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미국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몇 년간 대중에게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음악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힙합은 화려함 속에 기본이 되는 비트가 핵심요소다. 그 비트를 찍어내는 이들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힙합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실, 연구소 또는 비트 공장이 되기도 한다. 라프 라시드(Raph Rashid)는 2005년 DJ를 비롯한 비트 메이커들의 위대한 작업 공간들을 사진에 담아 ‘Behind the Beat’라는 사진집을 발간한 사진 작가다. 특히 힙합씬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힙합을 사랑했던 대중을 사로잡은, 지금은 전설로 남은 제이 딜라(J Dilla)가 집에 있는 작업공간에서 비트제작에 몰두하는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은 Behind the Beat의 하이라이트였다. 그 이후로 몇 번 재발간되었지만, 이제 세대가 바뀌고 그 때의 작업공간이 없어진 지금 새로운 비트제작소가 궁금해진 대중을 위해 라프 라시드는 ‘Back to the Lab: Hip Hop Home Studios’를 내놓았다.
전작 보다 조금 더 내용을 담아 총 214페이지의 사진집으로 나온 이번 작품은 그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담은 사진들이 실려 있다. 이번에는 11년이라는 시간동안 새롭게 등장한 힙합세대와 이미 자신만의 힙합영역을 구축해 온 세대들까지 총 3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홈 스튜디오를 중점적으로 담아 내고 있어 힙합에 있어 입문자부터 매니아들까지 모두 소장하고 싶을 만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전작에서도 선보였던 비트의 왕 제이 딜라의 어머님을 찾아가 먼저 유명을 달리한 아들의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단순히 온몸을 자극하는 비트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라프의 새로운 사진집 ‘Back to the Lab: Hip Hop Home Studios‘과 함께 감성까지 자극 받을 수 있는 힙합에 관한 영감을 얻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