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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들의 플레이리스트: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 열대야 퇴치송 10곡
2023-02-21T19:03:15+09:00

여름밤, 장성한 당신을 시원하게 재워줄 자장가 모음집.

선풍기 1시간 타이머 맞춰 놓고, 잠을 청했건만 이불 몇 번 걷어차니 이내 날개가 멈춘다. 가전제품이 내뿜는 열기와 집안에 들어찬 습한 공기에 여름밤 렘수면은 사치일 뿐, 결국 다음날 퀭한 몰골로 출근 준비를 서두르는 당신. 여름마다 어김없이 담장을 타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열대야를 막을 방법은 없겠다만, 듣기만 해도 시원한 이 노래들로 3분 컷, 소강상태는 만들 수는 있을 터. 그러니 소싯적 즐겨 들었던 누군가의 자장가처럼 매일 밤 이 리스트를 돌리자.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1. 야광토끼 – 북극곰

시원한 일렉트로팝 사운드를 선풍기 하나로는 역부족인 열대야에 불러들이자.  검정치마 키보드를 맡았던 임유진의 무심한 듯 질척이지 않는 목소리가 후텁지근한 공기를 몰아낼 테니까. 2011년 발매된 임유진 솔로 야광토끼 ‘Seoulight’ 앨범에 수록된 이 곡은 한 여자의 독특한 고백이 마음을 간질이는 노래. 서둘러 여름밤의 열기를 지우고 당신이 지은 이글루 안에 북극곰 그녀를 들이고 싶어지게 만든다.

Track 02. 정기고 – 말하자면 (Feat. Hoody)

https://youtu.be/SUcXkvrTK5k

이 노래,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 바람 밑에서 듣기엔 그 감성이 살지 않는다. 무더위에 어차피 잠은 다 잤고, 밤 산책이라도 다녀올까 싶다면 정기고의 ‘말하자면’을 재생시키고 신발 끈을 묶자. 느슨한 달빛, 가끔 불어오는 미지근한 바람이 섞이면 그때서야 이 노래의 진짜 매력이 드러난다. 이 곡에 맞춰 함께 걸어 줄 연인이 있다면, 등에 배인 축축한 땀방울도 기분 좋게 느껴질 거다.

Track 03. 여행스케치 – 별이 진다네

사방이 녹음으로 둘러싸인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개구리, 풀벌레 소리 인트로가 열대야로 지친 마음을 맑게 정화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이 노래는 사랑했던 연인, 혹은 열망했던 무엇을 별로 묘사한 시적인 가사가 압권. 지금 들어도 전혀 녹슬지 않은 멜로디가 여름밤을 잔잔히 수 놓을 때,  붙잡을 수 없어 더욱 아련한 당신의 시간을 쓰다듬어 보자.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4. Shy – Skydiving

언젠가부터 여름 BGM은 무조건 청량감 넘치는 AOR과 멜로딕 하드록이라는 공식이 나의 뇌리를 관통하고 있었다. 아마 어린 시절, 이 곡에 대한 추억이 나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더운 어느 여름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강촌으로 떠나는 차 안에서 듣던 이 곡의 그 느낌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세포 속에 하나하나 각인되어 있다. 탄산을 흩뿌리는 듯한 키보드 멜로디와 지금은 고인이 된 토니 밀스의 청아한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나에게는 최고의 여름용 BGM.

Track 05. LeBrock – Real Thing

사실 그동안 이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알게 모르게 레트로 신스웨이브를, 그중에서도 미드나잇(The Midnight)의 곡을 많이 골랐다. 개인적으로는 그들과 쌍벽을 이루는 뮤지션으로 르브록(LeBrock)을 꼽곤 하는데, 사운드는 어찌 보면 서로 대척점을 가졌다. 따스한 이미지의 미드나잇과는 달리, 르브록은 청량감 넘치는 시원한 사운드 톤을 주력으로 내세우기 때문. 가슴을 후련하게 쓸어내리는 바로 이 곡처럼.

