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 않는 자들은 혐오하지만, 한 번 신으면 벗어나기 힘든 신발 크록스. 첫 등장 당시 못생겼다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 이 브랜드가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초대박을 터트린다. 때마침 불어온 어글리 슈즈 열풍, 운명처럼 등장한 지비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원마일웨어가 크게 유행한 덕분이다. 크록스는 올해 파이퍼 샌들러에서 실시한 미국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대를 잘 타고 난 탓 인싸템 혹은 잇템이 되었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2002년 출시 이후부터 위기와 극복을 거듭하며 기존의 미적 기준을 산산조각 낸 이 괴이한 신발의 매력을 알아보자.
가볍고 편한 크록스 추천 5
물이 튀어 발을 적시는 꿉꿉함을 막아주는 덕, 주방에서 일을 하는 요식업 종사자들의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발등을 덮는 디자인은 실수로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해도 비교적 안전하게 두 발을 보호해 주기도 하고. 비 오는 날 신으면 다소 미끄럽다는 크록스의 고질적 단점을 상쇄시켜 주는 돌기 밑창도 장점이다.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아 찬 바람 부는 계절 안과 밖을 오가며 신어도 좋을 맞춤 아이템.
발볼이 넓다면 두말할 나위 없는 선택. 아이코닉 크록스 컴포트 기술을 적용해 유연하고 가벼워 원마일웨어 걸치고 ‘슬세권’을 누비거나, 양말과 매치해 뮬의 편안한 무드와 멋스러움을 어필해 보도록. 간결한 실루엣이지만 가죽 패턴을 적용한 디테일도 꽤나 매력적이다.
쳐다보기만 하면 다소 둔탁해 보이지만 이 제품은 신어야 그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크록스, 이렇게 힙할 일인가. 방수 신발이라 레인부츠 명목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적절한 길이감은 물론 일반 레인부츠보다 훨씬 가볍다. 착화감은 물론 지비츠로 꾸미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고 무엇보다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갖췄으니 지나치면 손해인 느낌. 앞서 강조했지만 무엇보다, 예쁘다.
늠름해 보이는 인상처럼 추운 계절 위에 꼿꼿하게 서 있을 기세다. 솜털 안감을 적용해 보온력을 끌어올렸고, 조절 가능한 스트랩과 밑창도 지지력을 높이도록 업그레이드되어 눈길까지 점령할 듯 보인다. 겨울 신발들이 보통 신고 벗기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은근히 걸리적거리는 이 잔잔한 노동에서 해방해 줄 듯 보인다.
아쉽게도 국내 사이트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선뜻 직구로 손을 뻗게 만든다. 스트릿 감성 묻은 부츠로 디자인과 기능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는 아이템. 예쁘지만 그 속에 핏감, 견인력, 보온성, 유연함 등을 모두 챙겼다는 얘기다. 찬 바람이 불기 전 빨리 구매해 하루라도 많이 신는 사람이 승.
지비츠가 살렸다
50가지 최악의 발명품 중 하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세상에는 ‘예쁘다’ 혹은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일반적인 미적 기준이 있고, 패션계에서는 특히 그 잣대가 엄격하게 작용한다. 그런 면에서 크록스는 시쳇말로 ‘괴랄’하기까지 하다.
2010년 타임지는 크록스를 최악의 50가지 발명품으로 선정했다. 각종 패션계 인사들은 “크록스를 제발 내 눈앞에서 치워달라”며 혐오 발언을 쏟았고,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마허는 자신의 쇼에서 “이런 신발은 유치원생이나 정신병자들이 신을 만한 것”이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의 물건이 되었다. 이 반열에 오르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지비츠다.
크록스의 약점이었던 못생김을 개성으로 바꾼 지비츠는 크록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지비츠는 평범한 가정주부 셰리 슈멜츠의 아이디어였다. 아이들의 크록스에 재미 삼아 단추나 큐빅 같은 것들을 끼우다 주변 반응이 좋아지자 지비츠라고 이름 붙여 크록스용 액세서리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크록스는 이것의 가치를 알아보고 곧장 업체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다양한 지비츠를 출시한다. 마블, 디즈니 캐릭터뿐만 아니라 명품 지비츠도 등장하기에 이른다. 일명 샤록스로 불리는 샤넬 지비츠를 비롯해 프라다, 루이 비통, 구찌까지 이 지비츠를 위해 크록스를 구매하는 사람까지 생겨났을 정도였다.
뉴진스, 저스틴 비버도 픽한
패션계와 셀럽의 사랑둥이
그런데 이 지비츠에 놀랍게도 미적 기준 까다로운 패션계가 반응했다. 2016년 영국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케인이 컬러풀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지비츠로 장식한 크록스를 런웨이에 올렸고, 이후에도 몇 차례나 런웨이에 크록스를 등장시켰다. 케인은 ‘왜 크록스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크록스는 못생겼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나는 이점이 오히려 흥미로웠다. 여성스럽지 않고, 편하다”고 대답하곤 했다.
더욱 화제가 된 건 2017년 발렌시아가 파리패션위크에 등장했을 때다. 무려 10cm짜리 통굽을 달고 발등엔 화려한 플라스틱과 금속 스터드 장식 등을 부착한 크록스 클로그를 무려 895달러(약 113만 원)에 내놓았음에도 사전 예약을 시작하자마자 단 몇 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뿐만 아니라 빔즈, 플레져스, 에이라이프, 포스트 말론, 바니스 뉴욕, 차이나타운 마켓, 피자슬라임, 헨더 스킴 등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협업하자고 줄을 서는가 하면, 핍스, KFC, 코카콜라 등 의류를 넘어 다양한 협업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계가 크록스로 들썩이다 보니 셀럽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저스틴 비버, 예(카니예 웨스트),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글로벌 셀럽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인들도 크록스를 신은 사진을 SNS에 하나둘씩 게시하기 시작하고, 최근에는 뉴진스의 멤버 해린이 음악 방송에 신고 나와 회자 되기도 했다.
