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쿼트 자세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 의자보다는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익숙하고, 놀이터에서 흙장난을 치거나 수세식 변기에서 볼일을 보며 쪼그려 앉는 생활 스쿼트는 우리에게 일상적이었다. 덕분에 ‘Asian Squat’ 라는 말이 생길 만큼, 스쿼트 자세는 오래전부터 동양인의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 게다가 다른 인종에 비해 전체적으로 짧은 비율은 스쿼트에 최적화된 체형으로도 유리하다. 하지만 동양인이라도 서구권에서 나고 자란 경우, 대부분은 아시안 스쿼트를 어려워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상 속 습관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3].
이렇게 단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라고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수월하지만, 무게를 다루며 동작을 실행하게 되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스쿼트에는 백 스쿼트, 프론트 스쿼트, 고블렛 스쿼트, 하프 스쿼트까지 여러 종류가 있으며, 하체 운동에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동작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백 스쿼트는 고중량을 다룰 수 있어서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와 함께 소위 ‘3대 운동’으로도 손꼽힌다.
장비 챙기기 전에 스트레칭부터
스쿼트 중량운동시 부상 방지 목적으로 리프팅 벨트나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스트레칭은 건너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스쿼트 전에 고관절과 종아리, 그리고 발목은 충분히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좋다. 부상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뿐만 아니라 퍼포먼스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하체의 유연성이 좋을수록 앉았다 일어나는 가동 범위를 여유 있게 확보할 수 있고, 그만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아시안 스쿼트를 반복하는 자세나 혹은 벽에 발바닥을 붙인다는 느낌으로 한쪽씩 종아리와 발목을 스트레칭해주면 좋다. 또한, 바벨의 견착을 위해 충분한 어깨 스트레칭도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하이바? 로우바? 그것이 문제로다
바벨의 위치는 개인의 체형과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하이바는 바벨을 상부 승모근 위에 올려놓는 자세로, 상체를 최대한 기립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하체 유연성이 좋은 사람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둔근과 대퇴근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한 깊게 앉을 수 있다[1,2].
로우바는 상부 승모근 뒤쪽 아래에 견착한다. 하이바보다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면서 가동범위가 짧아지기 때문에, 유연성 측면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 몸을 숙일 때,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상체 협응력이 좋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는 만큼 고관절도 뒤로 나가기 때문에, 둔근과 허리의 개입이 많은 편이다[1,2].
일반적으로 하이바는 발목의 유연성이 좋은 사람에게 유리하고, 로우바는 어깨의 유연성이 좋은 사람에게 적합하다[1]. 이 말대로라면, 발목과 어깨의 유연성 모두 좋은 사람은 스쿼트 금수저라 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다리의 길이와 상체의 협응력에 따라 수행방식 또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본인에게 적합한 자세를 찾아 수행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무릎과 발끝 사이
여러 매체를 통해 하체가 건강의 척도로 연결되면서, 스쿼트 동작도 자연히 국민운동이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이 과정에서 ‘스쿼트를 할 때, 무릎이 발끝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말을 맹신하게 됐다. 이는 무게 중심이 과하게 앞으로 쏠려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온 표현인데, 사실 대부분 사람의 몸은 중량을 싣고 깊게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1].
여기서 발목의 가동성과 바벨의 견착에 따라 달라지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진 말자. 무릎을 발끝 선에 맞추는 것보다, 간단하게 무릎과 발끝의 방향을 맞추는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1. “A Guide to Squatting: High Bar, Low Bar, Foot Placement, and more”, Tommorison, Tom Morrison, Jan 09, 2020.
2. “High-Bar Versus Low-Bar Squats: Their Differences and When to Use Them”, Barbend, Jake Boly, June 10, 2019.
3. “The Science and History of the Asian Squat”, 8Asians, Koji Steven Sakai, June 03,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