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밖이 맞닿은 공간, 텔레스코프 하우스

천혜의 정경도 보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웬델 버넷 건축사사무소(Wendell Burnette Architects)의 텔레스코프 하우스(Telescope House)는 눈길을 끈다. 애리조나주 세도나에 자리한 이 주택은, ‘망원경’이라는 작명에서 느껴지듯 바깥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전망을 최대한 내부로 들여오고자 했다.

‘자연의 경치를 빌린다’는 한옥의 차경 개념처럼, 이 집의 커다란 창은 단순히 창을 넘어, 풍경을 걸어두는 액자가 된다. 건물을 둘러싼 수백 년 된 노간주나무, 광활하게 펼쳐진 먼즈 산과 대성당 바위가 선사하는 전경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압도적이다.

외벽은 어두운 톤의 내후성 강판으로 마감되어, 밤이 되면 마치 그림자처럼 자연의 일부로 스며든다. 내부 또한 차분한 색감으로 연출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외부 차양 장치와 맞통풍을 위한 환기창 등 주변 환경을 존중하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기능적 요소 또한 주목할 만하다.

좋은 술과 아름다운 전경의 페어링은 그 얼마나 황홀할까. 좋은 술이 궁금하다면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