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털 트렌드는 소소익선. 왁싱은 물론 레이저 제모까지 받는 남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염 또한 털이기에 이러한 트렌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멋지게 수염을 길러보고 싶어 한다. 짙은 남성미를 풍기는 수염 형님들의 모습에서는 동경할 수밖에 없는 멋이 느껴지니까.
주변의 만류나 이성의 비선호에 굴하지 않고 수염을 기르기로 결정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길러야 할지 막막하다는 점이다. 이 정도면 안 기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지도. 그래도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하지 않겠는가. 수염 기르는 법부터 관리 아이템 추천까지, 수염남으로 거듭나는 기나긴 여정을 위해 준비했다.
수염의 매력
진정한 수컷의 향취
수염의 가장 두드러지는 매력은 단연 남성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염이 잘 어울리는 연예인으로 항상 거론되는 변요한을 보자. 기본적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인상을 가진 변요한이지만, 수염을 기른 모습은 보다 남자다우면서 야성적인 섹시미가 도드라진다. 평소 너무 앳되어 보이거나 순둥순둥한 외모 때문에 고민이라면 수염을 길러보자. 그 차이 하나만으로 더 이상 만만하게 보일 일은 없을 것이다.
수염을 기르는 입장에서 무毛 트렌드는 오히려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 자고로 힙함은 남들이 하지 않는 희소성으로부터 오는 거니까. 수염 기르는 사람이 워낙 없다 보니 수염 하나만으로 유니크한 개성을 챙길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름이 특이하면 한 번만 들어도 잊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다못해 식당에 가더라도 기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용적인 장점도 생각보다 많다. 턱수염으로 턱을 가리면 경계가 또렷해져서 얼굴이 훨씬 날렵해 보인다. 각지거나 짧고 긴 얼굴형 보완에도 탁월하다. 또한 깔끔한 면도를 위해 오랜 기간 면도날의 자극에 노출될 수밖에 없던 피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겠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도 수염과 함께라면 얼굴만큼은 포근포근.
수염 기르는 법
시작이 반이다
수염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적어도 한 달 이상, 가능하다면 두 달 정도는 자라기를 기다려야 한다. 본인의 수염을 파악하는 기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 일단 기르다 보면 평소에 수염이 안 나던 자리에도 새롭게 싹이 틀 확률이 높다. 이 기간에 숱은 얼마나 되는지, 모양은 어떻게 나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다소 지저분해질 수 있으니 트리머를 사용해 6mm나 9mm 정도로 길이를 정리하면 좋다.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다면 좌절하게 될지 모른다. 상상하던 모양과는 영 딴판일 테니 말이다. 속상해할 필요 없다. 헤어 스타일이 하나로 획일화되어 있지 않듯, 수염도 각자마다 개성 넘치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구레나룻과 이어지지 않는다든지, 숱이 듬성듬성 난다든지 하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그보다 중요한 건 주어진 수염을 어떻게 예쁘게 스타일링을 할 것인지니까.
유전적인 영향으로 수염 자체가 안 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발모제 사용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발모제로는 미녹시딜과 미크로겐이 있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해 영양 공급을 돕는 원리. 하루 1~2회 6개월 이상 사용해야 한다. 미크로겐은 남성 호르몬이 주성분이며, 미녹시딜과 작용 방식이 달라 병용하기도 한다. 반드시 용법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피부 자극, 여드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제는 나의 수염과 내가 원하는 스타일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야 할 때. 수염 스타일은 친 커튼, 구티, 힙스터, 노리스 스키퍼 등 생각보다 다채롭고 무궁무진하다. 본인에게 어떤 모양의 수염이 어울릴지 알기 어렵다 보니 쉽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제일 확실하면서도 빠른 방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 최근에는 바버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용기 내서 인생 수염 스타일을 찾아보도록 하자.
