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홍대에 가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땡볕 더위가 절정에 이르던 작년 8월, 20대들은 한겨울에나 꺼내는 비니를 쓰고 활보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바로 고등래퍼의 양홍원과 쇼미더머니 6에 출연한 우원재의 시그니처 패션을 따라 한 모습이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트 랩스타, 고등래퍼와 같은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흥하면서 몇 년 동안 대한민국에 힙합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음원 차트 10위 안에 랩퍼들이 참여하지 않은 곡을 찾기 힘들 정도다.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힙합의 열기가 아동용 교육책에까지 스며들고 있다. Little Homie가 지은 ‘A B to Jay-Z’가 바로 그 증거다.
‘A B to Jay-Z’는 다음 세대 래퍼들의 조기 교육을 위한 책이다. 모든 알파벳 책들은 A는 Apple, B는 Ball이라고 가르쳐주지만, Little Homie의 책에서는 A는 Akon, B는 Beyonce라고 일러준다. 현세대의 레전드 래퍼들을 알파벳을 통해 담아낸 이 책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이들에게 랩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독특한 발상에 걸맞게 책에 있는 그림 또한 범상치 않다. 책을 펼치면 굉장히 힙한 패션과 독특한 머리 스타일을 가진 아저씨들이 각 페이지마다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빨간 힙합 바지에 LA가 적힌 스냅백을 쓰고 있는 힙합계의 레전드 닥터드레부터 금목걸이에 휘황찬란한 티를 입은 독특한 인상의 Biggie Smalls까지 그들만의 스웨그가 물씬 묻어난다. 힙합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A B to Jay-Z’는 유행에 딱 맞는 알파벳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