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태어나 전 세계가 사랑하는 데킬라는 수십 년의 역사 동안 여러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남겼다. 아가베로 만든 증류주인 데킬라는 멕시코에서도 지정된 지역에서만 생산되며, 오늘날 멕시코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 중 하나다. 그 애정이 얼마나 큰지, 데킬라를 마시고 즐기는 ‘데킬라의 날’도 따로 있을 정도다. 지난 7월 24일이 바로 다름 아닌 이 ‘데킬라의 날’이었는데, 이를 기념하며 다양한 데킬라를 골라 마셔볼 수 있도록 10가지의 데킬라와 관련된 상품들까지 준비했다.
만약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데킬라 그리고 요즘 핫한 술 메즈칼’에 대한 이야기를 푼 이 글로 들어오시길.
LALO 데킬라 블랑코
할리스코 하이랜드에서 온 LALO 데킬라 블랑코는 손수 수확한 블루 아가베의 중간 부분만 사용해 이중 증류를 거친다. 대대손손 이어온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LALO는 아가베, 효모, 물만 사용하며, 아가베 성분을 보존하기 위해 딱 두 번만 증류한다. 완벽한 투명함을 자랑하는 LALO는 깔끔하고 단순하면서도 홀짝홀짝 잘 넘어가는 블랑코 데킬라다. 이 제품의 풍미를 제대로 맛보려면 온더락으로 마시거나, 탄산을 살짝 부어 마셔보는 것도 좋다.
엘 테조로 레포사도
독특하고 오랜 역사를 가진 엘 테조로는 전통적인 제조 과정을 완벽하게 이어가는 마지막 데킬라 중 하나다. 엘 테조로는 1937년 할리스코 고원에 라 알테냐 증류소를 설립한 돈 펠리페 카마레나를 기리며, 현재는 그의 손자인 카를로스 카마레나가 생산을 감독한다. 엘 테조로 레포사도는 9개월에서 11개월간 버번 통으로 쓰였던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동안 바닐라, 카라멜, 메이플, 말린 과일, 아가베의 향이 더해져 달콤하고 스모키한 향을 갖게 된다.
미젠타 레포사도 데킬라
데킬라 업계에서 비교적 신상으로 취급되는 미젠타 레포사도 데킬라는 복숭아, 멜론, 파인애플 등의 열대과일이 더해진 꿀, 바닐라, 캐러멜, 플로럴 노트가 돋보이는 데킬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산 화이트오크와 유럽산 아카시아가 섞인 통에서 6개월까지 숙성된 데킬라는 긴 여운과 함께 훨씬 더 성숙하고 풍부한 풍미를 자랑한다. 미젠타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원칙으로 꼽는데, 토양을 보호하기 위해 남은 아가베 찌꺼기로 라벨을 생산하거나 지역에서 유리를 조달해 병을 만드는 등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포탈레자 데킬라 블랑코
포탈레자의 데킬라 블랑코는 시트러스, 익힌 아가베, 바닐라, 바질, 올리브, 라임을 포함한 다양한 향을 품고 있다. 깊고 복잡한 끝맛을 가졌지만, 마시기도 쉽다. 진정한 마니아들의 데킬라로도 불리는 포탈레자 블랑코는 할리스코의 비옥한 화산 토양에서 재배된 100% 블루 웨버 아가베로 만들어진다. 지마도르(아가베 수확 전문가)들은 7~8년에 걸쳐 여름의 빗줄기로 영양분을 흡수하고, 매서운 겨울바람을 피해 자라나는 이 아가베를 가장 잘 익었을 때 수확한다. 그후 부드럽고 달콤한 피냐타를 으깨는데, 이는 현재 주인의 증조할아버지가 1세기 전부터 사용해오던 방식이다. 포탈레자 데킬라 블랑코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레스팅을 거친 뒤, 입으로 불어 만든 핸드메이드 유리병에 담아 아가베를 닮은 모양의 핸드메이드 캡을 씌워 세상으로 나간다.
