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크루에 가입했다면 위 기수들의 아이템 추천을 발판 삼아 풀착장을 완성할 수 있겠지만, 나 홀로 런데이를 즐기기로 마음먹은 이들은 뭐부터 사야 할지 쉽사리 감이 안 온다. 이것저것 다 사기엔 월급 통장에 따박 따박 찍히는 동그라미 개수가 비루하고, 러닝화만 사기에는 운동은 장비빨이란 말이 자꾸 귀에 맴돌 뿐.
그래서 준비한 풀착장 가이드다. 이 지표를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비 좀 둘러보자. 스우시와 삼선 로고, 겸상시키지 않고 하나로 간다. 이번엔 나이키 편으로, 선글라스와 스마트 워치만 타 브랜드에서 골랐다. ‘셋뚜셋뚜’의 맛, 느껴 볼 준비 됐나.
장시간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강한 햇살에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고 싶지 않다면 모자는 필수. 모자의 순기능은 이 뿐만 아니다. 땀 구멍 활짝 열려 이마에 송골송골 수준이 아닌 주르륵 흘러내리는 땀방울도 어느 정도 커버한다. 물론 모자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라면 헤드 밴드 착용을 추천하지만 말이다. 또한 고된 여정의 흔적인 헝클어진 머리를 은폐시키고 싶다면 모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햇빛, 땀, 스타일 다 잡아주며 여러 역할을 수행할 나이키 드라이 핏 에어로빌 페더라이트 니트 캡은 시중 제품들보다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나다. 또한 신축성도 훌륭해 착용감 면에서도 칭찬할만하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환경에도 일조한 이 아이템은 러닝 말고, 일상생활에서도 위화감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실용성까지 덤으로 챙겨가시라.
두 눈으로 자외선을 모두 받아내겠다는 무모한 심산 아니고서야 선글라스를 간과할 수 없다. 거치적거린다는 이유로 착용하지 않았다가는 눈의 피로도는 물론 꽃가루나 황사 등에 그대로 노출되어 가뜩이나 힘든 러닝이 더욱 고달파질 수 있으니 얼굴에 맞는 선글라스는 너무나 중요하다. 특히 하드렌즈 착용자라면 눈에 난입한 이물질이 주는 고통,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사람마다 얼굴 윤곽이 다 다르므로 우선 여러 개를 직접 써보고 선택하자. 어떤 사람에게는 편안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광대뼈에 렌즈가 닿기도 하고, 콧대에 정착하지 못하고 줄줄 내려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날렵하게 빠진 렌즈가 장착된 아시안핏 오클리 레이다락 패스는 러너는 물론 운동 좀 하는 이들에게는 두말하면 입 아플 유명템이다. O-매터 경량 프레임을 사용해 가벼운 건 물론이거니와 렌즈 교환식이라 알 교체가 쉬워 프리즘 렌즈에서 편광으로 갈아타 보고 싶다면 어렵지 않게 이 둘을 넘나들 수 있다. 왜곡을 줄여주는 선명한 시야로 러닝 하고 싶다면, 이왕 사는 거 선글라스에는 과감히 투자해도 좋겠다.
재킷 안에 받쳐 입거나 단품으로 착용하면 좋은 아이템으로는 나이키 드라이 핏 마일러 숏슬리브 탑을 골랐다. 일단 너무 가벼워 상의 탈의 상태로 달리는 기분일 거다. 소매 없는 싱글렛은 부담스럽다면 이 아이템이 아주 무난한 선택지가 될 듯.
러닝 시 긴팔과 긴바지는 금물이다. 쌀쌀한 가을 날씨라고 맨살 감췄다가는 점점 목을 조여오는 열기를 감당할 수 없을 거다. 찬 바람 부는 춘마 시즌에도 많은 이들은 싱글렛 상의를 입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하지만 목적지까지는 따뜻하게 체온 보존해 컨디션 유지해야 하니 이런 날씨에는 아노락 스타일 혹은 집업 하나는 걸쳐줘야 한다.
