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가고 어느덧 가을이 왔다. 퇴근 후 선선한 가을 바람맞으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딱 좋을 계절. 그렇다. 이 소리 여름이 왔을 때도 했었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을 때도 했던 것 같고, 추운 겨울이 왔을 때도 했던 것 같다. 맥주는 그냥 사시사철 언제든 어울리는 술인 것 같다.
한국 맥주의 청량하기 그지없는 맛에서 벗어나 점차 다양한 옵션을 즐기기 시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하이트, 카스 두 종류밖에 없는 줄 알고 살았고, 무조건 소주를 섞어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학교 선배들에게 교육받으며 자라왔는데 알고 보니 세상엔 셀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종류의 맥주가 있더라. 이렇게 기쁜 소식이.. 그래서 이번엔 미국 오레곤주의 유진이라는 자그마한 시골 도시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는 맥주회사 닌카시(Ninkasi)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만 들으면 일본 맥주회사인 것 같지만 ‘닌카시’는 고대 수메르 사람들이 섬기던 술의 여신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회사에서 올해 9월 ~ 12월 동안만 판매되는 특별한 맥주 닌카시 브루잉 누아르(Ninkasi Brewing Noir)를 내놓았다. 커피와 맥주. 왠지 모르게 가을과 어울리는 두 요소를 섞어 만들었다니 더욱 구미가 당기는데, 이 제품만큼은 치느님과 함께 하기보다는 따로 이 맥주 고유의 맛을 즐겨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무례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내가 미쳤나 보다. 감히 치느님을 건드리다니. 닌카시 브루잉 누와르에도 치느님의 은혜가 강림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