는 100 x 60 x 45cm이며, 너도밤나무 소재다. 다만 원목이라 꽤 무겁다는 점에 주의하자.
가을 저녁노을을 배경 삼아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해줄 조명은 감성 캠핑의 필수다. 특히 차박을 위해 SUV나 해치백, 왜건을 준비했다면 2열, 3열까지 쭉 폴딩 시켜놓고 너른 공간을 마련한 뒤 내부 벽과 천장에 서툰 솜씨로나마 솔라 스트링 라이트를 걸어두자. 내장된 광전지가 빛과 어둠을 감지해 해 질 녘에는 자동으로 켜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필라멘트가 노출된 에디슨 스타일의 스트링 조명이라 빈티지한 무드를 한껏 연출할 수 있어 연인과 함께라면 짐작건대 역사적인 밤을 보낼 수 있으리라.
매 끼니 장작과 사투를 벌일 수는 없다. 자연을 서라운드로 깔고 라면 하나만으로 배 따뜻해지는 캠핑의 묘미를 만끽하려면 이 키트 하나 데려가시길. 솔로 스토브가 만든 타이탄 기어 키트는 가볍고 미니멀해 부담스럽지 않게 당신과 동행할 요량이다. 스토브, 바람으로 보호부터 불을 보호하는 8 패널 윈드 스크린, 삼각대, 냄비 구성이며, 약 2~4인분 요리를 해낸다. 304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고, 연료는 이소 가스가 아닌 펠릿, 나뭇가지 등을 사용하면 된다.
차박은 무릇 내부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내부 공간의 완전한 평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잘 때 생지옥을 맛볼 수도 있기 때문. 불안하고 불편한 밤을 보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루노의 에어 매트리스를 꼭 준비하자. 맞춤형 디자인으로 널찍한 수면 공간과 편안한 수면 환경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지사. 반려동물의 발톱에도 끈질기게 견뎌낼 300 데니어 옥스퍼드 패브릭을 사용했다. 싱글 혹은 더블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동봉된 에어 펌프를 사용하면 단 2분 만에 부풀릴 수 있으니 거의 만능템 수준. 사이즈에 대한 의구심 따위도 넣어두자. 1,8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차량 유형을 고려한 디자인이 내 차에 꼭 맞는 핏을 제공할 테니.
캠핑에서 알코올은 없어도 카페인은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캠핑장에서도 갓 내린 커피를 고수할 터. 그렇다면 하리오 미니 슬림 프로 세라믹 커피 밀을 눈여겨보시길. 모카 포트, 핸드 드립 등 추출 방법에 따라 굵기 조절이 가능하며, 원추형 날로 일관된 크기로 분쇄가 가능하다. 핸들은 알루미늄, 바디는 스테인리스 스틸, 날은 세라믹으로 만들어 허접한 휴대용 제품과는 결이 다르다. 아울러 패킹 시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손잡이는 분리할 수 있다. 원두 최대 용량은 24g, 크기는 약 15 x 7 x 2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