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는 분명 힘이 있다. 달래는 힘, 복돋아주는 힘, 치유하는 힘, 그리고 거기엔 분명 유혹하는 힘도.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과 시원한 파도가 몰아치는 푸른 바다. 각자 나름의 로맨스를 품고 백사장으로 달려나갈 그들을 위해 에디터들이 유혹의 플레이리스트를 꺼내들었다. 물론 로맨스의 대상에 딱히 제한은 없다. 오랜 연인이어도 좋고, 썸 타는 중인 이성이면 더 좋고, 오늘 처음 만난 낯선 이성이면 제일 좋겠지.
<에디터 Sonny의 추천곡>
Track 01. G-Eazy, Tyga – Bang
‘쇼미더머니’가 방영하고 나서, 힙합을 잘은 모르지만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아졌다. 당신이 술 한 잔 건넨 그녀도 이런 사람이라면, 물결처럼 부드러운 멜로디보다는 성큼성큼 박력 있게 끌어당기는 비트가 답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신나서 비기나 우-탱 클랜을 트는 건 서너 번째 데이트로 보류해 두고, 적절한 박력과 새벽 감성을 겸한 이 곡을 배경 삼아 술 한 잔 더 걸치자.
Track 02. Beegie Adair Trio – I’m Getting Sentimental Over You
엘라 핏츠제럴드의 원곡을 인스트루멘털로 리메이크한 곡. 에디터가 실제로 써먹는(?) ‘칠 로맨틱 재즈’ 플레이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티스트로, 이 플레이리스트를 틀 때는 둘이서 와인을 한 병 끝냈을 때다. 이때를 위해 캔들도 하나 사 놓는 기특한 준비성까지 갖췄다면, 이제 서로의 눈동자에 취할 준비나 하면 된다.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3. 연남동 덤앤더머 – 너랑 하고 싶다
일단 이 노래를 틀기 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은 당신 앞에 그녀가 맨정신이면 곤란하다는 것. 왕년에 침 좀 맞아봤다면 모를까 섣불리 재생했다가는 손바닥, 혹은 타액 중 하나는 받아낼 준비 해야 할 거다. 기분 좋게 알딸딸한 상태에서 듣는다면 당신은 유머러스한 남자로 각인될 테고, 아니라면 평생 그녀의 안줏거리 확정. 뭐 어떤가, 인생은 무조건 직진이다.
Track 04. So!YoON!(황소윤) – zZ’City
푸른 달이 뜬 바다에 그녀와 앉자. 몽환적인 황소윤의 목소리가 둘의 시간을 아득하게 만든다. 여름 바다의 소요도 비켜 간 달그림자에 숨어 잠꼬대 같은 말들을 나누자. 그 시간 그녀와 당신은 시가 되고, 가장 푸르게 빛날 테니.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5. George Michael – Careless Whisper
분명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의 ‘Careless Whisper’라고 한다면 “그게 무슨 노래야?”라고 되묻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가타부타 없이 마성의 색소폰 인트로만 들려줘도 열에 아홉은 모두 무릎을 칠 것이다. 맞다. 전국민이 알고 있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꼭 야릇한 분위기 자아낼 때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그 곡이다. 물론 드립성 리스트에 가깝지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하이텐션의 분위기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면 모두 빵 터질 것이 분명한 0순위 곡이다.
Track 06. Daft Punk – Something About Us
국내 한정으로 다프트 펑크는 유독 ‘힙’한 이미지를 잘 보존하고 있다. 이들을 잘 모르는 이라도 ‘Get Lucky’ 같은 곡의 익숙한 멜로디에는 누구나가 흥얼거리며 어깨를 들썩이기 마련. 다만 그 곡이 너무 흔한 셀렉션이라면 ‘Something About Us’ 같은 불후의 초기 명곡을 선곡해봐도 좋다. 일단 가사만 봐도 기가 막히지 않나. ‘비록 지금 이게 맞는 상황도, 내가 맞는 사람도 아닐 수 있지만, 나는 그 무엇보다 너를 원해.’
<에디터 신원의 추천곡>
Track 07. 브로콜리너마저 – 춤
뻔한 사랑 노래가 아니다. 보컬 윤덕원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사랑을 함께 추는 ‘춤’으로 함께 꾸는 ‘꿈’으로 섬세하게 빗대어 노래한다. 혹여 말주변이 없어도 이 노래가 당신의 남다른 감성을 대변해 줄 거다.
상대가 인디 음악에 별 관심 없다면 이 노래는 처음일지도. 처음이라면 당신을 통해 처음 접하는 멜로디와 가사가 그만큼 신선하고 강렬하게 다가올 것이고, 만약 이 노래를 알고 있다면 그녀와 취향이 비슷하다는 사실에 당신을 더 가깝게 느낄 것이다. 달달하고 잔잔한 멜로디가 특유의 시적인 가사와 어우러져 이 노래를 함께 듣는 것, 그 자체로 낭만은 시작된다.
Track 08. 산이(San E), 레이나 – 한여름밤의 꿀
죽었던 연애세포도 다시 살릴 만 한 노래. 시끄럽진 않지만 적당히 발랄한 멜로디가 자연스레 기분을 가볍게 업시킨다. 밤 하늘의 별, 살랑이는 바람 그리고 취한 듯한 너. 밤하늘의 별과 바람은 여름밤의 기본 요소. 그 순간 중요한 사실은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
없던 감정을 솟구치게 만들 순 없을지라도, 왠지 인연을 찾아 헤매야만 할 것 같은 아련함과 설레임을 불러일으킨다. 좋다가도 싫고, 쉬워 보이면서도 한없이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연애다. 그러나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달콤함 때문 아닐까. 복잡한 건 다 지워버리고 한여름밤의 꿀처럼 로맨스의 달달함 만을 기억하며 푹 빠져들고 싶을 때 슬며시 이 노래를 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