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고르기 난관에 봉착했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바로 그 사람의 취미를 공략할 것. 상대방 덕질 포인트를 저격하면, 일단 중박은 친다. 이번엔 음악 좋아하는 그대를 향한 세레나데다. 헤드폰, 스피커, 관련 도서, 포스터 등 재치, 감성, 실용성 다 갖춘 이 리스트를 참고해 하차장에 택배 박스 산더미처럼 쌓이기 전 서둘러 주문하자. 선물은 타이밍이 중요하니까.
포터블의 미덕은 단연 가벼운 무게. 디톡스 다이어트라도 한 듯 가녀린 275g의 무게를 자랑하는 제이스 블루투스 스피커 ‘s-Go One’은 코펜하겐과 예테보리 건축 및 거리 분위기에 영감을 얻은 그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갬성 아이템. 강력한 오디오 드라이버 2개, 베이스 라디에이터 1개를 관장하는 통합형 클래스 D앰프가 탑재되어 있다. 3시간 들여 완충만 시켜 놓으면, 10시간 동안 BGM을 방생하는 물건이다.
음악과 레이싱, 이 두 개의 카테고리 모두를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제격이다. 물론 그게 당신이라면 셀프 선물도 가능. 바우어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가 만든 PX7 와이어리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세계 최고라 불리는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엔지니어가 튜닝했다. 43mm 드라이버가 탑재된 오버이어형으로 이어컵 실루엣이 매력적. 이는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다. 이어폰 연결 부분도 슈퍼가 단골 소재 카본 파이버를 사용해 가볍다. 완충 시 최대 30시간까지 재생된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Purple Rain’, ’Appetite for Destruction’, ‘Hotel California’. 굳이 음악 팬이 아니어도 이 타이틀들을 보는 순간 누구나 비틀즈, 프린스, 건스앤로지스 같은 위대한 거장들의 향기를 떠올린다. 여기에 칵테일을 곁들이면 어떨까? Booze & Vinyl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70장의 위대한 음반을 선정하고,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칵테일 레시피와 라이너 노트를 연결 지은 가이드다. 그렇다고 후추를 넣은 칵테일까지 소개하진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책장을 넘기자.
공연에서 받은 벅찬 감동은 마음 한편에 고이 모셔놨을 테고, 공연장 앞에서 인증사진도 여러 장 남겼을 터. 이제 마지막으로 주머니 속에 꾸깃꾸깃 접힌 티켓을 ‘Just the Ticket’에 박제하는 일만 남았다. 간단히 감상평을 남길 수 있도록 메모란도 준비했고 프로그램, 리플렛 등을 담을 포켓도 만들었다. 최대 80장의 티켓 보관 가능. 꼼꼼하고, 정리정돈 잘하는 누군가에게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야무지게 쓰일 듯.
이과생과 문과생, 아니 예술과 과학이 이 책에서 만났다. 로커에서 신경과학자로 변신한 다니엘 레비틴(Daniel J. Levitin)은 음악과 뇌 사이 연결고리를 찾아 설명한다. ‘This Is Your Brain on Music’을 읽는다면 작곡가들이 소울을 울리는 음악을 만드는 방법, 왜 우리는 10대 시절 들었던 음악에 애착을 보이는가 등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알면 잡지식 업그레이드되는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고로 이 책은 선물 주고, 다 읽었다면 되받아 읽어보자.
하트리스 바스타즈, 루신다 윌리엄스, 소닉 유스, 더엑스엑스 등 세계 유수 뮤지션들을 좋아한다면 ‘Furturtle’ 사이트로 달려가자. 각 아티스트의 특정 공연을 위해 제작된 이 포스터는 스크린 인쇄로 제작되며, 현기증 유발하는 한정판이다. 벽에 붙여 놓으면 키치한 색감에 인테리어 효과까지 톡톡히 볼 수 있다. 고로 인쇄된 뮤지션에 대한 애정도가 크지 않더라도 취향 저격할 디자인만 잘 선택한다면 꽤 유쾌한 선물이 될 전망. 크기는 약 48x64cm.
