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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활보하는 수많은 발목을 응시하다 안타까운 탄성을 내지른 적이 종종 있다. 이유는 바로 너무 짧은 기장 때문. 발목 보여주기 역병이라도 돌았나, 양말을 신지 않아 민낯 드러낸 하얀 다리가 남우세스럽다. 물론, 이건 전지적 테일러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다.
꽤 오랜 시간 슬림핏이 유행이어서 짧고, 바짓가랑이 끝부분을 좁게 만든 슈트 바지가 대세였다. 하지만 이제 슬슬 기본을 상기해야 할 때. 뭐든 정리하기 좋은 연말이니까 셔츠, 재킷, 넥타이 등 클래식 슈트를 가장 멋스럽게 만들어줄 기장을 총정리했다.
슈트 바지
당신이 일자로 서 있을 때 바지 앞 주름이 신발 등에 닿거나 살짝 주름이 생겨 다리가 곧아 보이는 슈트를 선택하자. 만약 정장을 맞춘다면 신발마다 등 높이에 차이가 있으니 자주 착용하는 신발을 챙겨가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정장을 맞춘다면 신발마다 등 높이에 차이가 있으니 자주 착용하는 신발을 챙겨가는 것도 방법이다.
복숭아뼈 기장은 앞은 적당하나 뒤나 옆에서 봤을 때 다소 짧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밑단이 종아리 중간까지 올라가 바지를 아래로 잡아당겨 입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지 앞, 뒤 기장을 달리해서 입자. 뒤를 최대 2cm까지 길게 제작하면 어느 쪽에서 봐도 길이가 일정하다.
참고로 원래 슈트에 신는 양말은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긴 기장이어야 한다. 길게 신어야 양말목이 내려가지 않고 의자에 앉았을 경우 바지가 올라가도 맨살을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까.
재킷
슈트 재킷 소매의 적당한 기장을 설명하려면 일단 당신의 주먹이 필요하다. 달걀을 가볍게 잡은 듯 손을 말아 쥐면 튀어나오는 검지 뼈를 기점으로 7.5cm 정도 올라오자. 바로 그곳에 소매 끝이 위치해야 가장 이상적이다.
달걀을 가볍게 잡은 듯 손을 말아 쥐면 튀어나오는 검지 뼈를 기점으로 7.5cm 정도 올라오자.
소매에 집착하다 몸판 기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슈트는 품위 있게 입어야 하는 젠틀맨의 옷이기 때문에 엉덩이를 보이는 건 좋은 예가 아니다. 몸판 기장은 당신의 엉덩이 끝까지 내려오게 입고 당신의 다리 길이를 들키지 말도록.
와이셔츠
와이셔츠는 원래 프랑스 여성복 속옷 ‘슈미즈’에서 온 것이다. 고로 셔츠는 편안해야만 한다. 움직일 때마다 바지 밖으로 이탈하는 셔츠는 옳지 않다는 얘기. 움직일 때 옆구리 쪽으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부분까지 고려해 엉덩이 끝까지 길게 입자.
셔츠 소매 길이에도 당신의 주먹이 필요하다. 재킷 소매 길이를 잴 때처럼 주먹을 그러쥐고 이번에는 5cm 정도 되는 지점에 선을 긋자. 재킷 밖으로 와이셔츠 소매가 밖으로 1~2cm 정도 보이면 알맞다.
코트
최근 몇 해 동안 코트 기장이 길어져 바닥을 쓸고 다닐 정도였다. 올해 캐시미어 흉작과 경기 침체로 인해 원가절감을 해야만 했는지 브랜드들의 코트 기장이 다시 짧아지기 시작했다. 힙스터, 트렌드 다 좋지만 슈트와 면바지, 청바지 등에 다 잘 어울리는 코트 기장은 복숭아뼈와 무릎 사이의 정강이 중간지점이다.
코트 소매는 재킷보다 1~3cm 길게 내려오면 딱 좋다.
만약 올해 캐시미어나 울코트를 장만하고 싶다면 더블브레스트의 정강이 중간지점 기장의 코트를 구입하자. 코트 소매는 재킷보다 1~3cm 길게 내려오면 딱 좋다. 재킷을 입지 않았을 경우 손등 중간, 혹은 그보다 살짝 길게 입어도 무난하다.
넥타이
슈트를 입을 때 중요한 액세서리인 넥타이 평균 길이는 58인치, 즉 147cm이다. 무드에 어울리는 넥타이를 맨 후 바지 벨트 부분에 뾰족한 삼각형이 닿는 길이가 이상적이다. 넥타이를 잘 살펴보면 중간지점에 절개선이 있다. 평균 신장의 키를 가진 남자들은 그 지점을 교차점으로 매면 벨트에 딱 닿는다.
키가 작은 편이라 타이가 길다면 뒤쪽은 바지 속으로 집어넣자. 더블브레스트는 앞 여밈이 다 가려지므로 타이 기장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싱글 버튼이나 조끼를 착용했을 때는 타이 길이를 맞춰 입는 센스를 갖출 것.
이렇게 신경 쓸게 하나 두 개가 아닌 슈트. 젠틀맨의 길은 이토록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슈트만이 가지고 있는 깐깐함과 절제미가 이 옷의 매력 아니겠나. 말끔한 슈트 한 벌은 당신의 성공과 나란히 길을 걸어가 줄 터이니, 체형에 잘 맞는 옷 한 벌 과감히 투자해봐도 좋을 거다.
Edited by 정진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