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는 독주(毒酒)보다 오히려 맥주에 더 가깝다. 하지만 서구권에서는 사케를 한 모금씩 마시기보다는 샷으로 즐기는 경향이 더 강하다. 이쯤 되면 뭐가 옳고 그른지 그 경계도 희미해진다. 그렇기에 우리는 쌀로 빚은 이 술, 사케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갈 필요가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술을 즐기는 레퍼토리도 늘고, 또 사케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간단 요약:
- 도수: ~20-60 proof
- 온스 당 칼로리: 30-40 (사케의 종류에 따라서 다르다)
- 유명 브랜드: 하쿠츠루(Hakutsuru), 게케이칸(Gekkeikan), 하나(Hana), 쇼치쿠(Sho Chiku)
- 클래식 칵테일: 사케티니, 사케밤
- 유명한 노래: Wanda Jackson의 ‘Fujiyama Mama’
- 작은 상식: 사케를 내놓는 ‘적절한’ 온도에는 11가지가 있다.
사케의 역사
사케는 최소 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 시작은 기록이 없었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정확히 기원은 알기 어렵다. 그래도 일본을 대표하는 술인 만큼 사케는 일본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극, 노래, 철학 원문, 역사 기록 등 다양한 곳에서 사케가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격식을 갖춘 의식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항상 그런 용도로만 쓰인 건 아니다. 사케가 처음 만들어질 무렵에는 그저 마을 사람들이 쌀을 씹은 것을 큰 통에다 뱉고서는 침에 섞인 효소들이 작용하여 맛있는 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서기 700년부터 곰팡이를 이용한 발효방식이 쓰이며 사케 주조에 변화가 생겼고 인기도 많아졌다.
사케가 처음 만들어질 무렵에는 그저 마을 사람들이 쌀을 씹은 것을 큰 통에다 뱉고서는 침에 섞인 효소들이 작용하여 맛있는 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전부였다.
사케는 처음에는 정부의 통제하에 운영되다가, 절과 신사에서도 만들어졌는데 –양식화된 사케의 원천도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1,800년대 후반에 들어서 생산이 급격히 증가했다. 당시 양조장의 숫자만 거의 3만여 곳에 이르렀는데, 엄격한 세법하 때문에 많은 수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틈에서 살아남은 곳들은 오늘날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사케 명가가 되어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제조, 맛, 트렌드
쌀로 만들어지는 사케의 제조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모든 쌀 낱알은 단백질, 기름, 잔해 등을 없애기 위해 자연건조 시키기 전 스팀으로 정미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정미된 쌀에 ‘코지(koji)’라고 하는 발효 효소인 곰팡이를 넣으면, 쌀에 자연적으로 포함되어있는 녹말이 알코올로 변한다. 그다음 두 번째 발효과정은 온전히 쌀을 빚는 사람의 몫이다. 수시로 온도를 살피고 배합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등 쉴틈 없이 일해야 하기 때문. 마지막으로 그 배합이 압축되면서 사케가 나오고, 이는 포장을 거쳐 시장으로 나가게 된다.
사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 준마이(Junmai): 아무런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쌀로만 된 사케. 풀바디에 리치하고 복합적인 풍미에 살짝 신 끝맛이 있다. 데워서 마시는 것이 좋다.
- 혼죠조(Honjozo): 정미율 70% 이하인 쌀과 함께 증류된 양조 알코올이 가미되어있다. 가벼워서 마시기도 쉬우며, 따뜻하거나 차갑게 마셔도 좋다.
- 긴조(Ginzo): 정미율 60% 이하인 쌀이 특별한 효모로 발효된 것으로 가볍고 과일향이 나면서도 여전히 복합적이다. 향긋한 아로마를 가지고 있는데 차갑게 마시는 게 어울린다.
- 다이긴조(Daiginzo): 정미율 50% 이하의 쌀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고급 사케. 가볍고 사랑스럽고 친근한 맛으로 살짝 차갑게 마시면 그 향과 아로마를 제일 잘 즐길 수 있다.
