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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 모빌리티로 시장의 흐름이 변하면서 슈퍼카/하이퍼카 분야도 급류에 휩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위한 전기모터와 배터리, 그리고 각종 전자장비까지. 덕분에 차들의 중량 증가는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물론 과거의 경량 스포츠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파워트레인, 전자장비, 공기역학 기술 등을 통해 퍼포먼스는 훨씬 상승했지만.
이처럼 시대는 급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내연기관, 특히 경량 스포츠카의 향수를 잊지 못한다. 그 향수를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맥라렌 F1의 아버지 고든 머레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고든 머레이 오토모티브의 T.50은 스포츠카의 가장 전통적인 요소들-이를테면 다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초경량 같은 구성에 최대한 집중한 모델이다.
콘셉트가 이렇다 보니 고든 머레이 T.50은 최근의 하이퍼카와 비교해 외관도 꽤 다르다.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리어 윙이나 에어덕트 같은 파츠가 없다. 대신 그만큼 훨씬 더 매끄럽고 클래식한 실루엣을 그대로 노출한다. 도어도 익숙한 버터플라이 방식이며, 운전자의 오너 드라이빙에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 중앙 운전석 1개와 2열을 합친 3인승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파워트레인 역시 터보차저가 아닌, 코스워스사의 4.0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을 올렸다. 심지어 변속기도 X트랙의 6단 수동변속기 단일 옵션이다. 이러한 구성을 보면서 짐작했겠지만, 이는 바로 T.50의 스펙에서 가장 돋보이는 ‘초경량’을 위해 투입된 노력의 산물이다. 섀시와 차체는 모두 카본 파이버 소재를 사용했으며, 12기통 엔진의 무게도 겨우 180kg에 불과하다. 공차중량은 986kg으로 채 1톤이 되지 않는 셈. 100대 한정 생산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