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 벼랑 끝을 아는 자들에게는 늘 영웅담이 따른다. 얼마 전 틱톡 영상 하나가 스탠리를 이 위치에 올려놓았다. 화재로 다 다 타버린 자동차 안에서 유일하게 건재한 물건이 바로 스탠리 텀블러였던 거다. 심지어 얼음도 다 녹지 않은 상태. 사실 스탠리에게 이런 ‘썰’은 처음이 아니다. 불사조처럼 끝까지 내 것을 품어내고 마는 스탠리 텀블러, 누구냐 넌. 뒷조사는 물론 스탠리 텀블러 처돌이가 뽑은 최애 제품 다섯 개도 함께 소개한다.
스탠리 처돌이 추천 보온병⋅텀블러 5
이름은 맥주컵이지만 특히 한 여름 모든 음료 다 받아내며 머그잔 역할 톡톡히 해준다. 일반 컵에 담으면 금방 미지근해지기 십상인 맥주, 아이스 커피, 탄산음료 등 뭐든 따라 마지막 한 입까지 시원하게 즐기자. 뚜껑에 적용된 병따개는 캠핑 감성 세 스푼 투척한다. 473mL.
스테인리스 특유 쇳내가 싫다면 세라믹 마감한 제품을 구매하자. 음용 시 정갈한 느낌을 텀블러에도 가져갈 수 있다. 실리콘 바닥 패드를 적용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 점도 마음에 든다. 473mL.
TV와 텀블러는 거거 익선. 887mL 쓰다 보면 여기로 넘어오게 된다. 물론 음료까지 담기면 그 무게는 온전히 당신의 몫. 자동차로 이동하거나 책상 위에 두고 하루 종일 마실 심산이라면 무조건 이 제품으로 가자. 1.18L.
가방이 아닌 손으로 보온병을 들어야 할 때 손잡이의 유무는 너무나 중요한 요소. 둥근 몸 부분을 잡는 것보다 핸들로 이동하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밀폐 보온병 중에서 휴대성도 뛰어나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 532mL.
캠핑 아이템 대장님, 티타늄 오셨다. 스탠리답게 군용 제트기, 달 탐사선 등에 쓰이는 최고 품질, 초경량 티타늄을 사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티타늄은 무게는 가볍지만, 가격이 무거운 것이 항상 문제긴 하다. 하지만 하루라도 먼저 사서 쓰는 게 남는 거. 354mL.
깨지지 않는 보온병 등장
전쟁에도 참전했다
뜨거운 음료를 어떻게 마실 것인가, 그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한 남자가 있다. 전기 공학 분야에 몸담았고 1913년 스탠리(Stanley)를 설립한 윌리엄 스탠리(William Stanley Jr.)다. 최초로 실용 교류 변압기를 만든 그는 무려 129개를 특허를 따낸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해 내는 그 재능이 다름 아닌 보온병 만들기에 쓰였고, 그의 손끝을 거쳐 세계 첫 스테인리스 소재 보온 용기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당시에는 얇은 유리로 진공 단열 소재를 만들어 쉽게 깨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철로 만들어진 스탠리 보온병은 배낭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어도 되고, 실수로 산에서 굴러도, 트럭 뒷좌석에 아무렇게나 던져 놔도 무탈했다. 고작 보온병 소재 하나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실 것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 하나가 생겨난 셈이다.
1915년에 대량생산 라인을 갖추면서 브랜드 몸집은 커졌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미국 군수품으로 보급되어 전장에서 활약한다. 이 용기 안에 음료, 음식이 담겼고, 혈액이나 약 등을 옮기는 목적으로도 쓰였다. 이 굵직한 족적은 기능 및 내구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좋다는 증표와도 같다.
