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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100주년, 이들이 라이카를 쓰는 이유 (+ 영상)
2025-09-03T16:01:51+09:00
라이카 100주년

당신에게 라이카는 무엇인가요?

카메라를 좋아하는 이에게 라이카는 특별하다. 단지 가격이나 브랜드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라이카를 손에 쥔 사람들은 자신의 시선과 호흡, 태도를 생각하게 됐고, 그렇게 라이카는 도구를 넘어선 존재가 됐다. 일종의 취향이나 태도, 삶의 언어였다.

올해 라이카 100주년을 맞이해, 여섯 명의 라이카 포토그래퍼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라이카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나타내는 초상이었다. 그리고 이는 라이카가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와도 맞닿아 있었다. 

@taibong00

라이카를 처음 들고 찍었던 날은 언제였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라이카 M240을 처음 구매했다. 35mm 화각의 단렌즈 하나로 평소 자주 가던 카페를 찍었는데, 모든 것이 신선하고 인상 깊었다. 수동 조작의 감도, 황동 재질이 주는 묵직한 그립감.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고 소중하게 담게 되는 경험이었다.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불편함이 주는 낭만. 모든 것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기에 번거롭지만, 그 과정이 오히려 사진을 더 사랑하게 했다. 또 하나는 물성이 지닌 감성이다. 카메라와 렌즈의 만듦새가 주는 만족감은 단순한 사용을 넘어 소유 그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게 했다.

라이카 매거진, 갤러리 등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준다. 아마추어와 전문가, 그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브랜드는 흔치 않으니까.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라이카 Q2에는 주미룩스 28mm f/1.7 렌즈가 탑재되어 있다.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선예도가 높고, 어두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어 만족스럽다.

M 시스템을 사용할 때는 주로 28mm와 50mm 화각을 즐겨 사용했다. 엘마릿 28mm f/2.8 ASPH와 주미룩스 50mm f/1.4 ASPH 렌즈를 자주 썼는데, 작고 컴팩트한 디자인, 선명한 결과물, 보디와 조화로운 매칭 등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 칼자이스나 보이그랜더 같은 서드파티 렌즈들도 훌륭한 대안이 되기도 한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는 사진. 인물 사진이라면, 한 사람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낸 사진이다. 그런 면에서 라이카는 매우 적합한 도구라고 느낀다. 작고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 덕분에 피사체를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할 수 있으니까.

누군가 라이카를 써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수동 조작이 자신과 잘 맞는지 경험해 보시라. 자동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처음엔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 호기심만으로 섣불리 사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 즐거움은 사라지고 고민만 남을 수 있다.

디지털과 필름 중 하나를 고른다면?
필름 카메라도 좋아한다. 예전엔 라이카 미니룩스를 즐겨 사용했다. 다만 요즘 필름 가격이 워낙 높고, 성격이 급한 편이라 현상과 기다림의 설렘이 오히려 부담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디지털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도 여전히 필름 감성과 분위기를 좋아한다. 필름 특유의 정서는 사진 찍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리워하게 되니까.


@wkndfilm

처음 라이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대학생 시절 충무로 카메라 거리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라이카는 늘 유리 너머에 있었다. 가격은 정확히 몰라도, 학생 신분으로서 절대 못 산다는 건 알았다.

어느 날 진열장에서 라이카 M3와 주미룩스 리지드 50mm 조합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황동이 주는 묵직함이 남다르더라. 완전 기계식이고, 배터리 없이도 작동하고, 고장 잘 안 나고. 모든 게 매력적이었다. 며칠을 시름시름 앓았을까. 결국 카메라를 장만했다.

라이카와 함께한 첫 촬영은 어땠나
하얀 필름이 나왔다. 필름 로딩이 잘못돼 한 컷도 노출되지 않은 것이다. 라이카 필름 카메라를 처음 쓰는 사람 중엔 이런 실수를 하는 경우가 꽤 많다. 필름 현상소를 7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지금도 가끔 저지르고 있고. 그날의 참담함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면?
키르기스스탄 아라콜 패스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다. 해발 3,900m, 이렇게 높은 곳은 처음이었고 그만큼 의미가 깊었다. 라이카 M6, 35mm 주미크론 렌즈, Kodak Tri-X 400 필름으로 촬영했다. 거친 암봉과 설산, 빙하가 어우러진 풍경. 필름 특유의 입자감과 고요함이 그 순간의 공기까지 담아냈다.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가장 큰 차이는 물성에 있다. 손에 쥐는 느낌부터 다르다. 황동 소재가 주는 묵직함이 있다. 렌즈 또한 작지만 성능이 탁월하고, 각각이 가진 색감과 분위기가 다르다. 많은 라이카 사용자가 렌즈를 수집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꾸려가는 이유가 있다.

