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설을 맞아 대한민국의 고속도로가 다시 한번 들썩일 예정이다. 민족 대이동도 대이동이지만 가장 무서운 건 역시 설날과 추석마다 과하게 신이 나있는 어린 조카들이다. 이 녀석들은 대체 아침부터 뭘 먹었길래 주유가 갓 끝난 F1 머신처럼 으르렁대며 현관문부터 드리프트를 하며 나타나는 것인가?! 이 광란의 F1 머신들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어른들께 인사를 하는 둥 마는둥 하더니 곧바로 각종 신기하고 진귀한 것들이 진열되어있는 내 방이 피트 스탑(Pit Stop)인양 달려간다. 거실에서 오랜만에 뵌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던 나도 뒤늦게 알아차리고 허겁지겁 들어가 보지만 이미 내 방의 소중한 다이캐스트들과 피규어들은 방바닥에서 각 파트별로 분리되어 뒹굴고 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이러한 대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진열된 모든 물품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피만 시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내 방에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조카 녀석들은 피규어들이 피신해있는 장소를 찾을 때까지 온 집안을 상대로 특검에 버금가는 압수수색을 펼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그것도 울면서). Craighill Jack 퍼즐은 조카들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하기 전에 그들의 관심을 돌려놓음과 동시에 거친 손길에서도 충분히 설 연휴 동안 버텨낼 튼튼한 맷집도 갖춘, 최고의 퍼즐이다. 황동으로 된 6개의 막대기들이 서로 정확하게 맞물리게끔 제작된 이 퍼즐은 1 lb(약 0.5kg)의 무게로 평소에는 문진(paperweight)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건 이 퍼즐을 해체하면 어른인 우리들도 맞추기 힘들 정도로 은근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이 퍼즐의 늪에 빠진 조카 녀석들은 아마 하루 종일 이 반짝거리는 퍼즐 붙들고 하루 종일 조용히 방 안에서 머물러있을 것이다. 온 집안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