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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손길과 소박한 마음으로 완성하다, 그로브메이드
2023-02-21T19:07:01+09:00

아웃소싱 따위 모른다. 제작은 말할 것도 없고, 포장과 배송까지 직접 하니까.

무언가를 도모할 때 누군가는 휘황찬란한 청사진을 걸어 놓고 시작하겠지만, 모든 것엔 예외도 있다. 인생은 계획대로 절대 흘러가지 않듯 두서없고, 보잘것없고, 단순한 출발이 큰 성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지금 소개할 그로브메이드(Grovemade)도 대단한 것 없는 출발이었지만 스스로도 예측하지 못한 성공이라는 뜀틀을 폴짝 넘은 브랜드다. 가죽, 나무로 만든 깔끔한 액세서리를 다루는 진정성 흘러넘치는 이 브랜드의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그로브메이드의 CEO이자 공동창업자인 켄 토미타. 그는 자신의 맞춤형 가구 사업체를 포틀랜드의 철로 근처 작은 작업장으로 이전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이 행동이 특별해진 건 근처에 자리하고 있던 유명 디지털 예술가이자 판화 대가인 토미타의 친구, 조 맨스필드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이 둘은 매일 아이디어와 콘셉트들을 내뱉으며 시간을 보냈고, 발설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저 ‘멋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자는 심플한 목적이 있었다.

2009년, 두 창업자는 구조적으로 튼튼할 뿐 아니라 멋스럽기도 한 아이폰 케이스를 만드는 데 열중해 그로브메이드를 탄생시켰다. 미국산 경목으로 만들어진 잘 빠진 액세서리들로 걸음을 뗐고, 토미타와 맨스필드는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상상과 창조, 개발을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뭔가 다른 아이폰 케이스

그로브메이드를 성공으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아이폰 케이스다. 두 사람 모두 지속가능성과 유용성의 측면에서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재료인 나무를 이용해 열성적으로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나무로 만든 아이폰 케이스가 온갖 종류의 별난 케이스 중에서 돋보인다는 점을 깨달았다.

케이스는 수년에 걸쳐 더욱 완벽한 자태로 거듭났지만, 두 사람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결같았다. 튼튼해서 믿을 수 있고, 휴대폰을 듬직하게 보호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겠다는 비전이다. 이는 각 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 전까지 엄격한 생산 과정을 거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단한 경목을 가지고 숙련된 장인들은 오스트리아산 레이저를 사용하여 아주 세심한 손길로 재료를 커팅한다. 그 결과 스피커 구멍에서부터 버튼에 이르기까지 매우 날렵하고 정교한 케이스가 만들어진다.

그다음은 조립. 이 공정 동안 케이스를 구성하는 네 개의 조각은 오븐에서 맞춤 경화 과정을 거치기 전, 매우 섬세하게 붙여져 정렬된다. 다시 강조하자면 핵심은 정밀함이다. 그로브메이드 팀은 주로 의료 및 항공우주 분야에서 쓰이던 가공 장비를 활용해, 전통적인 제품 설계 방법을 뛰어넘어 세밀함을 꾀했다.

물론 나무라는 재료는 제품으로 탈바꿈하기 전, 애정 어린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그로브메이드 상품 또한 완벽하게 다듬어지기 위해 여러 중요한 과정을 거친다. 왁스와 천연 식물성 오일이 섞인 혼합물을 케이스의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직접 손으로 발라 줘 나무 특유의 독특한 특성을 돋보이도록 한다. 이 모든 디자인 과정은 작은 나무 버튼들이 더해지면 비로소 끝이 난다.

집과 사무실 곳곳에 자연스레 묻어나다

성공의 다음 순번은 바로 확장 아니겠나. 그로브메이드의 아이폰 케이스 매출이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을 때, 제품군을 넓혔다. 전체 라인업은 영리하며, 세심하고 미니멀하게 설계되었고 헤드폰 스탠드 옆 키보드 액세서리, 플랜터 곁에는 벽걸이 훅이 조화를 이뤘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다양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지 않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 헤매지 않고도 바로 캐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브랜드의 큰 장점.

