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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혼술바는 혼자 있는 곳이 아니다
2026-03-19T16:28:57+09:00
혼술바

혼술바가 헌팅포차라고?

혼술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말 그대로 혼자 가는 술집이다. 하지만 조용히 혼자 술 마시는 장면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최근의 혼술바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혼자 오되, 많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혼술바의 모습과 그 안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흐름을 짚어본다.

요즘의 혼술바는

혼자 들어가서, 다같이 나오는 곳

혼술은 말그대로 혼자 술 마시는 걸 뜻한다. 하지만 혼술바는 이와 조금 다르다. 요즘 말하는 혼술바는 혼자 와도 어색하지 않은, 혼자 와서 다른 사람과 다같이 어울리는 곳을 말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모두와 친해질 필요는 없다. 혼자 있어도 되고, 사람을 만나도 된다. 이 느슨한 분위기는 2~3년 전 제주 나홀로 여행객들이 교류하던 문화에서 시작됐는데, 최근 육지로 넘어오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혼술바
©제주아홉

혼술바에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려는 사람,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직장인, 여행 중 들른 사람, 어쩌면 그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 서울에서 한 혼술바를 운영하는 지인은 인상적인 손님 이야기를 들려줬다. “불면증 있는 손님이 있는데요. 집에서는 잠을 못 자는데 여기 오면 잠이 든대요.” 이 손님은 구석 소파에 앉아 술잔을 앞에 두고 2~3시간 눈을 붙이다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혼자 있기 위해 혼술바를 찾는 셈이다. 눈을 감고 있으면 누군가 조용히 담요를 덮어주기도 한다.

혼술바를 찾는 사람들은 직업도, 성격도 다 다르다. 무신사 스토어 직원부터 간호사, IT 개발자까지 다양하다. 누군가는 옆자리와 금세 이야기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 이성과의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꼭 만남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낯선 사람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우도 있다. 

어떤 혼술바는 작은 커뮤니티가 되기도 한다. 단골이 생기고, 서로 얼굴을 익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만들어지는 거다. 생일이나 기념일, 할로윈 같은 날에는 파티가 열리기도 하는데, 모이는 사람은 한 번에 80명에서 100명 정도. 그날은 일반 손님을 받지 않고 단골이나 초대된 사람들만 모인다고 한다. “일종의 마을회관 같은 거예요. 술 마시다가 이야기하고, 그러다 친해지면 연락할 수도 있고요.” 그의 말처럼 이곳에서 실제로 연인이 된 사람들은 적지 않다. 지인은 대략 60쌍 정도의 커플이 이곳에서 만났다고 기억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짝을 찾기 위한 공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혼술바 = 헌팅포차 아니야?

어쨌든 자만추

다만 최근 혼술바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방식이 변하면서, 일부 혼술바는 점점 헌팅술집과 같은 형태를 띠기 시작한 것. 테이블 간격을 좁히고 좌석을 마주 보게 배치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어울리도록 이벤트를 여는 식이다. 연령대를 제한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이 낯설지는 않다. 클럽도 있었고, 감성주점도 있었고, 소셜 모임, 헌팅포차도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장소는 늘 존재했다. 다만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다.

요즘 혼술바가 주목받는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곳곳에 혼술바가 빠르게 늘어났다. 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만 80곳이 넘는 혼술바가 운영 중이라고 한다. 이곳들은 보통 잔잔한 음악과 밝은 조명, 긴 바 형태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혼자 온 사람도 옆에 앉은 사람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든 구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성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건 매우 자연스러울 것이다.

혼술바
©유사길

혼술바를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꼭 누군가와 이어지기 위해서라기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데서 오는 즐거운 마음일 것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타인과 함께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혼술바 운영자는 이렇게 말한다. “손님의 70% 정도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꼭 누군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혼자 있고 싶은 것은 아닐 때. 혼술바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요즘 혼술바의 몇 가지 형태

다양한 형태의 혼술바가 생겨나고 있다. 분위기와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01
혼술러의 성지

몽상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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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이곳으로. 혼술바의 정석에 가장 가까운 곳이다. 위스키 라인업이 탄탄해 술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에게도, 혼술바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무난하다. 하지만 명확한 원칙이 있다. 무리한 합석이나 노골적인 접근은 금지. 대신 옆자리에 있는 사람과 자연스럽게 말을 트고, 그 흐름에 맡기는 건 충분히 괜찮다.

Information

주소 | 서울 관악구 신원로 5-1 지하1층
시간 | 매일 19:00~02:00, 금·토 19:00~04:00
인스타그램 | @the.dreamers.sillim

02
사주 보는 혼술바

훅 혼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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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분위기는 비교적 조용한 편.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걸 선호한다면 추천한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어색한 이들을 위해 질문 카드가 준비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말을 꺼낼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사주와 손금 상담. 일정 금액을 내고 이용할 수도 있지만, 술을 몇 잔 주문하면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사주가 잘 맞는 사람끼리는 소개팅도 이루어진다고.

Information

주소 | 서울 중구 마른내로4길 19 2층
시간 | 매일 19:00~01:30, 금·토 19:30~02:00, 일 19:30~01:30
인스타그램 | @hoook_honsul

03
재패니즈 바

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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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일본인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바. 일본어를 할 수 있다면 더 재미있지만,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분위기에 들어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일본어를 배우는 사람, 혹은 새로운 문화권의 사람들과 가볍게 어울려보고 싶을 때 가보자. 낯선 언어가 오히려 대화의 핑계가 될지도?

Information

주소 | 서울 중구 마른내로4길 19 2층
시간 | 매일 20:00~03:30, 금·토 20:00~04:00
인스타그램 | @yoru_bar_

04
혼술바의 시작

제주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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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혼술바 문화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제주도에서 시작된 ‘여행자들의 술자리’ 문화를 육지로 옮겨와, 지금의 혼술바 개념을 만들었다. 협재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는데, 지역마다 모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성별 관계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위기는 비슷하다. 

Information

주소 |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능길 81-1
시간 | 매일 20:00~03:00
인스타그램 | @9_jeju

05
라운지바 분위기

혼술바 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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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적극적으로 어울림을 설계한 공간. 디귿자 형태의 바 테이블 구조로 자연스럽게 서로를 마주할 수 있다. 라운지바에 가까운 차분한 분위기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활발하게 대화가 오간다. 밸런스 게임이나 보드게임, 자기소개 노트 같은 장치들이 준비되어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비교적 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Information

주소 | 서울 강남구 선릉로157길 21 지하1층
시간 | 매일 20:00~02:00, 금·토 20:00~03:00, 월·화 휴무
인스타그램 | @1bar_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