클라세 아줄 레포사도 데킬라
클라세 아줄 레포사도 데킬라는 웨버 블루 아가베로 만들어지는 100% 유기농의 최고급 프리미엄 데킬라다. 8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친 이 데킬라는 놀라운 밸런스와 바디감, 풍미를 가졌다. 클라세 아줄의 오래된 벽돌 오븐에서 72시간 동안 아가베를 익히면, 이후 익힌 피냐를 으깨서 브랜드만의 특별한 효모를 첨가한다. 바로 이 발효 과정이 최상의 품질을 뽑아내는 포인트가 된다. 밝은 레포사도 데킬라는 익힌 아가베, 우드, 바닐라, 캐러멜의 은은한 맛을 필두로 풍부한 바디감, 과일 향과 함께 실키한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또한 각각의 아름다운 데킬라 병은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이 보틀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카사 드라고네스 블랑코
카사 드라고네스는 2008년 MTV 창업자인 로버트 피트만, 그리고 아카데미아 멕시카나 데 카타도레스 데 데킬라에서 ‘메이스트라 데킬레라’ 인증을 받은 베르타 곤잘레스 니에베스가 함께 시작한 소규모 데킬라 제조사다. 카사 드라고네스 블랑코는 100% 블루 아가베 실버 데킬라로, 아가베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숙성 없이 생산된다. 한편 카사 드라고네스는 손으로 직접 번호를 매겨 사인된 병으로도 유명하다. 후추와 정향이 더해진 약간 달큰한 아가베 노트로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Epicurious가 ‘베스트 블랑코 데킬라’로 선정한 이 제품은 칵테일용으로도 좋지만, 다른 블랑코와 달리 반드시 섞지 않고 데킬라 본연의 맛만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티어스 오브 요로나 No.3 아네호 데킬라
최고급 프리미엄 데킬라 시장에 선을 보인 아네호 데킬라 No.3는 그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 Tears Of Llorona의 마스터 증류사인 제르만 곤잘레스의 세 번째 한정판이다. 푸드앤와인 매거진은 이 제품을 ‘데킬라계의 Pappy Van Winkle’으로, 월스트릿저널은 ‘위스키 마니아를 미치게 할 데킬라’라고 표현할 정도로 특별한 제품이다. 100% 웨버 블루 아가베로 만들어지는 아네호 데킬라 No.3는 한정판으로 생산된 자그마한 엑스트라 아네호 데킬라로, 이전에 스카치, 셰리, 브랜디를 담았었던 오크통에 5년간 숙성된다. 독특한 트리플 배럴링과 다른 제품보다 훨씬 더 긴 숙성기간은 코냑이나 오래된 위스키에 가까운 복잡한 향을 만들어내지만, 아가베 노트만의 깔끔한 맛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트론 에스테이트 릴리즈
파트론 생산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아가베가 할리스코 하이랜드 지역의 농장에서 재배되지만, 파트론 에스테이트 릴리즈는 아토토닐코 엘 알토이스에 자리한 하치엔다 파트론의 비옥한 토지에서 재배된 100% 웨버 블루 아가베만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이 42도짜리 데킬라는 하치엔다만의 독특한 허브, 시트러스 노트를 품고 있으며, 플로럴, 블랙 페퍼의 끝맛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카라멜, 레몬티, 과실향과 함께 익힌 아가베의 짙은 향도 인상적이다.