또한 라이카는 한 컷을 찍기까지의 과정이 사진에 그대로 묻어난다. 빠른 연사, 화려한 기능이 없어서 오히려 더 신중히 찍게 된달까.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라이카 M6 리이슈 모델과 주미크론 35mm, 50mm 5세대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가성비 좋고, 디자인도 심플해 사용하기 좋다. 이제는 필름 값이 오르면서 한 컷 한 컷이 비용이 된 시대. 노출계가 내장된 카메라를 선택했다.

누군가 라이카를 써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여유가 된다면 꼭 써보시라. 특히 1950~60년대에 만들어진 M3 모델은 무궁한 역사를 직접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축복 같은 존재다. 현시대에 이런 물건을 사용해 볼 수 있다는 건, 단순한 소비를 넘은 경험이 될 것이다.

디지털과 필름 중 하나를 고른다면?
필름 현상소를 운영하고 있기에 필름이 더 익숙하다. 느린 호흡, 기다림의 미학, 인화 과정의 손맛. 디지털로는 대체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디지털에도 매력은 분명히 있다.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을 거다.


@sinya_pic

처음 라이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카메라는 단순한 기록 장치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담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카는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본질만 남긴 도구와도 같더라. 그 단순함 속에서 내 시선과 가까운 무언가를 느꼈다.

라이카와 함께한 첫 촬영은 어땠나
셔터를 누를 때, 순간과 더 깊게 연결되는 감각이 있었다. ‘본다’와 ‘찍는다’ 사이의 간극이 사라지고, 마치 장면 속으로 녹아드는 듯한 경험. 단순한 사진 촬영이 아니라, 순간을 살아내는 감각에 가까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면?
비 오는 날 횡단보도 위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 검은 우산과 흰 우산, 반복되는 횡단보도 선들이 기하학적 질서를 만들어냈다. 그 순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도시가 만든 무대처럼 느껴지더라.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라이카는 마치 침묵하는 동반자 같다. 기술적 화려함보다, 눈앞의 장면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랄까. 라이카의 차별성은 기계적 스펙이나 성능에 있지 않다. 사진가로 하여금 자신의 시선을 더 정직하게 마주하게 만드는 데 있다.

사진 외에 라이카는 삶이나 취향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라이카를 통해 덜어냄의 미학을 배웠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본질에 다가설 때, 비로소 보이는 질서가 있더라. 이런 태도는 사진을 넘어 일상과 취향에 스며들었고, 단순하지만 더 깊이 있는 삶의 방향성을 만들어주었다. 나의 시선과 언어는 라이카와 함께 형성된 셈이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좋은 사진은 멈춤을 만들어낸다. 보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시선을 그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사진.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고, 선과 면이 조화를 이루며, 말없이 깊은 울림을 전하는 그런 이미지들 말이다. 사실 사진가는 그저 찍을 뿐,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좋은 사진은 말보다 결과물로 증명된다.

누군가 라이카를 써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라이카는 편리함을 약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진의 본질과 마주하는 경험이 분명히 있다. 라이카는 태도를 가르치는 도구라고 말하고 싶다.


@jnk_handworks.wanderer

처음 라이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대학생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사진에 눈을 떴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언어였고, 어느 순간부터 사진기라는 기계 자체에 매료되더라. 금속의 질감, 다이얼의 감각, 셔터의 울림 같은 요소들이 인상 깊었다. 라이카는 기계적 아름다움의 정점에 있었다.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라이카는 1925년 라이카 I에서 시작된 현대 사진의 역사를 오늘날까지 진지하게 계승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헤리티지에 집중하는 거다. 수동 초점, 흑백 전용 디지털카메라, 심지어 LCD 화면조차 없는 디지털 보디까지 출시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

이는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사진의 본질에 집중한 태도다. 라이카는 ‘역사성’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장 깊이 있게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일 거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면?
최근 운영하는 가죽 공방이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였었을 때. 그 순간을 라이카로 기록했다. 내가 만든 브랜드가 서울 백화점 한복판에 선 순간이었기에 의미가 깊었다. 같은 층에 라이카 스토어도 있었다. 특별한 인연 같았다.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기술적으로 완벽한 사진보다, 순간의 진심과 감성이 담긴 한 장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사진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라이카는 그 감정을 단순하고 정직하게 담아낼 수 있는 도구다. 과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담아주는 카메라다.

사진 외에, 라이카는 삶이나 취향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라이카는 단순한 카메라 브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태도이자 철학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느린 방식을 고수하고, 기술보다는 장인의 손길과 전통에 집중하는 모습은, 내가 가죽공예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라이카가 쌓아온 철학은 내 작업 방향을 제시해 주는 스승과도 같다. 라이카를 통해 불편할 수 있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기능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누군가 라이카를 써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카메라는 예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사진 잘 나오고, 촬영 과정까지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 점에서 라이카는 최고의 도구다.

