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스포츠카, 명차라는 카테고리 안으로 영국은 좀처럼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신사의 나라여서 겸손함이 미덕인 건지 아니면 정말 기술이 없는 건지. 적어도 후자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다른 국가 브랜드가 인수한 롤스로이스, 벤틀리 같은 경우를 보면 역사나 기술력은 충분한데 딱히 영국차라는 이미지는 없는 듯하다. 그나마 재규어는 최근 디자인의 변화를 주면서 최소한 국내에서는 영국 차라는 자존심을 힘겹게 지켜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오랫동안 레이싱 카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Lister는 재규어 중에서도 F-타입 모델을 기반으로 도로 위에서 힘 좀 쓸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기술을 집약시켰다. 그 결과 영국의 자존심이 뿜어내는 강력한 섬광 Lister Thunder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Lister는 그동안 재규어를 기반으로 여러 모델을 선보인 바 있지만, 이렇게 빠르고 강력한 모델은 처음이다. 워낙 재규어 F타입이 쿠페 스포츠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 최고 스펙의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기존의 차체와 5.0L 슈퍼차저 V8엔진을 동일하게 장착했지만, 출력을 강화해 무려 666마력을 뿜어낸다. 덕분에 최고 시속 334km/h에 제로백은 3초에 가까워졌다. 시트에 전체적으로 둘러져 있는 나파 가죽은 36가지 색상으로 선택이 가능하고 추가 비용을 통해 카본 보닛을 장착할 수도 있다. 영국차로는 보기 드문 스펙을 장착한 만큼 오직 99명의 주인만이 이 차를 소유할 수 있으며, 99명의 주인 모두 Lister 드라이빙 클럽에 자동 가입되어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조만간 모터쇼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공개될 Lister Thunder는 14만 파운드 한화로 약 2억 1천만 원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세상에서 가장 빠른 99대의 재규어 Lister Thunder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리스터 썬더를 통해 순수 혈통 영국 차에 대한 이미지 역시 조금은 바뀌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