Track 06. 잠비나이 – 나부락

조금은 다른 의미로 무더위를 쫓아내는 곡. 이제는 세계구급 뮤지션의 대열에 합류한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의 데뷔 EP에 실린 무시무시한 트랙으로, 이 당시에는 기타/피리의 이일우, 해금의 김보미, 거문고의 심은용 3인 체제였다. 베이스 기타와 드럼이 없는, 전형적인 밴드 포맷은 아니었지만, 색깔은 가장 확실했던 시절이기도.

특히 트레몰로 주법의 기타와 전천후로 압도하는 거문고의 전반부 구성은 마치 무당이 작두를 타는 듯한 소름 끼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중반부부터 뚫고 나오는 섬뜩한 해금 또한 등줄기의 식은땀을 거둬가기에 충분하다.

Track 07. Midnite City – Summer of our lives

지난 2017년, 한해를 통틀어 가장 많이 반복청취를 했던 앨범. 플레이를 걸자마자 터져 나오는 빨랫줄 기타리프, 코맹맹이 비음 보컬, 말캉말캉한 키보드 백킹은 완벽하게 시계추를 1980년대로 돌려놓는 멜로딕 하드록이었다. 게다가 뮤직비디오는 또 얼마나 쌈마이틱한지, 흡사 80년대 캠코더로 촬영한 듯한 여름 해변의 풍경까지 담겨있다.

‘이 양반들, 혹시 타임머신 타고 온 과거인들이 아닐까’ 같은 의심도 해봤지만, 결국 이 영국 출신의 4인조 밴드는 현대인으로 판명됐다는 그런 이야기. 어찌 됐건 주제가 주제인 만큼, 제목에 그래도 ‘여름’이 붙은 노래 하나는 끼워 넣어야 속이 시원하다.


에디터 신원의 추천곡

Track 08. Ava Max – Sweet but Psycho

여름밤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시원한 맥주가 아닐까. 더워서 더 늘어지는 하루를 여유롭게 혼술로 마무리하며 나만의 흥에 취하고 싶을 때, 축 가라앉은 텐션을 적당한 취기와 함께 끌어올리고 싶은 날 제격이다. 홈 펍 무드로 리듬에 몸을 맡기고 싶은 순간엔 말할 것도 없고. 사랑스럽지만 싸이코틱한 그녀의 매력에 잠시 기대어 이 밤을 무사히 지나길.

Track 09. Naughty boy – LaLaLa (Feat. Sam Smith)

샘 스미스의 끝내주는 가창력이 시원시원하게 가슴을 강타하는 노래. 유니크하고 신비스러운 멜로디와 입에 착 붙는 리듬이 가사 lalala와 어우러져 무한반복으로 듣게 만드는 중독성을 발휘한다. 

동화 같기도 한 편의 짧은 영화 같기도 한 뮤비는  볼리비아에서 촬영했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볼리비아의 전설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했다고. 히스테리컬한 열대야의 한 가운데 처했다면 이 곡을 틀자. 어딘지 모르게 스산하고 몽환적인 기운이 밤바람처럼 당신의 가슴을 스쳐 갈 것이다.

Track 10. Duke Dumont – I Got U

8월의 어느 날, 제주도의 해변 앞 카페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후끈후끈 머리칼마저 녹일듯한 폭염에 잔뜩 지쳐있는데 순간 공기가 확 바뀌는 느낌이랄까. 시원했다. 눈앞에는 수평선이 보이고. 더운 공기는 다 어디 가둬두고 물이 첨벙 뛰어들었을 때 그 냉기만 가득히 흩뿌려 놓은 것처럼 말이다.

살짝 호화 파티의 무드도 느껴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뮤비를 보니 딱 해변에서의 파티가 펼쳐지고 있더라. 좀 더 확실한 파워 냉각 효과를 맛보고 싶다면 뮤비도 한번 곁들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