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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읽고, 듣고, 구독하다, 방구석 여행 콘텐츠 추천 5선
2023-05-03T20:50:05+09:00

어느 가정집 창밖 풍경을 공유하고, 비행기 기내 방송을 들으며 잠드는 나날.

도톰한 마스크와, 작디작은 반도에 갇혀 산 지도 1년이 넘었다. 저렴한 비행기 티켓 가격을 검색하고, 관광지와 멀지 않은 곳으로 숙소 위치를 정하고, 가면 꼭 사야 할 물건 리스트를 정리하며 숨 막히는 일상에서 벗어났던 그때가 이미 까마득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색다른 방법으로 타국을 만날 수 있게 된 건 썩 반가운 일. 여기 소개한 여러 플랫폼으로 두 발이 아닌, 두 눈과 두 귀로 여행의 기척을 느껴보자.

윈도우스왑 (WindowSwap)

숙소를 예약할 때 더 좋은 풍경을 얻기 위해선 얼마의 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기왕 콧바람 쐬러 간 여행인데 무미건조한 주차장 뷰보다는 에펠탑을 창 너머로 보고 싶은 건 너무도 당연한 일. 하지만 이 대목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실상 창밖에 몇 번 시선을 두지 않은 전적을 떠올리며 옵션 사이를 서성이게 된다. 이런 말랑말랑한 고민도 사치가 된 지금, 당신이 놓인 자리를 다른 세계로 환기해 주는 윈도우스왑(WindowSwap)에 접속하자.

싱가포르의 한 부부가 만든 이 사이트는 세계 곳곳 다른 이들의 창밖 풍경을 공유한다. 뉴욕, 베를린, 멜버른, 파주 등 당신이 가보았던 어느 시간에 머물게 하고 혹은 아직 닿지 못한 생경한 공간으로 이끈다. 아울러 현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홈페이지를 빔프로젝터에 띄워 커피 한 잔 마시면, 여기가 바로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여행지가 된다. 


피치 바이 매거진 (Pitch by Magazine)

계간지로 발행되는 피치 바이 매거진은 단순 관광 명소를 소개하거나 맛집을 열거하는 것이 아닌 보다 여행 본질에 집중하는 콘텐츠로 가득하다. 여행기, 인터뷰, 칼럼, 소설과 여행기를 접목한 픽세이 등이 사진과 어우러져 실용과 감성 사이를 오가는 중. 팝한 컬러가 매력적인 표지 디자인도 다른 여행 잡지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일 년에 네 번, 권태로운 일상을 무너뜨리러 오는 이런 여행은 어떠신지. 1년 정기 구독 가격은 56,000원이다.


블림프(BLIMP)

여행길에 오르면 닫혀 있던 감각이 활짝 열린다. 한없이 느슨해지는 마음 탓이고, 처음 마주하는 장면들을 기꺼이 껴안을 여유로움이 준비돼 있기 때문일 거다. 블림프 앱은 그중 청각에 집중했다. 공항 대합실, 기내 방송, 소란한 야시장 등 소리를 담아내 낯선 언어와 생경한 풍경들이 뒤섞여 몽환적인 기분을 주었던 그때로 우리를 소환한다. 유료 서비스지만 일주일 무료 체험이 가능하며, 1개월 권은 7,900원, 연간 이용권은 47,000원이다.


세상의 골목

한여름, 길게 꼬리를 빼고 선 골목에서 길을 잃어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의 페이지로 걸음을 디뎌보자. EBS ‘세계테마기행’이 출간한 ‘세상의 골목’은 그동안 방송에서 소개됐던 여행지 속 골목들을 사진으로 엮었다. 구글 지도에 의지해 정확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좋지만, 젖은 빨래가 펄럭이고, 저물녘엔 아이들의 축구장이 되고, 그 속에서 삶을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목도하는 일이 더욱 오래 마음에 남을 수도 있을 테니까. 글보다 사진파라면 더더욱 추천. 가격은 14,500원.


어스캠(Earthcam)

뉴욕 맨해튼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바로 얼스캠(Earthcam). 저렴하게 나온 공연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로 장사진을 이뤘던 타임스퀘어 빨간 계단 티켓 부스 현황을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다. 화려했던 명성을 잃은 배우처럼 어딘지 쓸쓸해 보일 만큼 휑한 보습이다만, 시차를 뛰어넘어 저 먼 곳의 시간 속을 지켜보는 일도 꽤 낭만적이다. 이 채널을 운영하는 곳은 웹캠 콘텐츠와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얼스캠이라는 동명 회사로 인지도도 얻고, 기술력도 뽐내는 영민한 일거양득 영업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