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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더 많은 말들을 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우주다. 끝과 끝의 길이를 알 수 없고, 지구 옆집에 누가 사는지, 살고 있다면 어떤 언어를 쓰는지, 그곳에도 분노, 질투 혹은 사랑 같은 감정을 나누는지 온통 물음표다. 알고 싶기에 그곳으로 광막한 두려움을 헤치고 과감하게 걸음을 내디딘 이들의 기록, 그리고 우주보다 반짝이는 지구인들의 상상력을 보여 줄 넷플릭스 작품들을 골랐다.
패신저스(2017)
이 영화로 말할 것 같으면 SF 우주 로맨스 서스펜스라고 할까.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주를 이루는 내용은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의 밀당과 그 뒤에 숨어 있는 흑막. 영화는 5,258명의 승객을 태우고 120년 후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정보다 90년 일찍 깨어난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들이 일찍 깨어나게 된 이유가 서서히 밝혀지며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화려한 CG와 우주적 분위기(?)의 연출에 더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러닝타임 116분.
더 마스 제너레이션(2017)
인류는 화성에 정착할 수 있을까? 궁금하면 이 다큐멘터리를 볼 것. 어떻게든 화성에 발 딛고 살아보고자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과 나사 청소년 프로그램 ‘스페이스 캠프’에 참가한 우주 꿈나무들의 화성 개척 노력을 조명한 작품이다. 화성 탐사의 현주소뿐만 아니라 우주 산업의 역사를 간명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오늘날 화성 탐사의 주역이 되어가고 있는 스페이스X 등의 민간 산업체의 위치까지 파악해볼 수 있다. 마이클 바넷이 감독을 맡았으며, 빌 나이, 닐 디그래스 타이슨, 미치오 가쿠 등 과학자들이 인터뷰에 참여해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알기 쉽게 풀이해준다. 러닝타임 97분.
미드나잇 가스펠(2020)
마약, 예술, 성, 종교, 철학, 죽음과 같은 무거운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난다면? <미드나잇 가스펠>은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의 펜들턴 워드와 코미디언 겸 팟캐스트 진행자 덩컨 트러슬이 공동 제작한 본격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클래시가 우주 시뮬레이터를 구입하고, 그 안의 캐릭터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주 내용. 다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자주 나오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광기에 휩싸인 듯하여 정신을 혼미하고 신경질적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 특유의 분위기가 또 중독성이 있고 묵직한 메시지까지 담겨있어 시청을 그만둘 수 없게 만든다. 총 8부작.
챌린저: 마지막 비행(2020)
1986년 1월. NASA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챌린저호가 발사됐고, 이 우주왕복선은 불과 73초만에 공중에서 폭발하며 엄청난 참사를 낳았다. 당시 탑승하고 있던 7명의 대원 전원 사망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는데,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인재에 가까웠다. 많은 전문가가 기술적인 부분, 발사 타이밍, 예산 등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국의 우주 기술 홍보를 위해 발사를 강행했고, 이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돌아왔다.
<챌린저: 마지막 비행>은 바로 이 비극적인 사건을 다시 조명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다. 대의를 위한 희생을 뻔뻔하게 포장하는 대신, 이 작품은 7인의 대원들이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자 연인, 친구이며, 이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부디 우리 사회도 이런 부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길 바라며.
로스트 인 스페이스(2018)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해진 지구로부터 탈출한 사람들. 지구의 대안으로 새롭게 타깃을 잡은 알파 센터우리 행성까지 가는 과정을 그려낸 넷플릭스 드라마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기존의 우주 생존물, 혹은 아포칼립스 장르와는 조금 다른 결을 보여준다. 항상 그 과정에서 각종 인간군상이나 대립관계, 정치싸움을 보여주는 것이 이 장르의 클리셰였다면,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그것을 정면으로 거부하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모든이가 새로운 보금자리로 향하는 여정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고 돕는 과정에서 따스한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총 3개 시즌으로 완결된 상태다.
카운트다운: 인스퍼레이션4, 우주로 향하다(2021)
테슬라 수장 일론 머스크가 만든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인스퍼레이션 4′라는 미션명을 달고 2021년 9월 15일 우주로 로켓 발사를 성공 시켰다. 선발된 민간인은 총 네 명으로 이들을 뽑는 과정부터 우주로 보내기 위한 훈련 스토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된 팀이 우주로 향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아주 보통의 사람인 우리도 우주 문턱을 밟아볼 수 있는 여지를 마음 한편에 품게 한다. 언젠가 창을 통해 광활한 우주를 음미하는 상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총 5부작.
에일리언 월드(2020)
인간과 흡사한 생명체가 서식하는 행성이 있을 거라는 상상은 늘 흥미롭다. 하지만 지구인의 상상력은 빈약하기 그지없어 외계인 클리셰 ET 정도에서 한계가 지어지기 마련.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 시리즈 <에일리언 월드>는 그 범주를 뛰어넘어 환경이 모두 다른 네 개의 가상 행성을 짓고, 그 안에 사는 생명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해냈다. 아직 닿을 수 없는 그곳에 대한 궁금증을 해갈 시켜 주는 작품. 총 4부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