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가끔가다가 “이번 주 짝은 너희가 앉고 싶은 대로 앉아라-” 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각자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떠올리며 과연 그 친구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하는 치열한 심리전에 돌입한다. 나름의 필터링을 거친 후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붙어다녔던, 자신이 최종 낙점한 친구에게 다가가 “야 나랑 같이 앉자”라고 했는데, 그 친구가 “나 벌써 짝 정해졌는데?”라고 했을때의 그 배신감이란.. 하지만 멍하니 배신감을 만끽할 시간이 없다. 어서 빨리 다른 짝을 찾아야 4분단 뒤 맨 끝자리에 혼자 앉게 되는 불상사를 면할 수가 있다..! HP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꽤나 친분이 두터웠다고 생각했던 비츠(Beats)가 애플과 짝이 되어 1분단 맨 뒤에서 일진 놀이하며 시시덕 거리고 있으니 분명 꼴도 보기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곧바로 덴마크 유학생 뱅앤올룹슨에게 손을 내밀어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고 한다. 그렇다고 찐따같은 두 명이 어찌어찌 짝이 된 것이 아니라 각자 나름의 위치에서 각 잡고 있던 아이들이라 꽤나 시너지 효과가 클 듯하다. 음향 부분에서 뱅앤올룹슨만큼 HP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파트너는 찾기 힘들 것 같고, 뱅앤올룹슨 또한 모바일 체제로 전환하는데 HP만한 파트너가 없는 듯하다. 과연 새로운 짝을 찾아 떠난 비츠에게 화려한 복수를 할 수 있을지 한번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