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볍고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하고 싶을 때 훌륭한 월남쌈, 불같은 금요일을 보낸 뒤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쌀국수, 정기적으로 한번씩 먹어줘야 하는 팟타이, 중국집 볶음밥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에 먹어주는 카오팟 등, 이제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은 다양한 해외 음식들 덕분에 그에 어울리는 소스들도 어느샌가 스리슬쩍 우리의 혀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세입자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익숙한 소스를 꼽아보자면 뭔가 밋밋하게 느껴졌던 음식에 알싸한 매콤함을 더해주는 스리라차 소스를 꼽을 수 있는데, 스리라차 소스가 아무리 분발한다고 해도 수많은 전통의 한국 양념장들을 통해 만만치 않은 경험치가 쌓인 우리 한국 사람들의 혀를 만족시키기엔 아직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러한 우리의 아쉬움을 달래주고자 저 멀리 뉴욕 브루클린에서 다양한 소스를 제작하는 업체 Bushwick Kitchen이 스리라차 소스와 고추장을 섞은 Bushwick Kitchen 고추장 스리라차를 선보였다. 전라북도 순창이 아닌 뉴욕 브루클린에서 제작됐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최소한 이들은 스리라차의 발랄함을 잡아줄 유일한 대안은 고추장의 묵직함이라는 점을 알아차렸다는 부분이 기특하면서도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도무지 빈틈이 보이지 않는 이 소스가 과연 고추장에 있어선 매우 까다로운 한국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