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길었던 올해 여름.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한국 살이 30년 이상의 경력으로 미루어보아, 이러다 순식간에 쌀쌀해지는 건 예견된 일이다. 허투루 보내선 안 될 이 날씨를 가장 낭만적으로 만끽하려면? 야장이 제격이다. 그래서 준비한 서울 야장 추천.
종로 포차 거리나 을지로 야장 거리의 시끌벅적한 활기도 좋지만, 그 강력한 데시벨이 피로할 때도 있으니까. 조금은 차분하게 가을 야장을 즐길 수 있는 소박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좋은 사람, 맛있는 안주에 야장 바이브까지 더해 삼박자를 완성하자.
지금 가야 할 서울 야장 추천 6
충무로 골목 한편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덕회식당. 간판만 봐도 세월의 향취가 제대로 느껴진다. 가게 앞에 마련된 야외 좌석에 앉아 있노라면, 이 자리에서 반주하던 그 시절의 아저씨로 잠깐 빙의하는 느낌이랄까.
영덕회식당의 시그니처는 막회. 가자미와 청어로 구성된 신선한 회에 향긋한 미나리는 환상의 짝꿍이다. 거기에 먹어본 사람은 모두가 인정하는 비법 양념장으로 무쳐내면 완성. 사장님의 무심한 듯 화려한 비비기 스킬은 시선을 제대로 강탈한다. 생김에 막회 한 움큼 얹어 먹어보면 술 생각이 절로 든다.
Information
- 주소: 서울 중구 창경궁로1길 6
- 영업시간: 월~금 12:00~20:50, 토 12:00~16:50 / 일요일 휴무
- 주차: 불가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 주당이라면 안 갈 수 없는 곳이다. 경동시장이라는 위치 덕분에 시장 한복판에서 야장을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독특한 건 터줏대감처럼 가게를 지키는 고양이 뻔순이가 있다는 점. 성격도 온순해서 테이블 아래에 벌러덩 누워 있기도 한다.
야채 겉절이를 곁들여 먹는 따끈따끈한 수육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곳의 필수 메뉴는 누가 뭐래도 토스트다. 안주로써는 도무지 상상이 안 가는 메뉴겠지만, 달달하면서 꼬수운 토스트에 소주가 얼마나 착착 붙던지. 가성비가 내리는 저렴한 가격은 재방문을 다짐하게 한다.
Information
- 주소: 서울 동대문구 홍릉로1길 66
-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 토, 일 휴무
- 주차: 청량리시장 공영주차장 이용
성북천은 아는 사람만 아는 야장 포인트. 그나마 벚꽃 시즌에는 꽃구경 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하지만, 그 외에는 동네 주민이 대부분인 꿀스팟이다. 수많은 가게에서 테이블을 펼치고 있지만, 김치찌개 노상은 흔치 않은 모습. 가게 이름부터 찌개집이나 신뢰도 급상승이다.
돼지냐 꽁치냐 참치냐의 바리에이션은 있지만, 어쨌든 메인 메뉴는 김치찌개 하나뿐이다. 혈관에 김치찌개 국물이 흐르는 한국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사실 김치찌개만큼이나 사랑받는 메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호박전. 바삭하면서 고소한 게 술이 술술 들어간다.
Information
- 주소: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6길 20-3
- 영업시간: 월~토 17:00~00:00 / 일요일 휴무
- 주차: 불가
가평이나 대성리로 MT 가는 길에나 들어봤을 상봉. 도무지 갈 일 없는 그곳에도 맛집은 존재한다. 야장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메뉴가 고기 아니겠는가. 바람은 시원하고, 불판은 뜨끈하고.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가며 돌아다니는 듯한 기분을 연탄돼지갈비에서 느껴보자.
손님이 많을 땐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초벌로 맛있게 구워져 나온 고기를 마주하면 불평불만이 쏙 들어간다. 부드럽고 촉촉한 돼지갈비 두 점 넣어 입 터질 듯 크게 쌈 싸 먹으면 행복이 별건가 싶다. 평범함이 매력인 고깃집 특유의 냉면도 시켜줘야 한다.
Information
- 주소: 서울 중랑구 봉우재로 159
- 영업시간: 일~월 15:00~00:30 / 화요일 휴무
- 주차: 불가
잠실새내 먹자골목에서 깔끔하게 마시기 좋은 이자카야를 찾는다면 여기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역시 야외 좌석. 일명 진실의 의자로 통하는 플라스틱 의자가 야장 국룰이지만, 유키토리는 실내인지 바깥인지 헷갈릴 정도로 번듯한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테라스는 애견 동반도 가능하니, 강아지 산책하다가 후다닥 맥주 한잔하기에도 딱이다.
숯불 야키토리 전문점답게 꼬치가 주력 메뉴다. 개인적인 원픽은 네기마. 달달한 소스를 발라 구워낸 부드러운 닭다리살과 향긋한 대파는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고기보다 파가 더 맛있다고 말하면 못 믿으시려나. 사이드로 주문할 수 있는 우동도 의외의 복병이다.
Information
-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15길 52
- 영업시간: 일~목 17:00~03:00, 금~토 17:00~04:00
- 주차: 가능(유료)
다시 한번 등장한 성북천. 찌개집이 한성대입구역 앞을 지킨다면 영석이네는 성신여대입구역 앞을 주름잡고 있다. 근방에서는 워낙 유명한 가게인 터라 평소에도 북적북적하지만, 야장 시즌에는 손님의 발길이 배로 늘어나니 웨이팅에 주의하도록 하자.
원래 진짜 고수는 기본에 충실한 법. 영석이네는 화려하거나 특별한 구석은 없더라도 요행 없이 훌륭한 맛을 선사하는 곳이다. 질 좋은 고기는 물론 파절이나 무생채 같은 밑반찬도 맛깔나다. 목고기, 갈빗살, 돼지갈비 다 맛있지만 돼지껍데기 먹을 위장은 필수로 남겨 두자.
Information
- 주소: 서울 성북구 보문로38길 43
- 영업시간: 목~화 17:00~22:00 / 수요일 휴무
- 주차: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