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깨끗하게 씻고 깔끔한 잠옷으로 환복 후 휴식을 취하는 일. 이 행위 자체가 힐링이라는 사실은 직접 해봐야 안다. 밤새 몸에 닿아도 거슬리는 부분이 없도록 디자인과 소재에 신중을 기한 옷이 바로 잠옷이다. 수명을 다한 옷들을 입거나 맨몸에 속옷 차림으로 잠자리에 드는 것에 익숙하다면 큰마음 먹고 잠옷이라는 세계에 눈을 돌려보자.
잠옷은 일상복을 고르는 것처럼 디자인, 소재, 디테일 등 따져야 할것들이 많다. 긴긴밤 더욱 안온한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쩌면 더욱 꼼꼼한 안목이 필요할 수도. 막막한 당신을 위해 깔끔한 디자인과 소재별 남자 잠옷 리스트를 준비했다. 선물용으로도 추천한다.
잠옷 소재별 장단점
소재도 취향에 따라 고르자
시어서커
윗세대에서 ‘지지미’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시어서커.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여름옷에 최적화된 소재다. 실의 장력을 다르게 해 직조하거나 수축성이 다른 두 개의 실을 사용해 요철과 주름을 만든다. 그 덕에 피부에 달라붙지 않아 쾌적한 착용감이 특징. 구김에 강해 관리가 손쉽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다른 직물에 비해 조직이 헐거운 편이라 세탁 시 변형에 유의해야 한다.
리넨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섬유인 아마(Flax) 식물 줄기에서 얻는 천연 섬유다. 까슬까슬한 감촉이 인위적이지 않아 편안함을 주며 자연 섬유라 피부 자극이 적다. 섬유 사이가 느슨하게 짜여 공기 순환이 잘 되며 땀 흡수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면보다 내구성도 뛰어난 편. 단점은 변색과 세탁 시 다소 수축이 일어날 수 있다. 구김도 많이 가지만, 이것이 또 리넨의 자연스러운 멋.
레이온
목재 펄프의 섬유질을 추출해 화학적으로 가공한 재생 섬유다. 가격이 비싼 실크 대체제로 만들어져 1900년대 초반 대중화됐다. 가공 방식에 따라 탄성, 밀착감 등이 다르며 인견, 비스코스, 모달, 텐셀 등 익숙한 소재들이 모두 레이온 계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통기성, 흡습성이 우수하며 색상이 선명하고 고르게 나와 프린트, 패턴, 염색에 유리한 것은 장점. 물에 약해 습기를 머금었을 때 손상 위험이 커지고 마찰에도 다소 약한다. 구김도 잘 간다.
면
인류가 사용한 가장 유서 깊은 섬유 중 하나다. 이 소재는 활용도가 뛰어나 두께 및 원단 가공 방식에 따라 사계절 두루 쓰인다. 천연 섬유라 아이들이 입는 옷, 속옷, 수건 등 피부 민감도에 신경 써야 하는 제품군에 많이 사용된다. 통기성도 훌륭하고 땀을 잘 흡수하는 장점이 있어 여름 소재로 적당하나 건조 속도는 다소 느려 쾌적함이 떨어질 수 있다. 운동복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은 이유다. 수분에 의한 수축과 변형이 걱정된다면 혼방 가공 코튼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울
겨울에 사랑받는 소재 울이다. 구조상 보온성뿐만 아니라 몸을 시원하게 만드는 양면적인 특성을 갖춰 특수 가공 처리 한 여름 울로 양복을 만들기도 한다. 보통은 고급 브랜드 겨울용 잠옷으로 많이 출시된다. 보온성과 통기성이 뛰어나고 냄새가 배지 않게 습기를 배출한다. 모의 길이가 다른 섬유들에 비해 굵기가 굵고 짧은 편이라 촉감에 민감하다면 다소 까끌거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가격대가 다소 높으며 관리는 다소 까다롭다.
실크
누에고치를 통해 얻은 단백질 기반 천연 섬유다. 흡습성과 통기성이 우수하며 체온에 맞춰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 준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몸에 착 감기는 착용감과 실루엣, 무엇보다 합성 섬유에서는 낼 수 없는 특유의 광택감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반면 드라이클리닝을 권장하는 등 관리는 쉽지 않다. 잠옷의 경우 잦은 세탁이 필요하므로 특수 가공 처리를 거쳐 기계 세탁이 가능한 워셔블 실크가 사용되기도 한다.
선물하기 좋은 남자 파자마 추천 7