물론 기능적인 편의를 기대한다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을 즐기는 사람, 도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다듬어진 취향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거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라이카는 오늘이 제일 싸다!”


@aklifephotos

처음 라이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좋아하는 포토그래퍼가 라이카를 주력으로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들어온 건 15년 전.  오랜 시간 저축하며 때를 기다렸다. 라이카 M 보디를 손에 넣은 건 8년 전이다.

라이카와 함께한 첫 촬영은 어땠나
그 순간 공기의 냄새까지 기억한다. 정말 인생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보통 카메라를 사면 기쁘지만, 라이카는 유독 달랐다. 마치 영혼의 동반자를 만난 것 같은 감정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면?
파리 도심에서 센강을 따라 걷다가 찍은 사진이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위험하기도 했지만, 뭔가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설렘이 있었다. 순간 눈앞에 한 장면이 펼쳐졌고, 바로 셔터를 눌렀다. 생각했던 그대로의 순간을 담았기 때문일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사진이 됐다.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라이카는 생물 같고, 친구 같고, 의존하게 되는 존재다. 또한 라이카는 찍고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눈에 그려질 정도로 예측 가능하다. 기대한 결과가 실제로 나오기도 하고. 그 과정이 쌓이면서 신뢰가 생겼다.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APO-Summicron 50mm 렌즈. 비현실적일 만큼 선명하고, 동시에 매우 부드러운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파리에서 찍은 사진도 이 렌즈로 촬영했다. 야간 촬영임에도 디테일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또렷하게 살아있더라. 

인물, 풍경, 어떤 상황에서도 이 렌즈 하나면 충분하다. 이 렌즈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예전에 즐겨 쓰던 렌즈들은 거의 꺼내지 않게 됐다.

사진 외에, 라이카는 삶이나 취향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라이카는 내게 사진 선생님 같은 존재다. 다른 카메라에서는 자동으로 처리되던 기능들이 라이카에는 없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사진을 배우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구조는 단순하고 신뢰성 높아서, 오히려 익숙해지고 나면 더 편하고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되더라. 아직도 사진이 좋은 이유는, 그 출발점이 라이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라이카는 인연의 실 같기도 하다. 라이카 덕분에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고, 라이카 유저와는 소중한 인연이 이어졌다. 길에서 낯선 이에게 사진을 선물하며 친구가 된 경험도 많다. 

디지털과 필름 중 하나를 고른다면?
둘은 서로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꼭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필름 카메라 라이카 MP를 선택하겠다. 필름 때문이기보단, 라이카 MP로 사진을 찍는 경험 자체가 너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진 찍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이 크다.


@assada.83

처음 라이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한 유튜브 영상에서 처음으로 라이카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다. ‘정말 비싼 카메라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100년에 가까운 역사와 브랜드가 지닌 헤리티지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끌리더라.

카메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그래서 더 순수하게 라이카에 이끌렸던 것 같다. 이를 계기로 사진이라는 세계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라이카를 처음 들고 찍었던 날은 언제였나?
2023년 11월 30일, 목요일 오후 4시, 충무로 반도카메라에서 M11을 샀다. ‘과연 내가 이걸 제대로 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들더라. 디지털카메라임에도 이중 합치, 수동 초점 등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무작정 셔터를 누르던 중 어느 아이가 다가와 자신을 찍어달라고 말했다. 첫 인물사진이었다.

라이카가 다른 카메라와 다르다고 느낀 점은?
라이카는 클래식하고 묵직한 감성을 준다. 겉으론 투박하고 단순해 보일 수 있고, 기술력만 놓고 보면 다른 브랜드들이 더 뛰어날 수 있다. 하지만 라이카는 사진을 대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한다.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다.

자주 사용하는 렌즈는?
라이카 APO 렌즈를 애용한다. 사람의 눈으로 본 것처럼 자연스럽고 현실감 있게 장면을 담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많은 라이카 사용자가 APO 렌즈를 선호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외에, 라이카는 삶이나 취향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라이카가 지닌 느린 호흡, 한 장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오는 감각은 정말 유일무이하다. 그것은 단순한 촬영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이자 기억이 된다.

라이카의 디자인과 무게감은 오히려 하나의 패션처럼 느껴지게 한다. 거리에서 누군가 “라이카네요?” 하고 말을 걸어오면, 동지를 만난 듯한 반가움이 들 때도 있고. 이런 작은 순간들이 쌓이며, 라이카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삶의 태도와 취향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

디지털과 필름 중 하나를 고른다면?
작년 11월에 라이카 M7 필름 카메라를 처음 써봤다. 만족도가 꽤 높았다. 하지만 실용성과 작업 효율을 고려하면, 아직은 디지털 쪽의 비중이 더 크다. 비율로 따지자면 디지털 70, 필름 30 정도.

하지만 필름 특유의 감성과 M7의 사용감은 정말 특별하다. 빠른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사진을 원할 때, 필름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