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나 생산된 250 GTE는 페라리(Ferrari)의 히트작이었다. 이후 페라리 330 GT가 계보를 이어가게 되는데, 이 두 모델 사이를 잇는 차량이 하나 있었다. 바로 1963년에 선보인 페라리 330 아메리카다. 이 차량은 250 GTE와 330 GT의 가교 역할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1년간 50대만 생산한 뒤 순식간에 단종됐다.
이렇게 50대만이 생산된 비운의 모델 중 한 대가 최근 독일의 Schaltkulisse에 매물로 등록됐다. 섀시넘버 5061GT의 이 330 아메리카는 50대 중 36번째 차량으로, 요즘 시대에는 볼 수 없는 파스텔 톤의 따스한 블루 컬러 외장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이 차량은 주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 2009년에 영국의 한 컬렉터에게 다시 판매되면서 유럽으로 돌아왔다.
이 330 아메리카는 미국과 영국을 거쳐 오면서 수차례에 걸쳐 복원 작업이 이뤄졌다. 여기에 들어간 총비용만 해도 무려 30만 유로라고. 무엇보다도 이 차량의 복원 작업은 과도한 튜닝이 아닌, 순정의 것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진행됐다는 점이 장점이다. 실내 인테리어에서 특히 이 부분이 잘 드러나는데, 고풍스러운 가죽 시트와 재떨이, 스피커 같은 디테일은 모두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컬러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250 GTE에서 330 GT로 넘어가면서 바뀌는 엔진은 이 330 아메리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50 GTE의 3.0리터 콜롬보 엔진이 아닌, 300마력의 출력을 내는 4.0리터 V12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현재 총 주행거리는 45,780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