여름 최적화 소재 시어서커로 만들었다. 살에 들러붙지 않는 착용감이 쾌적하다. 무형광 원단이라 피부 자극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도 제격. 체크무늬 패턴, 칼라와 가슴 주머니, 소매 등에 적용된 파이핑이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허리끈으로 사이즈 조절도 가능하다. 만약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거추장스럽지 않으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7부 팬츠를 선택할 것.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브랜드 슬리피 존스(Sleepy Jones). 예술가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감각적이고 편안한 홈웨어를 만든다. 노랑과 남색 배색이 세련된 무드를 풍기는 이 아이템은 잠옷이지만 휴양지 혹은 브런치 룩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다. 유니섹스 제품으로 여성의 경우 한 치수 작게 주문하자. 소재는 리넨 100%.

BTS ‘Life Goes On’ 뮤비 속 지민이 입은 잠옷 브랜드 조스라운지다. 소재는 인견으로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을 찾고 있다면 구매해도 좋을 듯. 편안한 스탠다드 핏으로 몸에 착 감기고 무엇보다 가볍다. 분홍 파이핑 장식이 포인트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은은하게 자아내며 스트라이프 패턴, 네 개의 단추가 적용되어 있고 앞가슴 포켓도 설계됐다.

북유럽 감성을 잠옷에도 심어보자. 1991년 덴마크에서 탄생한 브랜드 노르딕슬립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을 소개한다. 소재와 디자인 모두 순수하고 깨끗한 북유럽 스타일을 닮아있는 것. 부드러운 유기농 면화로 통기성이 뛰어나며 무엇보다 세탁 시에도 수축 현상을 최소화, 옷감 변형이 적어 오랜 시간 빳빳하게 입을 수 있다. 착용감 완성하는 히든 슬릿 디테일도 마음에 든다. 아울러 짧은 바지 기장을 원한다면 겟.

예술과 건축에서 인사이트를 얻는 코펜하겐 브랜드 테클라(Tekla). 오랜 시간 입어도 질리지 않는 실용인 아이템을 만드는 브랜드의 철학이 표현된 파자마다. 깔끔한 셔츠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에 내구성과 균일한 마감을 위해 보다 촘촘하게 직조됐다. 스톤워싱 가공으로 촉감도 부드럽다. 국제 친환경 섬유 협회 인증을 받은 100% 유기농 면을 사용했고 보풀 발생이 적고, 오래 입어도 색상 선명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높지만 오래 입을 수 있는 평생 잠옷을 원한다면 눈여겨보자.

잠옷은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하게 되기 마련. 잠옷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많지 않아서다. 만약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직접 실물 제품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면 오끼뜨 연남동 매장으로 가자. 물론 온라인숍도 있다. 이 제품은 긴 소매 버전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여름용 모델이다. 클래식슈트 디자인에서 실루엣을 가져왔고, 스판이 함유된 합성 소재로 신축성도 훌륭하다. 매 시즌 미세하게 피팅감을 업그레이드시켜 핏에 변화를 주는 모델이니 착용 만족감도 높겠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자유로움을 닮은 룬야(Lunya)의 잠옷. 오픈 목둘레선과 여유로운 드롭 숄더 디자인은 활동성을 높여준다. 한눈에 봐도 부들부들해 보이는 이 소재는 바로 실크. 관리가 어렵다고 실크를 멀리했다면, 그건 괜한 걱정일지도. 바로 기계 세탁이 가능한 워셔블 실크 소재니까. 원소재의 촉감은 유지하면서도 관리가 쉽다. 바지 주머니가 깊은 것도 합격. 단추까지 실크로 감싼 섬세함도 룬야 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