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 다양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음악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유형의 것에서 무형으로 변화해왔다. LP판에 핀을 올리면서 느꼈던 설레임, 카세트테이프가 늘어나 볼펜으로 다시 감았던 추억, CD 플레이어의 혁신에 놀란 것도 잠시 MP3 플레이어의 파일의 등장과 함께 이전의 것들은 장식장에나 두는 골동품 내지는 소장품, 혹은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렸다. 시대와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최근 LP판이 다시 유행하면서 LP판의 재생을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턴테이블의 제작이 무척이나 활발해졌다. 턴테이블과 함께하는 감성은 그대로 전해지지만 기술만큼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기술과 아날로그의 조화는 최근 IFA 2017에서 공개된 테크닉스(Technics) 클래식 레퍼런스 모델SP-10R(Reference Class SP-10R)로 화려한 정점을 찍었다.
턴테이블을 수십년간 만들어오던 파나소닉(Panasonic)의 자회사인 테크닉스는 MP3와 음원이 절정에 다다른 2010년 더 이상의 실적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업을 접어야 하는 시련을 겪었었다. 하지만 2014년 다시 LP판이 유행의 조짐을 보이면서 파나소닉은 다시 테크닉스를 살려내고 곧 디지털기술을 접목시킨 SL-1200 시리즈로 컴백을 알렸다. 그런 테크닉스가 이미 1975년과 1981년에 제작한 SP-10 시리즈의 클래식함을 모토로 그동안 선보였던 모든 기술의 결정체인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SP-10R을 발표한 것이다. 새로운 다이렉트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코깅프리(Cogging free)를 실현했다. 7KG의 묵직한 턴 테이블은 황동과 알루미늄, 고무의 3중 구조로 재생 시 잡음을 최소화하여 세계 최고수준의 소리대잡음(S/N Ratio) 비율과 무려 0.015%의 WOW & Flutter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와우! 이렇게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최고의 기술로 가장 깔끔한 음질을 구현한 SP-10R. 아쉽지만 2018년 여름까지는 기다려야하는 인고의 시간을 소비자들에게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