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말한다. 전통의 미가 모던함과 조화를 이뤄 한국적인 멋을 극대화 시킬 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적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집도 예외일 수 없다. 한옥은 관광지가 될 만큼 특색 있는 전통 가옥이다. 외관상으로는 충분히 멋스러운 한옥이지만 편안함과 실용성에 젖어 사는 현대인들에게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갖춘 이 집에 사는 것은 다소 답답하고 불편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춰 살기에 더 안락하고 편안함이 느껴지도록 변형되어야 한다. 집이란 무릇,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즐거워야 자신의 소임을 다 한 것이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감이 안 온다면 낙락헌이 답이 된다.
2015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한 구가도시건축은 이미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현대식 한옥보다 모던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집을 지으려고 했다. 1층을 주차장과 입구로 사용해 실제 거주공간이 반 2층에서 시작하는 필로티 구조를 적용된 이 집은 고풍스러운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집안에서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실내구조는 한옥의 느낌을 잘 살려내면서도 담에 가려진 프라이빗 한 공간은 사는 이들의 안락한 주거 환경을 완성했다. 중요한 건 내부와 외부가 결코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것. 지극히 한국적인 주제로 시작한 낙락헌은 현대건축이 지향하는 소스들을 담는 것으로 그 안에서 공생하는 우리들의 삶을 표현해 냈다. 이제 답이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