브랜드 시그니처로 사랑받는 색상 해머톤 그린(Hammertone Green). 아마 스탠리를 떠올리면 가장 선명하게 기억되는 색상일 거다. 1960년대에 등장했지만, 아직 변함없이 출시되며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색상으로 인기를 구가 중이다. 잘 되는 브랜드는 늘 그러하듯 좋은 것들을 그대로 두고 부족한 부분은 극복하기 위해 고심한다.
그들이 사용하던 차-백(Char-Vac) 기술은 무겁고, 부피가 클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단열재인 두 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벽 사이에 숯가루를 채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잠깐, 보온병이라는 물건의 특성을 생각해 보자. 휴대가 가능한 제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여러 곳에서 나이 불문,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한다. 고로 사용자 개인의 니즈가 조금씩 달랐을 터.
브랜드는 이를 놓치지 않고 휴대성에 초점을 둔 어드벤쳐 라인, 쿼드-백(Quad-Vac) 기술로 외부 벽을 더욱 두껍게 만들어 보온성을 높인 마스터 라인 등을 출시한다. 내구성, 누수, 휴대성, 로고 등 어느 한 부분 정체시키지 않고 많은 이들의 일상과 모험 속으로 나아간 것. 세라믹 마감, 티타늄 등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틱토커의 사랑둥이, 퀜처
#WaterTok
올해 틱톡에서 인기를 끌었던 해시 태그가 있다. 바로 #WaterTok. 일명 물 레시피라고 불리며 분말 및 시럽으로 자신만의 물맛을 만드는 쇼츠를 공유했다. 뉴욕 타임스는 물 향료를 만드는 몇몇 회사들 제품은 매진되었고 판매 수익은 급증했다고 전했다. #WaterTok 해시 태그는 무려 2억 2천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 중심에 스탠리가 있었다.
충분한 수분 보충을 위해 1.18L 퀜처는 최적의 제품이다. SNS에 올리기 좋은 다채로운 색상, 빨대를 적용해 손쉬운 음용,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손잡이, 자동차 홀더에 딱 맞는 크기 등. 모든 면에서 합격인 이 모델은 피드를 잠식했다. 성능은 또 어떻고. 보온은 최대 7시간, 보랭 기능은 11시간 지속된다. 얼음은 무려 2일간이나 품어낸다. 앞서 언급한 자동차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물건이 바로 퀜처다.
여기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다. 2019년 말, 지금은 효자 아이템이 된 이 모델이 자사 웹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춘 것. 스탠리는 어중간한 매출, 애매한 포지셔닝의 퀜처 재입고를 중단시켰다. 하지만 2020년 초 놀랍게도 더 바이 가이드(The Buy Guide)라는 온라인숍을 운영하는 세 자매들 덕 이 제품은 다시 복귀를 알린다.
그녀들은 사진 속에서 텀블러가 놓여 있던 곳들을 떠올렸고 직접 스탠리 직원과 만나 선생님들의 책상, 간호사실 등 여성들이 주요 구매층임을 그들에게 알렸다. 구사일생한 이 모델은 현재까지 천만 개 이상이 팔려 나갔다. 매서운 이 기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숏폼 콘텐츠 주역으로 떠오른 지금 이제 단순히 텀블러라는 개념을 넘어 놀잇감이자 패션 액세서리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지알지 스타벅스 스탠리 텀블러
일상 속으로 침투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도 이미 두말할 필요 없는 탐나는 브랜드였다. 보다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스타벅스 x 스탠리 컬래버를 빼놓을 수 없겠다. 2017년 이후 지금까지 매 시즌 활발한 협업을 이어 나가고 있는 중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별다방’이 스탠리라는 이름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제 회사 책상 위에서도, 백팩 한 편에서도 쉽게 스탠리를 만날 수 있게 된 것.
작년에는 팝한 컬러가 매력적인 위글위글, 국민 소화제 활명수와도 만나 해머톤 그린색 진공 파인트컵을 선보인 바 있다. 활명수 125주년 기념 에디션이다. 패키징만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들어봤는가, 이효리 텀블러.
