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의 964 모델을 잇는 993은 공랭식 엔진이 탑재된 마지막 911이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출시된 993 모델들은 이러한 연유로 지금도 상당한 소장 가치와 함께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어있다. 1995년에는 이 993의 터보 버전도 출시됐는데, 최근 RM 소더비에 포르쉐 911의 993 터보 프로토타입 모델이 경매로 올라왔다.
얼핏 보면 그저 흔한 4세대 포르쉐 911 터보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차량에는 엄청난 가치가 숨어있다. 993 터보가 1995년에 나왔는데 이 차량의 연식은 1994년. 즉, 이 이야기는 993 터보의 정식 출시 이전에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된 차량이 테스트 후에도 폐기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소리다.
세 번째 R-Program Type 993이라는 사실은 이 차량의 섀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르쉐 레이싱&기술팀에서 테스트가 진행됐던 차량으로, 그 과정에서 와이드 버전의 펜더, 후방 데크의 에어 스포일러가 장착돼 특별함을 더한다.
물론 테스트 차량이라고 해서 막 굴렸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차량 상태는 굉장히 양호한 편. 내부는 전체적으로 레드 컬러의 디자인 콘셉트를 갖고 있으며, Blaupunkt Symphony 오디오 시스템과 알로이 휠이 장착되어있다.
경매 이전에 매겨진 이 차량의 예상 견적은 최소 30~40만 유로. 그도 그럴 것이, 거의 전량이 폐기된 993 터보 프로토타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이 바로 이 차량으로 추정된다고. 전 세계 딱 한 대밖에 없는 포르쉐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