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도대체 한 해는 또 언제 이렇게 다 갔냐며 맘 편히 회포조차 풀 수 없는, 팬데믹 연말을 맞았다. 1년은 플래시만큼 빨리 지나가면서 발도 마음도 꽁꽁 묶인 격리의 시간은 왜 이리 느리게 흐르는 건지. 그래서 들고 왔다. 답답한 고충을 토닥이며 지루함의 중량을 날려버릴 넷플릭스 12월 신작 리스트. 1970년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희대의 살인마부터 과학과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우주 생물체까지, 2020년의 헛헛한 피날레는 이들의 어깨에 맡겨 두시길.
사랑하는 작고 예쁜 것들
발레에 인생을 건 십대들의 성공과 좌절. 그 뒤에 숨겨진 음모와 비밀을 풀어내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세계적인 발레 명문, 아처 발레 스쿨에서는 모든 댄서가 친구인 동시에 경쟁자다. 학교 옥상에서 춤추던 발레 유망주 캐시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학교가 그녀를 대신할 학생을 선발한다.
캐시의 사망으로 최고의 발레 학교에 입성한 너베이아. 유망주의 대타라는 꼬리표와 함께 마주친 현실은 살벌했다. 거짓과 배신으로 가득한 경쟁의 한복판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 스쿨을 몰락시킬 만큼 어두운 비밀이 드러나는데. 그 진상에 다가서고 싶다면 정주행 노선에 탑승해 보시길. 12월 14일 공개.
네가 남긴 혼돈
‘엘리트들’의 각본가 카를로스 몬테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했다. 갈리시아 지방의 외딴 마을에 교사로 부임한 라켈이 전임자의 자살 사건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어쩌면 그 사건은 앞으로 시작될 운명의 프롤로그에 불과했는지 모른다. 위협과 거짓이 난무한 어두운 비밀,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서서히 변해가는 라켈. 과연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 ‘엘리트들’의 안데르를 연기한 아론 피페르도 출연한다니 엘리트들 완주자라면 필히 감상하시길. 12월 11일 공개.
에일리언 월드
지구 밖 우주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ET’에 가까울까 ‘맨 인 블랙’ 버전에 가까울까. 그저 상상만 해볼 뿐, 실체는 아무도 모른다. 판타지를 만들 생각은 없고, 1cm라도 사실에 가까운, 에일리언을 보고 싶어서 우리 손에 쥐고 있는 유일한 단서, 지구 생명체의 법칙을 외계 행성에 적용해 봤다. 그 어떤 영화나 픽션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던, 과학적 사실에 상상력을 보태서 호기롭게 탄생한 외계 생명체와 마주해 보자. 코로나 때문에 전 지구가 암울한 만큼 잠시 우주로 시선을 확장해도 좋을 테니 말이다. 12월 2일 공개.
서전스 컷
“종양을 제거하려고 환자의 뇌를 열 때마다 결정적 순간이 찾아오는데, 그땐 상황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죠. 문득 전 사무라이가 되서 종양이라는 엄청난 괴물과 싸우는 겁니다” 고도의 기술이 연마된 손끝으로 사람의 생사를 주관하는 의학계 선구자들. 그들은 어떤 경험과 철학을 갖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까. 외과 의사 네 명의 일과 삶을 들여다보는 휴먼 다큐 시리즈로 때로는 부드럽게 또 시니컬하게 그대의 감정 세포를 건드릴 예정이다. 12월 9일 공개.
더 리퍼
1970년대 후반 영국,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에 전국이 술렁인다. 현대판 살인마 잭이라 불린 이 살인마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역사상 가장 교묘한 살인마로 손꼽힙니다.” 그 당시 수사관과 증인들이 등장하며 스산한 공포의 기억을 되짚어 가는데. 이들의 기억 회로를 쫓다보면 모든 여성의 신변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전국의 경찰을 속이는데 성공했던 요크셔 살인마가 얼굴을 내밀지도 모를 일이다. 전 세계를 공포와 분노로 몰아넣었던 사건의 내막이 궁금하다면 주시할 것. 12월 16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