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이 이렇게 신나는 축제일 줄이야. 봉준호 감독은 그들이 사는 세상을 정복했고,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하나도 아닌 네 개나. 이건 뭐 일면식 하나 없어도, 그저 같은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벅차고도 남을 숫자 아닌가. 가슴에 솟구치는 감격을 그저 축하한단 말만으로 흘려버릴 수 없는 그 기분, 아니까. 이럴 땐 플렉스가 답이다. 테마는 당연 오스카 4관왕 기념 골드 아이템. 올해는 근검절약하려 했건만, 오스카가 우릴 내버려 두지 않으니, 뭐 별수 있나.
마치 내 일인 듯,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4관왕이 심어준 벅찬 환희는 좀처럼 우리 마음에서 방을 뺄 줄 모른다. 촬영 에피소드와 미담 찾아보고, 애국심인지 국뽕인지 애매한 감정 추스르다 발견한 이 물건, 티파니앤코(Tiffany & Co.)가 특별히 제작한 머니 클립이다. 1961년에 만들어진 이 아이템은 14k 골드로 오스카 트로피를 형상화했다. 상은 봉 감독이 탔지만, 돈은 내가 쓰고 싶다면 한화 737만 원 결제해 버리자. 지름 약 6cm.
플렉스는 면전에서부터 풍겨야 제맛. 레이밴 옥타곤 1972 골드 라이트 브라운 그라디언트로 얼굴에 금 얹고 시작하자. 빈티지한 팔각 프레임이 70년대로 당신을 소환할지니. 복고를 스타일로 승화시킨다면 이 테가 제대로 된 스웨그 되겠고, 아니라면 교과서에 실린 장발 단속 걸린 청년 느낌 나겠다만. 은은한 그라데이션 렌즈가 프레임과 조화를 이뤄 당신의 이목구비를 완성시킨다.
블랙 위에 골드 얹었다. DJ 칼리드 스페셜 에디션 아니랄까봐 외관부터 강렬한 스웨그로 휘감은 모습. 이 정도면 그저 쓰고만 다녀도 봉준호 감동의 오스카 시상을 경축하는 세레모니가 되기에 충분한 자태 아닐까. 성능도 외모 값한다. 힙합 장르에 최적화된 드라이버와 추가 베이스 포트를 넣어 저음역대를 강화했고, 시원한 댐핑감도 갈아 넣었다고. 스웨그 좀 아는 당신, 골드로 터뜨리자.
지금까지는 약간 웃으면서 플렉스 했다 쳐도,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로 넘어가면 이제 웃음기를 싹 빼야 한다. 손목에 집 한 채까지는 아니어도, 서울 시내 반전세 보증금 정도는 두르고 다니는 셈이니까. 그중에서도 이 리스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컬렉션은 단연 18K 핑크 골드의 오묘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로얄 오크 더블 밸런스 휠 오픈워크다. 스켈레톤 로터와 함께 두 개의 밸런스가 대칭으로 배치된 독특한 설계가 이 모델을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확실히 이 분위기는 다르다. 비관적인 의견과 비아냥이 더 많았던 갤럭시 폴드 때와는 달리, 갤럭시 Z 플립(Galaxy Z Flip)은 등장부터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중이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야무지게 반절로 접히는 모양새가 일단 예쁘니까. 덕분에 최근 컬래버레이션으로 공개됐던 톰 브라운(Thom Browne) 에디션도 큰 화제를 모았는데, 러시아 브랜드 캐비어(Caviar)도 이에 질세라 화려한 골드 버전의 Z 플립을 공개했다. 같이 나온 카본 티타늄, 조커&할리퀸 에디션도 있지만, 역시 귀티 나는 건 골드 버전이 넘사벽이다. 5,97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