후쯔슈(futsushu) 사케라는 것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테이블 사케’라고도 불리는 이 술은 다소 거친 버전의 ‘시보리타테(shiboritate)’라는 완전히 숙성되지 않은 사케인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다른 버전의 사케도 많지만, 그것까지 모두 설명하려면 스크롤이 대책 없이 길어질 테니 기회가 된다면 다음을 기약한다.
전통적인 사케 서비스는 굉장히 진중한 편이다. 물론 고리타분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일종의 정해진 의식을 따르는 행위와 선택받은 사케의 훌륭함에 대한 존중, 그리고 이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 그저 부어라 마셔라 즐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사케는 차갑게도, 실온에도, 따뜻하게도 즐길 수 있지만, 보통 프리미엄 사케는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데우지 않는다. 스시집에서의 사케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세라믹 그릇과 아주 작은 잔들은 도쿠리(tokkuri)와 쵸코(choko)라고 한다. 전통을 존중한다면 친구의 잔에 직접 술을 부어주고, 당신도 친구에게 한 잔 받도록 하자.
세 가지 사케 레시피
서두에서 이미 확인했겠지만, 사케는 보통 그 자체로 마시기 때문에 칵테일 종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칵테일 기술자들은 사케의 달콤함, 짭짜름함, 심지어 허브향과 매콤하기까지 한 맛을 이용해서 완전히 새로운 음료를 만들거나, 기존 칵테일 스타일을 믹스한 형태로도 만들고 있다.
그레이구스 르 시트론 아시안 메리 (Grey Goose Le Citron Asian Mary)
전형적인 블러디 메리에 얕은 시트러스향과 흙향, 스파이스를 가미한 음료. 듣기만 해도 맛있을 것 같다.
- 그레이구스 르 시트론 플레이버드 보드가 (Grey goose Le Citron Flavored Vodka) 1 ½ 온스
- 사케 1온스
- 아시안 메리 믹스 (위에 링크 참조) 3온스
- 시소 또는 고수 잎 (선택)
- 레몬 (선택)
모든 재료를 얼음과 함께 칵테일 셰이커에 넣고 충분히 흔들어준 다음, 얼음이 담긴 텀블러에 따라내면 된다. 원하면 시소나 고수, 레몬으로 가니시를 한다.
스파클링 엘더플라워 사케 칵테일 (Sparkling Elderflower Sake Cocktail)
밝고 청량감 넘치는 시트러스의 달콤한 맛의 이 스파클링 칵테일은 사케의 꽃향과 과일향을 부각시킨다. 특별한 재료들이 주는 톡 쏘는 맛과 향은 덤.
- 사케 2.5온스
- 석류 주스 1온스
- 신선한 레몬 주스 ½온스
- 시트러스 비터즈 2대쉬
- 브륏 샴페인
- 레몬 트위스트
칵테일 셰이커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샴페인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는다. 잘 흔들어주고 플루트 샴페인 잔에 따라낸 뒤, 마지막으로 가장 위에 샴페인을 붓는다. 가니시는 레몬 트위스를 얹어 마무리한다.
사케 모히또 (Sake Mojito)
당신이 쉽게 알 만한 라임과 민트 맛, 그리고 친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 몇 가지 재미있는 다른 맛까지. 상쾌하고 강한 풍미 덕분에 수영장에서의 하루를 장식하기에 완벽한 칵테일이다.
- 민트잎 6장
- 설탕 1티스푼
- 여러 조각으로 나눈 절반의 라임
- 사케 5온스
- 클럽 소다 1온스
민트 잎, 설탕, 라임을 칵테일 셰이커에 넣고 충분히 으깨질 때까지 머들링을 한다. 사케를 넣은 다음 흔들어준 후 얼음잔에 붓는다. 마무리는 클럽 소다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