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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이 그 누구보다 아쉬울 르브론 제임스
2023-02-22T18:29:24+09:00
이번 시즌이 그 누구보다 아쉬울 르브론 제임스

지난 시즌의 굴욕과 코로나19의 악재를 딛고, ‘더 킹’은 과연 우승 반지를 손에 걸 수 있을까?

스포츠 팬들에게 2020년은 너무 가혹한 해다. 집에 종일 갇혀 있어야 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나마 위로가 되던 스포츠마저 유럽 축구부터 미국의 4대 스포츠까지 하나둘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팬들의 아쉬움도 큰 문제지만, 오프 시즌 동안 피땀 흘렸던 선수들의 답답함은 오죽하겠는가. 특히 이번 시즌 우승이라는 황금빛 목표가 가까워지고 있던 선수라면 그 아쉬움은 더할 것이다.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이후 난생처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실패를 겪은 르브론 제임스는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 그에 맞춰 구단은 FA 최대어 앤서니 데이비스라는 초특급 스타를 영입하며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팀 성적 역시 서부 콘퍼런스 1위를 달리며 순항하고 있었기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시즌 중단이 그 누구보다 아쉬울 것이다.

기나긴 암흑기를 보내던 레이커스

12/13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탈락 이후로 플레이오프는 구경도 못 하며 오랫동안 쭈그리 신세를 면치 못하던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역시 방구석에서 다른 팀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더 킹’ 르브론 제임스를 영입한 직후였기에 팬들의 충격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18/19 시즌 레이커스의 로스터는 멱살에 머리채까지 잡아끌어도 쉽지 않았을 팀이었다. 많은 유망주가 있었지만, 르브론의 짐을 덜어줄 만한 존재감 있는 플레이어가 없었다. 34살의 노장은 결국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마치지도 못했다.

게다가 레이커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사장이었던 매직 존슨이 롭 펠린카 단장과의 갈등을 이유로 시즌 직후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팬들은 한층 더 깊은 패닉에 빠졌다. 자타가 공인하는 레이커스의 상징인 매직 존슨이었지만, 농구계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던 롭 펠린카의 입방정으로 인해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터져버리며 구단에서 뛰쳐나왔다. 팬들은 다시 한번 기나긴 암흑기에 대한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했던 FA 시장

카와이 레너드, 케빈 듀란트, 카이리 어빙, 클레이 톰슨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던 작년 FA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수많은 루머 끝에 레이커스는 뉴올리언즈의 앤서니 데이비스를 데려오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단숨에 우승권 팀으로 도약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후에도 카와이 레너드 영입에 대한 루머가 흘러나오며 슈퍼 팀의 탄생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의 대형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록 슈퍼스타이긴 해도 르브론, 앤서니 두 명으로 우승까지는 힘들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보니 샤크-코비 콤비에 버금가는 케미를 보여주는 르브론-앤써니의 호흡은 놀라운 수준이었고, 여기에 탄탄한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더해졌다. 그렇게 레이커스는 리그가 중단되기 전까지 아주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시즌 르브론의 스탯

36살. 일반적으로는 은퇴를 고민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르브론은 여전히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분명 예전과 비교해 부상도 점점 잦아지고 있다. 1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노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허무하게 끝나버린 지난 시즌 후 철저한 몸 관리를 통해 이번 시즌에는 거의 모든 게임에 출전하면서도 게임당 평균 34.9분을 뛰고 있다.

거기에 평균 25.7 점, 7.9 리바운드, 10.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PIE(Player Impact Estimate, 팀 구성원 중 얼마나 효율적이었느냐를 가늠해 주는 스탯) 또한 20.0으로, 리그 전체 4위에 올라 있다(참고로 Top 3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4.3세로 르브론보다 약 12살 어리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 레이커스는 르브론에게 포인트 가드(포인트 포워드)를 맡기고 있다. 아무리 르브론이 이전부터 주변 동료들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선호해왔다고 해도, 갑작스러운 롤 변경은 큰 도박이다. 심지어 비슷한 덩치의 전설적인 포인트 가드 매직 존슨조차도 시즌 전에는 우려를 표할 정도였다. 하지만 르브론은 이번 시즌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리그 쭈그리였던 팀을 단숨에 서부 1위로 등극시키며 프로 멱살 하드케리어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르브론은 과연 우승할 수 있을까?

우승을 위한 가장 중요한 퍼즐이라고 할 수 있는 앤써니 데이비스가 오는 6월 FA로 풀리긴 하지만, 레이커스와 슈퍼 맥스 계약을 맺기 위한 중간단계로 보는 관점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레이커스 팬들은 마음 편히 르브론-AD 원투 펀치의 활약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서부 콘퍼런스에서는 LA 클리퍼스가 있지만, 아직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의 팀플레이가 매끄럽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카와이의 무릎 상태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레이커스의 결승행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 우승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동부의 최강자 밀워키 벅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지아니스 아데토쿤보를 앞세워 리그 전체 1위의 승률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밀워키 벅스지만, 레이커스로서는 동부의 빡빡한 플레이오프 매치업에 희망을 걸 만하다.

동부에는 토론토,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등 지아니스를 괴롭힐 만한 팀이 많이 있다. 이를 모두 물리치고 결승까지 올라온다 해도,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을 것이다. 레이커스는 이러한 체력적 우위를 이용해야 한다. 앤서니 데이비스, 저베일 맥기, 드와이트 하워드로 이루어진 트리플 타워로 지아니스를 봉쇄한 뒤 벤치 멤버인 카일 쿠즈마가 공격적인 측면에서 르브론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왕좌 재탈환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