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가면 ‘묻고 더블로 가’를, 저길 가면 ‘마포대교는 무너졌냐’같은 소리를 심심치않게 듣게 되는 요즘. 그렇다. 누가 뭐래도 지금은 배우 김응수의 강제전성기다. 물론 그 원동력은 이 주옥같은 명대사들을 남긴 영화 ‘타짜’의 곽철용이라는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통찰력 있는 리더, 적을 포용할 줄 아는 관용, 승부를 던져야 할 때 과감하게 한수를 던지는 승부사 기질까지. 아쉽게도 엄청난 승부욕과 달리 화투 자체는 잘 치지 못했던 모양이지만 말이다.
뭐, 그거 하나 못 친들 어떠하리. 꼭 화투가 아니어도 좋다. 이를 대체할 수단은 무궁무진하니까. 화투 대신 임볼든이 소개하는 카드나 보드 게임으로 우리의 내면에 잠재된 승부사 본능을 발휘해보자. 아. 그런데 영화에서 곽철용은 어떻게 됐더라. 한끗 차이로 5억을 잃고, 적을 포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가 고니한테 속아 요단강을 건넜던가.
체커스는 어느 정도 들어봤겠지. 그렇다면 백개먼(Backgammon)은 알고 있나. 서구권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 중 하나로,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체스만큼 성행하는 종목이다. 주사위를 굴려 15개의 체커를 움직이는 게임으로, 월드 챔피언십도 열릴 정도로 치열한 종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백개먼의 진짜 목적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서먹함을 없애고 이야기꽃을 피우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여행용 게임 세트 가방(Double Sided Travel Game Bag Set)은 바로 이 체커스와 백개먼을 하나로 모은 여행용 가방 패키지다. 평소에는 주머니 형태의 백이지만, 가방을 펼치고 구성품을 꺼내 보자. 그 순간 체커스와 백개먼을 즐길 수 있는 게임판이 된다. 그리고,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다.
명절 공식 보드게임 꽃들의 전쟁 화투, 이번엔 색다르게 도미노 게임 어떤가. 인내와 인고가 한순간에 눈앞에서 맥없이 주저앉는 그 도미노 아니다. 직사각형 모양 패를 쥐고 그 위에 새겨진 눈의 수로 게임을 진행하는 놀이로 기원전 300년 전 중국에서 시작을 찾을 수 있다. J.L. Lawson & Co.는 CNC 기술과 손 세공을 접목해 그 자태가 우아하기 그지없는 이 패를 쥐고 패배를 맛보게 된다면 낮게 읊조리자. “너, 다음에 한 판 더 해.”
시놀라가 숙박업에도 몸을 담더니 그곳에서 판을 벌이라는 심산인지 이런 물건을 만들었다. 바로 백개먼 & 체커 게임 세트다. 우중충한 하우스 말고 안락한 공간에서 즐겨야 느낌이 산다. 흰색 오크 나무에 검은색 유약을 입힌 케이스는 다른 보드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무드를 선사하니까. 만약 곽철용이 이 물건을 봤다면 허세템으로 집안 한편에 들여놓았을 텐데.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가진 백개먼과 체커 게임, 상대와 신사답게 플레이하자. 손모가지는 소중하니까.
오늘날 아케이스 슈팅 게임의 모체가 된 전설적인 작품 스페이스 인베이더. 이번에는 디지털 말고 아날로그로 즐겨보자. 2명에서 4명의 플레이어가 외계인으로부터 달 기지를 보호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인베이더 카드가 깔린 우주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다섯 장의 랜덤 카드. 데크 빌딩과 전략, 약간의 운만이 승패를 결정할 것. 베이직, 디럭스, 리미티드 아트박스 버전 등 3가지 옵션이 출시됐으나, 현재는 베이직만 구매 가능하다. 배송은 올해 12월에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
귀족이 사랑한 게임 체스가 전쟁을 본따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 전략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판이나 다름없었다고. 게다가 격자무늬 체스판과 말들은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포스를 내뿜기에 관상용으로도 제격.
에르메스의 사마르칸트 체스 세트는 고가 엔틱가구에 쓰이는 마호가니와 솔리드 로즈우드로 제작됐다. 아름다운 광택과 내구성으로 세월이 흐를수록 고급스러워지는 것이 특징. 킹, 퀸, 나이트, 룩, 폰 등 각 말들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해 남다른 위엄을 보인다. 현질 싸움이 판치는 온라인, 모바일 게임의 폐해에서 벗어나 체스의 세계에 발 딛어보자. 왠지 모를 지적 매력과 귀티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