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옷을 살 때 시각적으로 조화가 넘치고 패셔너블한 느낌을 주는 옷을 사지, 컴퓨터나 가젯처럼 화려한 신기능을 보고 옷을 사지 않는다. (되려 컴퓨터나 가젯을 패션 아이템처럼 디자인을 사는 경우는 많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기능성이라는 단어는 패션과는 동떨어지고 때로는 재고처리 아웃렛의 느낌을 줄 때가 많은데, 일본이 하면 고기능성마저도 뭔가 다르다.
기능을 강조하는 의류를 만드는 일본 브랜드인 alk phenix는 17년도 봄/여름 콜렉션을 발표했다. alk (歩く)라는 단어는 일본어로 산책이라는 뜻인데, 이에 맞게 현대적인 느낌과 일본의 전통미가 동시에 엿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주머니 등의 수납공간의 능력과 메쉬같은 첨단 소재가 강조된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2010년 큰 인기를 끌었던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왔던 원빈의 한 땀 한 땀 트레이닝복이 유행하며 많은 유명인들이 패러디를 했고, 대부분 그 트레이닝복을 소화하지 못한 채 웃음거리로 지나간 것과 같이, 예사롭지 않은 사람만 소화할 수 있는 이 범상치 않은 옷들은 까딱하다가는 후줄근한 츄리닝 차림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기억하자,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