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bia River Knife and Tool의 앞 글자를 따서 CRKT가 되었다. 그 이름에서 뭘 만드는 회사인지 그 정체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칼과 각종 도구를 만드는 회사다. 그것도 무려 1994년부터 칼과 도구만 만들었다. 그 와중에 CRKT는 물론이고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1979년부터 수제 칼을 제작해온 장인 탐 히치콕(Tom Hitchcock)이 합류해 이름마저도 기괴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Daktyl이다.
CRKT의 모든 제품은 단 한 가지 원칙을 위해 존재한다. 손에 쥐는 것은 단순히 칼이 아니라 자신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가 자신있지 않은 제품은 아예 내놓지 않는다. Daktyl의 해괴한 모습을 보면, 글쎄, 사실 잘 안 잘릴 것 같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CRKT의 대원칙을 믿어라. Daktyl은 생각보다 편하고, 생각보다 잘 잘리며, 생각보다 유용하다.
바지의 벨트라인에 끼우고 다니다가 필요 시 꺼내서 쓰면 된다. 칼을 펼칠 때는 앞쪽의 레버를 엄지로 누르고 칼날을 바깥쪽으로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돌려주면 되고, 접을 때 역시 레버를 누르고 돌려주면 된다. 양손잡이용이라서 칼날이 양방향으로 회전한다는 것은 비밀. 칼을 펼쳤을 때의 총 길이는 173.05mm로 성인 남성이 한 손으로 다루기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모양이 독특해서 CRKT가 ‘Hitchcock’ 스타일이라고 명명한 칼날은 정교한 자르기를 요구하는 작업에 최적화 되어있다고 한다. 정교한 자르기를 요구하는 작업이 별로 없다면, 병이라도 따자. 바지춤에 찰 수 있게끔 해주는 링크를 이용하면 병도 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