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장면에선 항상 비가 오지. 열대 우림 기후 속에 살고 있나.’ 1995년 발매된 R.ef의 명곡 ‘이별 공식’이 지금을 예견하는 기후 스포 송이었다니.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 앞에서 한껏 신경 쓴 스타일도 속수무책이다. 그중 가장 난감한 건 바로 우산 사정권에서 벗어난 당신의 발. 꿉꿉하게 젖은 채로 온종일 신경 곤두서있지 말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방수 신발 하나 장만하자. 여름 다 끝났다고? 폭설이 내린 후 바닥 풍경, 그새 잊은 건가.
기능성에 치중하면 디자인은 뒷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 틀린 지 오래다. 멀리 가지 말고 영국 신발 브랜드 클락스(Claks), 캐나다 아웃도어를 이끄는 해븐(Haven)이 만든 ‘오리지널 고어텍스 발리스틱 왈라비 부츠’로 이를 확인하자. 일단 군용 전술 신발의 특성을 담아낸 기능성에 주목.
아웃도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어텍스 라이닝을 적용해 방수와 통기성을 챙겼고, 비브람 모어플렉스 아웃솔로 비 오는 날 험한 꼴 당하지 않도록 접지력도 갖췄다. 아울러 헤링본 패턴 디테일과 스웨이드 악센트가 적용된 모카신 스타일로 투박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만듦새도 훌륭해 정교한 박음질이 당신의 발을 꽁꽁 사수한다.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스위스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ON의 클라우드 방수 러닝화. 트레일 러닝을 위해 제작된 신발인 만큼 다양한 지형에서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발을 지지해준다. 힐끗 봐도 한눈에 보이는 범상치 않은 밑창은 뛰어난 쿠셔닝과 그립을 자랑한다.
또한, 멤브레인이라는 특수 기능을 통해 강력한 방수, 방풍 효과를 오래도록 유지한다. 갑작스러운 비에도 걱정 없도록, 젖은 땅, 마른 땅, 산길도 문제없는 ON 클라우드 방수 러닝화로 일상과 여행에 당신의 발에 평화를 가져오길.
외관만 봐도, 소재만 봐도 딱 감이 온다. 이건 누가 봐도 방수를 넘어 물을 튕겨낼 신발이라고. 아웃도어 영역에서 나름의 일가를 구축한 브랜드 대너와 스노우피크가 협업을 통해 완성한 트레일 필드 프로 부츠가 그렇다. 두꺼운 고어텍스 어퍼와 비브람 아웃솔의 조화로 줄기차게 내리는 비는 물론, 물웅덩이도 그냥 첨벙첨벙하고 건널 기세다.
물론 소재 때문에 디자인과 실루엣이 조금 흐리멍덩해진 감은 있다. 그래도 ‘비록 내 온몸이 다 젖는 한이 있더라도 이걸 포기할 순 없어’ 같은 극단적인 멋쟁이가 아니라면 한 번은 눈여겨보길. 효과 만점을 보장한다.
최적의 선택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스타일도 신경 쓴다면 레드윙(Redwing)의 헤리티지 와쿠타(Heritage Wacouta) 부츠를 집어 들자. 왁스 처리된 캔버스 덕분에 그래도 기본 이상의 방수능력은 갖췄는데, 레드윙 고유의 고풍스러운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도 잘 지켜냈다. 다만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제품과 달리 스포티한 면은 살짝 떨어지는 편. 그래도 트레일 러닝을 하는 게 아닌 이상에야 비가 침범할 여유는 거의 없으니 안심하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Huckberry와 부츠를 만드는 대너(Danner)가 기존 ‘버티고 917’ 모델을 업그레이드 시켜 ‘골드러시(Goldrush)’를 만들었다. 이 둘의 협업 결과는? 100% 방수 처리된 풀 그레인 가죽 어퍼 아이템으로 귀결됐다.
땀과 수분 방출에 탁월한 고어텍스 라이너와 비브람SPE 미드솔로 당신의 두 발은 언제나 쾌청할 전망. 설포에는 대너와Huckberry 로고가 새겨져 두 브랜드의 존재감을 매력적으로 드러낸다. 힐탭 스웨이드 디테일과 강단 있어 보이는 외형에 두 발을 맡겨버리고 싶다.
세계 최초의 100% 방수 니트 신발 Vessi Cityscape. 2017년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통해 선보였으며, 반응이 좋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현재까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일단, 무겁고 투박하거나 칙칙하지 않아서 좋다. 운동할 때도 일상에서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산뜻한 디자인이 흔치 않으면서도 눈을 사로잡는다.
편안한 착용감을 위한 통기성과 탄성, 내구성은 기본. 멤브레인 기술로 물을 맞거나 발이 침수되는 상황에서도 물이 신발 내부로 침범하지 않는다. 게다가 Hydrophodic 트리트먼트 덕분에 흙탕물이나 이물질에 강하다. 스타일과 방수, 편안함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영특한 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