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무성했던 캐논(Canon)의 새 모델 EOS RP 미러리스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10월 자사의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EOS R을 발표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아무래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풀프레임 미러리스 시장 합류 시점이 늦어 긴박감을 느낀 탓이었을까. EOS R도 평가가 후하진 않았기에 캐논은 EOS RP에 굉장히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치고 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440g의 가벼운 중량은 캐논의 핵심 프로모션 포인트다. ‘500ml짜리 생수병보다 가볍다’는 홍보 문구는 제조사부터 미디어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배터리를 포함해도 485g으로 캐논 EOS 라인 중 가장 작은 풀프레임 카메라 타이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작은 기체도 RF 마운트를 쓰는 EOS R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먼지제거 기능이 탑재된 2,620만 화소의 35mm 풀프레임 CMOS 센서 함께 180도 회전 가능한 3인치 풀 터치 스위블 LCD가 탑재됐다. 기존에 사용되던 듀얼 픽셀 COMS AF와 DIGIC 8 영상엔진도 그대로 들어간다.
EOS RP를 활용한 캐논의 공세는 가격에서 방점을 찍는다. 비록 EOS R을 다운그레이드시킨 보급형 모델이라고 해도 EOS RP는 명색이 풀프레임 미러리스다. 그런데 한화 1백64만9천 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가격을 들고나왔다.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해 소니(Sony)가 꽉 잡고 있는 시장의 파이를 뺏어오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다만 걸림돌도 있다. 풀HD 영상 촬영에서 24fp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니 심히 의아하다. 30fps/60fps만 지원해 영상 촬영에 있어서는 반쪽짜리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게다가 4K 촬영 시에는 듀얼픽셀 AF도 지원하지 않는다. 사진에만 포커스를 맞춘 모델이라 생각하고 구입하면 속 편하겠지만.