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코리안(Corian). 목재. 철. 황동. 유리. 보통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료들일것이다. 좋은 커피에 대한 갈망과 기존의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한 싫증이 만나 그 어떤 다른 에스프레소 머신과도 같지 않은 생김새와 경험을 선사해줄 괴상하면서도 오묘한 녀석이 등장했으니, 그 이름은 AnZa이다.
인테리어 소품같은 기존의 에스프레소 머신의 디자인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AnZa는 Concrete와 Corian, 두 가지 색상으로 구매할 수 있다. 보통의 제품이라면 재질이나 생김새가 완벽하게 같은 채로 색상만 달랐겠지만, AnZa의 경우에는 각 모델에 쓰이는 재료가 완전히 다르므로 두 모델이 주는 느낌 차이는 하늘과 땅 수준이다. Concrete 모델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콘크리트가 통째로 쓰인 하우징을 사용했으며 거칠고 건축물 같은 공업적인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Corian 모델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원자재 기업인 듀퐁사의 Corian이 사용되었으며 이는 새하얗고 깔끔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각 색상에 맞춰 다이얼이나 핸들의 디자인 및 재질 역시 달라지는 부분 또한 눈여겨볼 만 하다.
양면적인 매력을 지닌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은 인류의 공통된 욕구가 아닐까 싶다. 서양에는 유명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이야기가 있으며, 동양에선 짬뽕과 짜장을 한 그릇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짬짜면이 있으니 말이다. 당신의 주방, 혹은 당신의 카페에서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낼 에스프레소 머신은 과연 Concrete가 될 것인가 Corian이 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