라이카를 쓰면 라이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그녀가 먹고, 입고, 즐기는 것들은 모두 신드롬이 되는 영원한 슈스 이효리. 예능 <효리네 민박>에서 그녀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자주 등장해 이슈가 됐다. 스탠리는 11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만큼 외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여러 작품 속에 출연한 다작 배우이자 신스틸러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4>, 영화 <패터슨>에는 런치 박스가 등장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대표작 <인터스텔라>에서도 주인공 매튜 맥커너히의 손에 사용감 있는 보온병이 들려 있었고, 2003년 개봉한 무려 20년 전 작품인 <미녀 삼총사 2>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자연스럽게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침투해 있는 브랜드의 존재감과 가치를 은유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셈.
스탠리가 추억이 될 때
온기를 담다
80,000파운드 대형 장비가 덮쳐왔지만 안에 있던 커피는 아직 뜨거웠다. 1,600피트 높이에서 굴러도, 제2차 세계 대전 중 B-29 폭격기에서 떨어져도 버텨냈다. 메릴랜드 호텔을 재로 만든 가스 본관 폭발 사건 속에도 살아 돌아왔다. 사실 스탠리에게는 이런 믿어지지 않는 영웅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새벽이 찾아오기도 전 일을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곤 했다. 가끔 그 시간에 깨면 내 시야에 큰 도시락 옆에 놓인 스탠리가 들어왔다. 아버지는 숲에 챙겨갈 만한 보온병은 저것뿐이라고 말씀하셨다.” 누군가는 온기 가득한 추억 속에서 스탠리를 끄집어낸다.
틱토커들의 사랑을 받으며 다소 힙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지만, 스탠리는 평생 쓸 수 있는 지구력 있는 물건을 만들고 환경을 생각하는 일에 여전히 힘을 쓴다.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당신의 일상을 견고하게 떠받칠 요량으로. 할아버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손때 묻은 텀블러가 당신 옆에 아직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것이 바로 스탠리가 사람과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일 것이다.
스탠리 보온병⋅텀블러 추천 5
한 번도 사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개만 산 사람은 없다. 스탠리 처돌이가 추천하는 아이템 다섯 가지다.
이름은 맥주컵이지만 특히 한 여름 모든 음료 다 받아내며 머그잔 역할 톡톡히 해준다. 일반 컵에 담으면 금방 미지근해지기 십상인 맥주, 아이스 커피, 탄산음료 등 뭐든 따라 마지막 한 입까지 시원하게 즐기자. 뚜껑에 적용된 병따개는 캠핑 감성 세 스푼 투척한다. 473mL.
스테인리스 특유 쇳내가 싫다면 세라믹 마감한 제품을 구매하자. 음용 시 정갈한 느낌을 텀블러에도 가져갈 수 있다. 실리콘 바닥 패드를 적용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한 점도 마음에 든다. 473mL.
TV와 텀블러는 거거 익선. 887mL 쓰다 보면 여기로 넘어오게 된다. 물론 음료까지 담기면 그 무게는 온전히 당신의 몫. 자동차로 이동하거나 책상 위에 두고 하루 종일 마실 심산이라면 무조건 이 제품으로 가자. 1.18L.
가방이 아닌 손으로 보온병을 들어야 할 때 손잡이의 유무는 너무나 중요한 요소. 둥근 몸 부분을 잡는 것보다 핸들로 이동하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밀폐 보온병 중에서 휴대성도 뛰어나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아이템. 532mL.
캠핑 아이템 대장님, 티타늄 오셨다. 스탠리답게 군용 제트기, 달 탐사선 등에 쓰이는 최고 품질, 초경량 티타늄을 사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티타늄은 무게는 가볍지만, 가격이 무거운 것이 항상 문제긴 하다. 하지만 하루라도 먼저 사서 쓰는 게 남는 거. 354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