푸엔테세카 빈티지 엑스트라 아네호 데킬라 7년산
푸엔테세카 데킬라는 오랜 숙성기간을 거친 제품을 출시하며 데킬라 업계의 존경을 받아왔다. 엔리케 폰세카는 2000년대 초부터 특별히 오랜 숙성을 거치는 아네호 데킬라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빈티지 엑스트라 아네호 데킬라 7년산은 2010년 이른 봄에 증류되었는데, 그중 3/4은 증류 도수를 낮추기 위해 구리로 된 증류기를 썼고, 나머지는 기존의 증류기에서 만들어졌다. 증류를 거친 후 절반은 이전에 캘리포니아산 레드와인을 담았던 미국산 화이트오크에, 나머지 절반은 다크 프렌치 오크에 저장됐다. 이 오크통은 시원한 기후의 3,800피트 고지대 지하 저장고에서 7년간 숙성을 거쳤다. 그 결과 탄생한 데킬라는 캐러멜과 바닐라가 약간 더해진 짙은 오크 향을 내뿜고, 그 맛에서도 역시 약간의 시나몬과 캐러맬이 더해진 오크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오초 싱글 에스테이트 2020 라 로마 플라타
온더락으로 마시거나, 칵테일로 만들어 마시거나, 깔끔하게 아무것도 섞지 않고 마시거나. 오초 싱글 에스테이트 2020 라 로마 플라타는 그 어떤 용도로 마셔도 탁월한 맛을 자랑한다. 데킬라만의 특징인 아가베 맛을 강조한 이 플라타 데킬라는 6,800피트 고도의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란초 라스 아길라스에서 탄생했다. 핑크 페퍼콘, 젖은 잎, 제비꽃, 마카다미아 너츠 향과 동시에 멘솔과 탄닉의 드라이한 맛을 느낄 수 있다.오초(Ocho)는 생산연도와 아가베가 재배된 지역을 지정한 최초의 데킬라로, 서로 다른 밭에서 재배된 각 배치는 각기 다른 특징을 띈다.
데킬라와 어울리는 제품들
오악사카 데킬라 글래스 세트
바닥에 숨겨진 모노그램이 새겨진 이 우아한 디자인의 글래스는 멕시칸 코피타스의 독창적인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어떤 바웨어나 테이블에도 잘 어우러지는 이 글래스는 넓은 테두리와 얕은 볼 디자인으로 알콜 증기가 뭉쳐지는 것을 막아준다. 매번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완벽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특징.
어센틱 클레이 데킬라 – 메즈칼 샷 글래스 세트
멕시코의 공예가들이 최고급 흙으로 직접 빚어낸 이 샷잔은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로 쉽게 술을 즐길 수 있다. 세트에 포함된 네 개의 잔은 각기 다른 핸드 페인팅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다만 높이와 지름은 모두 약 2.25인치 정도로 시선을 확 잡아끄는 전통적인 형태를 취한다.
저스트 애드 데킬라 기프트 박스
데킬라 마니아라면 누구나 사랑할 만한 선물 세트다. 세트 안에는 파인애플 라임 칵테일 믹서, 오이민트 칵테일 시럽, 시트러스 로즈마리 시럽과 같은 미니 믹서가 포함되어 있어 누구나 꿈꿔오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칵테일 솔트, 칵테일 지거, 메리메리의 파티용 골드 하이볼 페이퍼 글래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칵테일을 만드는 순간 파티는 시작된다. 선물 세트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당신이 준비해야 할 것은 가장 좋아하는 데킬라 뿐이다.
Mezcal and Tequila Cocktails: Mixed Drinks for the Golden Age of Agave
James Beard 어워드에 후보로 오른 작가이자, 뉴욕 타임즈에서 술에 관련된 글을 쓰는 로버트 시몬슨은 데킬라와 메즈칼에 대해 좀 아는 사람이다. 그의 저서 ‘Mezcal and Tequila Cocktails: Mixed Drinks for the Golden Age of Agave’에는 클래식 메즈칼 뮬, 오악사카 올드 스타일과 같은 클래식한 레시피 뿐 아니라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나 ‘스모크 앤 아이스’와 같은 새로운 레시피도 가득하다. 이 가이드는 새롭게 칵테일을 즐길만한 방법을 찾고 있는 데킬라와 메즈칼 마니아에게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다.
데킬라 멤버십
테이스터스 클럽(Taster’s Club)은 매달 구독자들에게 새로운 프리미엄 데킬라나 찾기 어려운 데킬라, 메즈칼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매달 750ml 짜리 데킬라 병이 문 앞에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테이터스 클럽은 어떤 데킬라가 배송될지 미리 알려주지도 않는다. 매번 데킬라와 함께 테이터스 클럽만의 ‘데킬라 101’ 디지털 강의 자료로 함께 제공된다. 멤버들은 한 달 동안 그달의 셀렉션과 함께 제조 테크닉, 트렌드, 역사를 배우며 데킬라 박사로 거듭날 수도 있다. 멤버십으로 나를 위한 선물을 해도 좋고, 데킬라를 좋아하는 친구를 위한 선물로도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