브랜드는 제품의 기능만큼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모든 아이템에는 미묘한 우아함이 서려 있다. 이것은 아마 정교한 공학으로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브랜드 신념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거다.

오늘날 이들은 아이폰 케이스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판매한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다양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지 않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 헤매지 않고도 바로 캐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브랜드의 큰 장점.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확장하고 있는 이들 제품 라인 중에는 아이폰 충전기, 애플 워치 밴드를 비롯하여 오피스 필수품들이 포진해있다. 당신을 그로브메이드의 매력에 빠뜨릴 제품군은 바로 이 사무용품들. 딱 한 제품만으로도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잠재력이 가득하다.

책상 선반과 모니터와 노트북 스탠드에는 요란하지 않은 무난한 디자인임에도 모두의 시선을 끄는 힘이 담겼다. 또한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고 공간에 개성을 한 스푼 더해주는 데스크 패드와 코스터 등도 있다. 딱딱한 전형적인 사무실부터 창의적이며 모던한 공간에도 위화감 없이 잘 묻어난다.

집에서 쓰이는 여러 제품 역시 그 못지않게 흥미롭다. 그로브메이드의 램프들이 지닌 자연스러운 멋은 시중 어느 제품을 봐도 비슷한 물건을 찾기 들다. 매우 절제된 스타일로 침실을 은은하게 비추기도, 서재에 놓여 아늑함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스타일리시함을 찾고 싶다면 나무 벽 선반을 유심히 살펴볼 것.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각 제품에도 모두 사연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각각의 스토리는 제품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펜과 같은 가장 단순한 제품조차도 그로브메이드에서는 독창성이 더해진 유니크한 작품이 되는 이유다.

웨어러블 제품들이 뜨기 시작하면서 그로브메이드도 역시 이 분야를 꽉 잡고 있다. 벨트와 지갑과 같은 제품들은 특유의 간결함으로 여타 브랜드와 구분된다. 미니멀리스트라는 이름의 벨트 라인에는 사실 구조라 말할 특별한 지점은 없다. 그저 질 좋은 가죽과 튼튼한 스테인리스 스틸이 함께 만나 평범하지 않은 시너지를 낼 뿐.

아울러 그로브메이드는 그 어렵다는 너저분한 라이프스타일을 정돈 시켜 준다. 예를 들어 월넛 펜 컵이 당신의 곁에 놓여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일상의 규칙들이 아마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이 작은 컵도 허투루 만드는 법 없어 그 속에 담긴 아름다움과 형태에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순수한 의도가 완벽을 만들 때

그로브메이드 팀은 정말 모든 과정에 직접 손을 댄다. 바로 이 대목이 그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그들 사전에 아웃소싱은 없다. 물론 이는 제작 공정을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브랜드의 가치에 반하는 일이다. 게다가 아웃소싱을 하기에는 헌신적인 팀원들이 지나치게 각자의 책임에 매우 몰두해 있다.

제품 조립은 물론 제작 현장에서 포장과 배송까지 적접 해 그 어떠한 혼란이나 문제도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한다.

제품 조립은 물론 제작 현장에서 포장과 배송까지 적접 해 그 어떠한 혼란이나 문제도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한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믿고 살 수 있는 또 다른 소비의 빌미다. 겸손한 직원들, 순수한 의도가 만나 꾸밈없고 솔직한 브랜드라는 인상을 남긴다.

그로브메이드는 이러한 탄탄한 기본기에 특유의 신선한 감각을 가미해 기계적으로도 튼튼하고, 본질적으로도 스타일리쉬한 제품들을 만들어낸다. 브랜드의 아주 사소해 보이는 제품일지라도 그 안에는 훨씬 더 많은 것이 담겨있다. 그것은 바로 가치, 진정성, 내구성을 위해 온 정신을 쏟는 제작 공정이다. 기초 단계부터 전 과정에 걸쳐 포틀랜드 작업장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이것이 바로 그로브메이드가 이뤄낸 성공 스토리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dited by 정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