심지어 작년에는 제2의 런웨이라 불리는 시상식에도 크록스가 등장하기에 이른다. 2022 미국 그래미 어워드에서 퀘스트러브가 살레헤 벰버리가 디자인한 크록스를, 저스틴 비버는 발렌시아가와 컬래버한 모델을 신어 신선한 충격을 줬다. 특히 저스틴 비버의 크록스 사랑은 유명한데 평소에도 즐겨 신는 것은 물론 결국 본인 의류 브랜드 드류 하우스와 컬래버를 진행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크록스의 컬래버가 이렇게 매번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크록스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엄격히 선별하기 때문. 크록스의 진짜 팬인지, 크록스를 신어본 적이 있는지,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사람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 크록스의 태도가 MZ 세대와 미국 Z세대의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지비츠와 패션계, 셀럽과 인플루언서에 이르기까지 크록스를 자기 표현 수단으로 활용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신발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삼선 슬리퍼를 제치고
경량성과 통기성 만렙
아마 크록스를 한 번이라도 신어본 사람은 그 가벼운 무게감을 기억할 수밖에 없을 거다. 투박하고 커다란 모양과 달리 마치 맨발로 걷는 듯 편안하다. 대체 뭐로 만들어졌길래 이런 착화감을 선사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서핑과 같은 수상 레저 스포츠를 겨냥해 등장한 신발인 만큼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에 집중했고, 이 편안함을 위해 신발에 구멍을 뚫는 일은 쉬웠지만 무언가 차별화될 수 있는 게 필요했다. 브랜드는 폴리우레탄계 합성수지의 일종인 특수 소재를 찾아냈고 이것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해 크로슬라이트(Croslite)라는 이름을 붙인다.
체온에 따라 소재가 유연해지기 때문에 개개인의 발 모양에 맞게 변하고, 압축되어 있어 체중의 압력에 따른 발의 피로감을 줄여준다. 초경량 소재라 무게는 단 170g. 최근에는 이보다 가벼운 라이트라이드(LiteRide)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은 안드로메다행이었지만 극강의 착화감과 기능성 덕분에 크록스는 특정 직군에서 거의 유니폼 급으로 활용된다. 장시간 신발을 신고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이 구멍은 열기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무좀과 습진을 막아주는 생명의 구멍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사,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 방송국 관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다. 통풍 기능뿐만 아니라 신고 벗기도 편하고 세척도 손쉬워, 국민 슬리퍼였던 ‘삼선’은 크록스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크록스는 이미 포화 상태였던 신발 시장에 상식을 뒤엎는 시도를 하며 짧은 시간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시장 판도를 흔들어 놓았다. 유튜브에서는 지비츠로 크록스 꾸미는 방법, 리폼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사람들은 슬리퍼인지 샌들인지 애매한 크록스를 두고 여러 가지 밈을 만들며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도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공이 앞으로의 성장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이 빠르고 눈부셨던 것처럼 앞으로 그를 꾸준히 지속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크록스의 또 다른 도전이 아닐까. 세상을 바꾼 신발 크록스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해 본다.
가을·겨울 남자 크록스 추천 5
크록스는 이제 사계절용이다. 찬 바람 불면 신기 좋은 모델들을 골랐다.
물이 튀어 발을 적시는 꿉꿉함을 막아주는 덕, 주방에서 일을 하는 요식업 종사자들의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발등을 덮는 디자인은 실수로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해도 비교적 안전하게 두 발을 보호해 주기도 하고. 비 오는 날 신으면 다소 미끄럽다는 크록스의 고질적 단점을 상쇄시켜 주는 돌기 밑창도 장점이다.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아 찬 바람 부는 계절 안과 밖을 오가며 신어도 좋을 맞춤 아이템.
발볼이 넓다면 두말할 나위 없는 선택. 아이코닉 크록스 컴포트 기술을 적용해 유연하고 가벼워 원마일웨어 걸치고 ‘슬세권’을 누비거나, 양말과 매치해 뮬의 편안한 무드와 멋스러움을 어필해 보도록. 간결한 실루엣이지만 가죽 패턴을 적용한 디테일도 꽤나 매력적이다.
쳐다보기만 하면 다소 둔탁해 보이지만 이 제품은 신어야 그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크록스, 이렇게 힙할 일인가. 방수 신발이라 레인부츠 명목으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다. 적절한 길이감은 물론 일반 레인부츠보다 훨씬 가볍다. 착화감은 물론 지비츠로 꾸미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고 무엇보다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갖췄으니 지나치면 손해인 느낌. 앞서 강조했지만 무엇보다, 예쁘다.
늠름해 보이는 인상처럼 추운 계절 위에 꼿꼿하게 서 있을 기세다. 솜털 안감을 적용해 보온력을 끌어올렸고, 조절 가능한 스트랩과 밑창도 지지력을 높이도록 업그레이드되어 눈길까지 점령할 듯 보인다. 겨울 신발들이 보통 신고 벗기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은근히 걸리적거리는 이 잔잔한 노동에서 해방해 줄 태세다.
아쉽게도 국내 사이트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선뜻 직구로 손을 뻗게 만든다. 스트릿 감성 묻은 부츠로 디자인과 기능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주는 아이템. 예쁘지만 그 속에 핏감, 견인력, 보온성, 유연함 등을 모두 챙겼다는 얘기다. 찬 바람이 불기 전 빨리 구매해 하루라도 많이 신는 사람이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