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a L by Dellekamp Arquitec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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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지면의 눈높이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수많은 사람이 주말마다 산을 찾는 이유도, 매 휴가철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이유도,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올라가려 하는 까닭도 이 때문일 것이다.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 서편에 위치한 L House 역시 위에서 내려다봐야 그 맥락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L House는 Derek Dellekamp가 자신의 성씨를 따서 이름을 지은 Dellekamp Arquitectos 건축 사무소에서 설계한 주말 별장이다. 숲 속에 놓인 이 별장은 약 158평의 면적을 차지하지만, 그 공간을 지배하지 않고 함께 존재한다. 그 모습을 높은 곳에서 바라본다면 어째서 ‘L House’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바로 건축물의 모양이 L자이기 때문이다.

멀리서 본 L House가 ‘숲과 별장의 공존’이었다면 가까이서 살펴본 L House는 ‘개방과 폐쇄의 공존’이라 할 수 있겠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지극히 개인적인 테라스부터, 각 방을 은밀하게 이어주는 복도는 마치 조용한 산사를 연상케 하고, 동시에 탁 트인 풍경을 선사한다. 정원과 숲에 접해있으니 창문은 넓게, 집의 양 끝 파티오는 절경을 위해 개방된 채로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