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퍼트(Gumpert). 독일의 소규모 슈퍼카 제조업체를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름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아폴로라는 초고성능 슈퍼카를 제조해 냈지만 안타까운 디자인과 판매부진으로 2012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춘 브랜드다. 몇 년이 흐른 뒤 그 가능성을 본 이에게 인수되었고, 그 원대한 포부의 상징인 아폴로를 내세워 아폴로 오토모빌(Apollo Automobil)로 돌아왔다. 첫 번째 컴백 모델인 애로우(Arrow)는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되고 힘있는 디자인과 무려 1,000마력 360km의 최고속도, 제로백 2.9로 여전한 기술력과 정신차린 디자인을 보여주며 차기작을 기대하게 했다. 기대에 대답이라도 하듯 최근 영혼을 담은 슈퍼카 인텐사 이모지오네(IE_Intensa Emozione)를 공개하고 굼퍼트 때의 뼈저린 실패를 본격적으로 만회하고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을 준비를 마쳤다.
배트맨 정도는 되야 탈 수 있을 것 같은 위협적인 외형은 이름처럼 감춰진 감성을 살짝 살짝 드러내고 있다. 헤드램프가 켜지는 순간 그 위협은 현실이 되고 격렬한 주행은 시작된다. 예전의 병맛 디자인은 더 이상 고집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원래 고속 주행에서의 다운포스 기술이 뛰어났던 엔지니어 팀은 300키로의 속도로 주행시 무려 1,350kg 이상의 다운포스를 발생하도록 설계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 한 설계로 최고 속도 335키로에 제로백은 애로우보다 빠른 2.7초다. 겉모습과 완전한 색의 대비를 이루는 강렬한 레드의 인테리어와 핸들안에서 핵심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슈퍼카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직설적인 과감함이다. 가격은 30억 정도로 책정되었고 질주본능을 감출 수 없는 이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며 전 세계적으로 단 10대만 제작된다. 한 번의 실패를 겪었던 아폴로가 처음 가졌던 원대한 포부의 실현을 이 영혼은 담은 슈퍼카와 함께 이루게 될 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