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거의 100년 전, 부가티(Bugatti)는 1920년대를 지배했던 역사적인 레이스 머신 타입 35를 선보였다. 140마력의 2.3리터 8기통 슈퍼차저가 올라간 차량이었다. 물론 지금의 눈으로 보면 대단할 것 없지만, 당대 이 차량은 디자인부터 온도성능까지 그 어떠한 제조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100년 전 역사를 다시 재현할 차량을 부가티가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부가티 볼라이드(Bolide)라고 불리우는 트랙 전용 하이퍼 스포츠카다. ‘하이퍼’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큼 볼라이드는 정말 어마어마한 스펙을 갖췄다. 8.0리터 16기통 엔진을 달고도 건조중량이 고작 1,240kg에 달할 정도로 초경량화를 이룬 F1 수준의 괴물 서킷 머신이다.
W16 엔진에는 새롭게 개발된 4개의 터보차저가 올라가며, 최대 1,850마력과 1,850Nm의 토크로 어마어마한 출력을 뽑아낸다. 그런데도 매우 가벼운 차체 중량을 뽑아낸 것은 역시 소재의 힘이다. 고강도 카본 파이버와 항공 스테인리스강까지 대부분의 복합 재료들은 항공 우주 분야에서 사용되는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됐다. 섀시뿐 아니라 디테일한 부품들 또한 대단히 가벼워서 캘리퍼는 2.4kg, 전륜 휠의 경우 7.4kg에 불과할 정도다.
디자인은 공기역학 구조를 최대한 고려한 사항이 전부 반영됐다. 르망 프로토타입에서 영감을 얻은 리어 윙과 플랩 같은 파츠는 온몸으로 하이퍼 스포츠카임을 드러낸다. 채 1m가 되지 않는 995mm의 전고는 거의 바닥에 붙어서 간다고 표현할 정도로 낮고 매끈하다. 이로 인해 내부의 2인 좌석은 거의 반 정도 드러눕는 포지션이 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