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활기 넘치는 도시 분위기와 자연이 주는 광막한 고독, 두 세계 사이에 놓인 집 한 채가 있다. 오스트리아 서부 Bürserberg 마을에 위치한 House in Tschengla가 바로 그곳이다. 집 전체를 두르고 있는 알프스 식물들과 억지스럽게 가공되지 않은 자연환경은 높은 고도에 위치한 이 집을 마치 은신을 위한 요새처럼 느껴지게 한다. 여기 당신의 가쁜 숨을 잠시 멈추게 해 줄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 있으니, 당신은 이 아늑한 목조 주택에 머무르며 날 것 그대로의 풍경을 먹고, 만지고, 느끼기만 하면 된다.
잠시 감탄을 멈추고 Innauer-Matt Architekten가 빚어낸 이 공간 안으로 들어가 보자. 당신은 주방으로 통하는 복도를 지나게 될 것이다. 베란다와 연결된 주방은 당신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과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로 제격이다. 식사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천장이 낮아 아늑하고 더 친밀한 기분이 느껴지게 한다. 그 무섭다는 ‘밥정’이 들기 딱이라는 얘기. 또한, 이 집의 핵심인 파노라마 창은 매일 모습을 달리하는 산의 경치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걸음을 옮겨 주방 쪽 벽 사이에 설치된 계단을 오르면 침실, 욕실, 작은 도서관까지 갖춘 다락방이 나오는 데 채광도 좋아 당신이 쉬고, 놀고, 다시 쉬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가공되지 않은 가문비나무 목재와 거친 회색의 벽, 높고 낮은 천장들은 House in Tschengla를 더욱 낯설고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왠지 당신만 알고 있을 법한 이 공간을 마음껏 누려보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