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될 때면 군인으로 복무 중인 지인에게 안부 문자를 건넨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나라를 지키느라 고생이 많다고. 그리고 은근슬쩍 질문. “올해는 위스키 새로 뭐 들어와?” 야유와 질타를 받아도 어쩔 수 없다. 이번에는 또 어떤 위스키를 싸게 먹을 수 있을지 궁금하니까.
현역부터 예비군, 군인 가족과 친구, 친지 등 PX를 이용할 방법은 어떻게든 있기 마련. 어찌저찌 유통처를 만드는 데 성공하더라도, 정작 그 안에서 무엇을 집어야 할지는 늘 고민이다. 구관이 명관인 스카치위스키부터 올해 처음으로 군납 되는 따끈따끈 뉴페이스까지. PX 위스키 추천 리스트를 가져왔다.
알아두면 도움 되는 PX 이모저모
민간인도 쓸 수 있는 군마트가 있다?
면세 주류와 비면세 주류
PX는 영내와 영외로 나뉜다. 영내마트는 이름대로 부대 내에 있는 군마트로, 현역 군인이나 군무원이 아니면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곳은 영외마트. 이곳이 저렴한 이유를 면세 때문이라고 오해하지만, 영외마트에서 판매하는 주류 대부분은 면세가 아니다. 부대 비용을 극한으로 절감해 구현한 가격이다.
이와 달리 영내마트와 영외 일부 지점에서는 면세 주류도 취급한다. 면세 대상은 일부 국산주. 악명 높은 주세가 빠지면서 시중가를 넘어 영외마트보다도 확연히 낮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지인 중에 현역 간부가 있다면 부탁해 볼 법하지만, 안 해준다고 뭐라 하진 말자. 면세 주류는 연간 개인별 구매 제한이 존재하는데, 기껏해야 1년에 위스키 1병, 브랜디 1병 등 마음껏 구매할 수준은 절대 아니다.

PX 출입 조건
알다시피 PX는 아무나 들어가지 못한다. 출입 조건을 대략 정리하자면 이렇다. 현역 군인이나 군무원, 10년 이상 복무한 전역 군인, 국가유공자, 국가보훈대상자 등. 이에 해당하는 본인 혹은 그의 배우자, 더불어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비속까지 가능하다. 소집되어 훈련 중인 예비군도 물론 포함이다.
본인이 아닐 경우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밀리패스 앱을 통해 간단하게 인증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상무대쇼핑타운, 창원쇼핑타운처럼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예외 케이스도 존재한다. 다만 이 또한 거주 사실을 입증하는 절차를 거치니 참고하자.
PX에서 싸게 사는 법
PX를 이용할 때는 무조건 나라사랑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안 그래도 저렴한데 캐시백 혜택까지 받을 수 있으니까. 현재 신한, IBK, 하나에서 나라사랑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며, 캐시백 퍼센트나 월 한도 등 혜택은 카드사에 따라 상이하다. 관련 정보는 나라사랑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군마트가 아니더라도 카드 혜택 체급 자체가 좋은 편이니, 2007년 1월 29일 이후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남성이라면 하나쯤 추가로 갖춰 두자.
가성비가 내리는 PX 위스키 추천 6
2026년에 새롭게 반입된 주류 중 가장 반가운 얼굴이 아닐까. 한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기원 위스키가 군마트에 등장했다. 호기심은 있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여졌던 국내 위스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험하도록 하자. 셰리, 와인 캐스크를 활용한 위스키답게 달콤한 과실의 맛이 두드러지는 편. 뒤에 올라오는 스파이스에서는 마치 수정과처럼 한국적인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700ml, ABV 45%.
표면적으로는 국산 위스키지만, 100%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사용하는 이중국적 술. 글렌알라키의 마스터 블렌더이자 위스키 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유명한 빌리 워커의 터치가 들어간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시중에서 4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풀린 전적이 있긴 하지만, 면세 구매가 가능할 경우 3~4만 원대 가격을 상시로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메리트다. 무난한 맛과 향,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 500ml, ABV 40%.
안 그래도 가성비 좋다고 알려진 듀어스 12년. PX에서는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으니 안 살 이유가 없다. 명절 같은 특정한 시즌에는 글라스 패키지가 들어오기도 하니 호시탐탐 노려보자. 니트나 온더락으로 즐기기에도 좋지만, 세계 최초로 하이볼을 만든 브랜드답게 하이볼로 마셨을 때 제대로 빛을 발한다. 시트러스, 바닐라를 중심으로 한 균형 잡힌 풍미로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선사할 것. 700ml, ABV 40%.
위스키를 몰라도 조니워커는 모를 수가 없다. 모두가 아는 브랜드가 검증하는 고숙성 위스키가 군마트에도 떡 하니 있다는 사실. 골드 리저브도 들어오지만, 기회가 될 때 더 비싼 라인을 경험해 보는 편이 좋지 않겠나. 오렌지 향이 가볍게 느껴지는 시트러스한 달콤함이 두드러지며, 오래 숙성한 만큼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 에어링을 충분히 거치면 풍미가 한층 높아지니 여유를 두고 적시기를 추천한다. 750ml, ABV 40%.
버번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PX를 방문한 위린이라면? 고민 없이 와일드터키를 집어 들자. 예산 걱정 없는 저렴한 가격대는 기본, 금액을 웃도는 퀄리티로 버번의 매력을 충분히 체험할 수 있을 테니까. 50도가 넘는 고도수임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타격감으로 다가오는 건 와일드터키 정도 되니까 가능한 일이다. 바닐라, 캐러멜, 시나몬으로 대표되는 달콤한 맛과 향 또한 매력적. 700ml, ABV 50.5%.
‘피트에 오염되지 않았다’라는 도발적인 문구를 내세우는 글렌고인. 몰트위스키의 순수한 맛을 강조하는 만큼 깔끔한 맛이 특징적이다. 버번과 셰리 캐스크 혼합 숙성으로, 은은하게 풍기는 포도의 향취와 살며시 고개를 드는 스파이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편. 입고와 함께 빠르게 사라지는 PX 인기 위스키 중 하나이니, 방문 전에 전화를 통해 재고 유무를 확인하기를 권한다. 700ml, ABV 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