수염인 필수 소양, 수염 관리법
엘라스틴 했어요
수염을 스타일링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공력이 들어간다. 먼저 모양을 만들고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트리머, 클리퍼, 가위 정도의 도구가 쓰인다. 길이를 유지해야 하는 수염은 트리머에 원하는 길이의 탭을 끼워 숱을 정리한다. 수염의 모양을 잡거나 턱과 목 부분의 라인을 따야 할 땐 클리퍼를 활용하도록 하자. 정리되지 않은 잔털을 가위로 깔끔하게 다듬으면 완성이다.
청결은 기본 중의 기본. 수염은 입과 가깝기 때문에 음식물이 묻는 경우도 허다하다. 머리도 매일 감아야 하듯, 수염도 깨끗하게 관리해 주지 않으면 피부 트러블이나 비듬이 생기기도 한다. 수염을 씻을 때는 이왕이면 수염 전용 샴푸를 사용해 주는 게 좋다. 수염 전용 샴푸는 두피가 아닌 얼굴에 사용하는 만큼 일반 샴푸에 비해 자극이 덜하고 보습에 도움을 준다. 샴푸 브러쉬를 사용하면 더욱 꼼꼼하고 깔끔한 세정이 가능하다.
아무리 모양이 예쁘게 잡아도 수세미 같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건강하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위해 컨디셔너를 사용하듯, 수염 관리에서도 컨디셔너는 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수염에 쓰는 컨디셔너는 비어드 오일, 밤, 크림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컨디셔너를 통한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수염의 갈라짐을 방지할 수 있고, 결이 부드러워지면서 엉킴 또한 줄어든다. 코앞에서 나는 기분 좋은 향기는 덤이다.
컨디셔너를 고르게 바르고, 영양분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서는 빗질이 필수적이다. 주기적으로 빗질을 하면 엉킴 방지는 물론 수염의 길을 잘 들여놓을 수 있다. 낯설겠지만 빗도 컨디셔너처럼 수염 전용이 따로 나오는데, 정전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합성 소재가 아닌 나무나 금속 등으로 만들어진다. 꾸준한 빗질을 통해 모발의 건강과 함께 스타일링까지 챙기도록 하자.
더벅 수염은 그만, 수염 관리 용품 추천 6
보습에 좋은 홉 추출물과 감귤 껍질 오일 성분으로 만들어져, 수염 본연의 오일을 지키면서도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준다. 풍성한 거품 덕분에 괜히 더 잘 씻기는 기분까지 든다. 씻은 후에는 향기롭게 풍기는 우디한 오크통 향을 즐기도록 하자.
천연 성분의 프리미엄 오일과 시어버터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어드 밤. 보습을 통해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특히 수염이 자라는 초기 단계에 겪게 되는 고충인 가려움을 효과적으로 진정시킨다. 자연을 닮아 있는 독특하고 부드러운 흙냄새를 품고 있다.
죽기 전엔 면도하지 않겠다는 브랜드명만 봐도 제품에 대한 신뢰가 마구 샘솟는다. 최고급 오일과 버터만을 사용한 그레이브 비포 쉐이브의 비어드 버터에는 밀랍이 일절 들어가지 않았다. 11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향 선택지도 매력적이다. 추천하고 싶은 향은 바닐라 시가.
머리에 린스 하듯 사용하면 되는 컨디셔너. 갈라지고 손상된 수염이 고민이라면 제격이다. 게다가 수염 성장을 촉진해 더 빠르고 건강하게 수염을 기를 수 있게끔 돕는다고. 바닐라에 블랙 페퍼, 스위트 타바코가 어우러진 부드러우면서 남성적인 향이 매력적이다.
수염에 가장 좋은 오일로 알려진 아르간과 호호바 오일을 주성분으로 하는 비어드 오일. 두세 방울만 꾸준히 발라주면 건조함과 비듬을 예방할 수 있다. 은은하게 풍기는 미묘한 샌달우드 향을 맡으면 절로 평안이 찾아오는 느낌이다.
1777년부터 빗을 생산한 장인 중의 장인 브랜드 켄트의 수염 전용 빗이다. 촉감과 내구성이 뛰어난 아세트산셀룰로스 소재로 만들어졌다. 빗의 이빨이 둥근 형태로 되어 수염과 피부를 긁거나 손상시키지 않고 부드럽게 빗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