연습 러닝 때는 입고 뛰다가도 더우면 허리에 묶어주면 된다. 온통 검은색투성이인 당신의 아웃핏에 생기를 더해 줄 나이키 윈드러너 후디 트레일 재킷은 우븐 소재로 안 입은 듯 가볍고 뒷면은 트여있어 통기성도 좋다. 아울러 주머니 안에 달린 적용된 지퍼를 사용해 재킷을 말아 잠가주면 작게 수납이 가능한 점도 장점.
바지 길이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깡뚱한 3인치를 구매했다가 헐벗은 느낌에 괜히 머쓱해지는 경험 하고 싶지 않다면. 긴 기장을 제외하고 보통 많이 입는 5인치와 7인치 중, 장거리를 뛰어야 하는 러너에게는 전자를 추천하겠다. 장시간 달리다 보면 허벅지 거의 끝까지 내려오는 길이가 신경 쓰이고 이런 미묘한 차이가 기록의 단축과 무관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리 드러내기 남우세스러워하는 초보 러너들은 플렉스 스트라이드 7인치 쇼츠에 두 다리를 맡겨보자. 5인치도 옆트임이 있는 경우에는 꽤 신경이 쓰일 수 있으니, 오로지 달리기에만 집중하라는 의미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통기성을 세팅했고, 후면 지퍼 주머니를 장착해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패션 양말 신고 달렸다가 온통 두 팔에 물집으로 도배가 되었다면, 양말 코너를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양말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냐는 의심은 금물. 어떤 이들은 발가락이 서로 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좀 없어도 발가락 양말을 착용한다. 사실 각자가 가진 발 컨디션에 따라 필요한 맞는 양말이 다 다르겠지만, 반드시 피해야 할 건 몇 발자국 걸으면 벗겨지는 발목 양말과 쿠션감 전혀 없는 습자지 같은 얇은 재질이다.
나이키 스파크 쿠셔닝 크루는 통기성 니트 재질이라 통풍 걱정 접어도 되고, 뒤꿈치와 발가락 부분 등 주요 충격 부분에 쿠션감을 넣어 발을 잘 잡아준다. 기장도 발목을 올라오는 높이라 안정감도 투척한다. 운동화 속에서 자꾸 두 발이 미끄러지며 헛도는 쓰라린 추억 새기고 싶지 않다면 이 아이템을 지나치지 말 것.
러닝화 추천이야 이미 이곳저곳에서 많이 받았을 터. 브랜드별로 발볼 너비와 쿠셔닝 감각 등이 모두 다르니 백 마디 말보다 여러 번의 착화 경험이 제일 좋은 선생이다. 아직 이런 데이터를 축적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안정성에 방점 찍고 달려보자. 나이키 리액트 인피니티 런 플라이니트는 러너들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물건이니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상률을 52%나 감소시킨 요물이다. 리액트 폼을 24% 더 많이 적용해 쿠셔닝이 뛰어나며 반발력 또한 수준급. 플라이니트 어퍼는 발등까지 포근하게 감싸 발바닥, 발 등이 호사를 누린다. 사실 건장한 몸뚱이와 이 운동화 하나 있으면 언제든 달릴 수 있으니 가장 먼저 구매를 서둘러보자.
달리면서 눈금 읽는 고난도 노동에 힘을 쏟거나, 무거운 스마트폰을 쥐고 달리며 페이스 체크를 해야 하는 고단함, 스마트 워치가 한 방에 해결한다. 아마 러너들의 손목에 스마트 워치 없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 거다. 지금 소개할 제품은 오직 러닝에만 초점을 둔 기본 중의 기본 가민 포러너 235다. 조금 더 욕심낸다면 산소 포화도 측정 기능이 추가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포러너 245 뮤직도 훌륭한 선택. 헬스, 요가 등 다른 운동 시에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물론 추가된 기능 덕, 그에 상응하는 가격 차가 있는 점을 참작해야겠지만. 러닝 앱인 나이키 런 클럽(NRC)과 연동도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챙기자. 추후 런린이에서 벗어난다면 피닉스 5S나 중상급 포러너 935 모델로 기변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