레트로가 트렌드가 되면서 LP 수집 인구도 대폭 늘었다. 하지만 LP만 있으면 무슨 소용이람. 턴테이블이 있어야지. 처음부터 비싼 거 살 생각 하지 말고, 오디오테크니카의 AT-LP60 자동 벨트드라이브 스테레오 턴테이블 정도면 충분하다. 입문용으로 적당한 성능에, 디지털 오디오 파일로 변환도 된다. 이름처럼 완전 자동 벨트드라이브 방식이고, 내장 포노 프리앰프 등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네트워크 스피커의 명가 소노스(Sonos)가 야심 차게 선보인 자사 최초의 무선 스피커 무브(Move). 배터리 내장형 스피커로, 후면에는 손을 넣을 수 있는 홈까지 파여있어 휴대와 이동이 굉장히 손쉬운 제품이다. 배터리 지속시간도 10시간으로 범용성 또한 훌륭한 수준. 덕분에 가격이 조금 안드로메다로 가긴 했다. 399달러.
헤드뱅어들이여, 이제 거추장스러운 가죽 재킷을 벗고 앞치마를 두르자. 전 세계의 메탈헤드들을 위해 출간된 ‘Mosh Potatoes’에서 거장들의 레시피를 몽땅 만나볼 수 있다. 앤스랙스의 조이 벨라도나가 선보이는 오렌지 데킬라 쉬림프, 상남자 잭 와일드가 요리하는 이탈리안 스파게티 미트볼이 궁금하다면 집어들 수밖에 없을 것. 이제는 고인이 된 헤비메탈의 아버지, 모터헤드 레미 킬미스터의 레시피도 담겨있다.
스타일리시한 헤드폰의 최강자, 마샬 메이저 III 보이스다. 매끄러운 중음과 맑은 고음을 자랑하는 40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타이틀에 보이스가 붙은 이유는 구글 어시스턴트 음성 비서 기능을 추가했기 때문. 음악 플러스 낭만에 취하고 싶다면 클래식 아이콘 마샬로 가자.
누구나 가슴 속에 애틋한 이름 하나쯤 간직하고 있다. 다른 이에겐 그저 타인의 이름 석 자일지 몰라도 내게는 아닌 그런 이름. 아마도 추억 때문이겠지. 이 바이닐 레코드 프린트도 마찬가지. 상대에게 가장 특별한 노래를 한 곡 골라 그 노랫말들로 완성된 바이닐 레코드를 선물하자. 최애곡에 얽힌 추억도 같이 담아서.
해리포터 영화 속 호그와트로 통하는 9와 3/4 승강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청각의 세계 속에선 현실을 잠시 차단하고 나만의 시간을 허락해주는 아이템,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지. 귀를 덮는 오버이어형 디자인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40mm 다이나믹 드라이버로 강력한 몰입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주변 소리 감지 기능과 음성비서 기능도 겸비했다고. 149달러.
음악이 흐르는 와중에 시원한 맥주까지 곁들여진다면 그 자리는 즉시 파티가 된다. 큐브(Kube)의 블루투스 스피커&쿨러는 이 로망을 단번에 실현시켜주는 요긴한 아이템이다. 상단의 도어를 열면 그 아래로 와인을 최대 16병까지 담을 수 있는 쿨러가, 손잡이가 달린 좌우 측면에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다. 재생시간은 중간볼륨에서 최대 50시간, 최대볼륨으로도 10시간까지다.
영국 시장 점유율 1위 오디오 브랜드 네임이 내놓은 올인원 무선 스피커 뮤조. 3년간 25명의 엔지니어가 달려들어 완성했다. 대세에 맞춰 인터넷 라디오, 타이달, 스포티파이 등 다채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및 에어플레이2를 지원. 프랑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포칼과 공동개발한 4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으로 고차원 사운드를 구현했다. 1,399달러.
오래 착용해도 관자놀이가 아프지 않은 비고정형 오버이어 무선 헤드폰. 보스만의 선명하고 깨끗한 사운드 스킬은 이미 정평이 났고, 디테일한 노이즈캔슬링 컨트롤 기능도 강점이다. 보스 뮤직앱과 연동해 0부터 10까지 노이즈 캔슬링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단, 합리적인 가격대는 기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